세계 3위 산유국… 수출 차질시 대체 공급처도 마땅치 않아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1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3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3.6%(3.22달러) 오르면서 8년 만에 최고가인 93.1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는 2014년 이후 단 한 번도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적이 없다.
같은 날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4월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4.0%(3.63달러) 오른 95.045달러를 기록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이미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세계 3위 산유국인 러시아의 원유 수출 차질 우려가 유가를 뒤흔들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전 세계 원유 교역량의 12% 정도인 현재 하루 500만배럴(bpd)의 원유를 수출하고 있다. 석유제품 수출량도 250만bpd로 전 세계 거래량의 1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미국의 제재 등으로 인해 러시아의 원유 수출 감소로 이어져 가뜩이나 취약한 상태인 원유 수급 균형에 심각한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의 원유 수출 감소분을 대체할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는 예정된 증산에 나서고 있지만, 실제 원유생산량은 목표치에서 100만bpd 정도 부족한 상태다.
여기에 추가 생산 여력을 가지고 있는 나라도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정도여서 OPEC+가 코로나19 이전 생산량을 회복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미국 셰일 업계도 일부 증산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실제 증산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천연가스의 경우 러시아의 수출량은 하루 약 6억5천100만㎥로 세계 천연가스 교역량의 약 25%에 이른다.
따라서 우크라이나 사태가 악화할 경우 러시아의 천연가스 수출이 에너지 분야에서 가장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특히 러시아 천연가스의 85%는 파이프라인 등을 통해 유럽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따라서 러시아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유럽이 천연가스 부족으로 발전 연료를 원유로 대체하면 원유수급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
WSJ은 다만 우려와는 달리 대규모 원유 공급 차질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고 소개했다.
원유와 천연가스가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할 때 우크라이나 침공 시 러시아가 감수해야 할 경제적 손실이 너무 큰 상태라는 것이다.
투자은행(IB) 레이먼드 제임스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 예산의 절반 정도는 석유·천연가스와 연관돼 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시 취할 보복 조치로 에너지 업계에 대한 제재는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WSJ은 전했다.
WSJ은 그러나 러시아 금융기관에 대한 제재만으로도 원유시장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2차 제재까지 필요한 상황이 되면 러시아 에너지 업계가 직접 제재대상이 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고 관측했다.
'러시아 침공 대비' 특수 전술훈련 하는 우크라 국가방위군 |
k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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