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 '정치적 메시지' 내놓을까
이준석 "고도의 정치 메시지를 낼 것"
'적폐수사' 언급 윤석열에 문 대통령 이례적 분노
박근혜 전 대통령. 대선이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그가 어떤 정치적 메시지를 내놓을지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윤석열 후보에게 도움이 되는 메시지를 내놓지 않을까요?"
20대 대통령 선거가 채 한 달이 남지 않은 시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적 메시지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향해 이례적으로 '강력한 분노'를 언급한 상황에서, 박 전 대통령이 윤 후보가 언급한 '적폐 수사'에 대해 언급할 경우 첨예한 진영 대립의 구도가 형성되는 것 아니냐는 지지자들의 견해도 있다. 사실상 박 전 대통령 '입'에 선거 판세가 출렁일 수 있는 상황이다.
정치권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어떤 형식으로든 메시지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선후보는 8일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해 "(박 전 대통령이 퇴원 후에) 국민들한테 메시지를 내시겠다고 하셨으니까 내실 것"이라고 했다. 퇴원 시기에 대해선 "2월 15일보다 더 늦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박 전 대통령이 최근 문 대통령 발언에 대척점이 될 수 있는 메시지를 내놓거나 반박하는 내용의 발언을 한다면 보수층 결집이 공고해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윤 후보를 향해 "강력한 분노를 표하며 사과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전날(9일) 윤 후보가 집권 시 '현 정권 적폐수사'를 예고한 발언이 공개되자 청와대가 "매우 부적절하고 불쾌하다"는 입장을 밝힌 데 이어 문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직접 윤 후보를 향해 분노를 드러낸 것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도 지난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윤 후보를 직격했다. 이 후보는 '윤석열 후보님은 정치보복으로 내일을 바꿀 셈입니까?'라는 제목의 글에서 "윤석열 후보께서 지금도 정치보복에 대한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며 "오히려 정치보복 의사를 더 다지고 있는 것 같아 참으로 개탄스럽다"고 비난했다.
이어 "윤 후보님께서는 '내일을 바꾸는 대통령'이 되시겠다고 했다"며 "정치보복으로 내일을 바꿀 수 없다. 그냥 얼버무리며 넘어가지 마시고 정치보복 발언 반성하고 사과하십시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그리고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저는 정치보복 하지 않겠다. 아니 그런 것 할 여유 없다"고도 강조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2일 오후 전남 여수엑스포역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여권의 윤 후보 '적폐 수사' 발언 공세 상황에서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로 강성 보수층이 결집하면 윤 후보로서는 큰 짐을 덜고 지지율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일종의 윤 후보에게 힘이 될 수 있는 메시지를 내놓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역시 지난달 2일 MBN과 인터뷰에서 "(박 전 대통령이) 어떠한 큰 득이나 실이 날 메시지를 내지 않으실 것으로 본다"면서도 "정치적으로 굉장히 단수가 높은 분이라서 고도의 정치 메시지를 낼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국민의힘 지지자들 역시 기대하고 있다. 40대 회사원 김모씨는 "박 전 대통령의 별명은 '선거의 여왕'인데, 윤석열 후보에게 큰 도움이 되는 메시지를 내놓을 것이라고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 말 한마디로 보수층은 더욱 결집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50대 직장인 박모씨는 "보수 쪽 전직 대통령 입장에서 당연히 윤 후보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말을 하지 않겠나"라며 "그 말이 나온 뒤 윤 후보 지지율은 더 올라갈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다만 변수는 여전히 남아있다. 문 대통령이 국민 통합과 건강 등을 고려해 박 전 대통령 사면을 결정해, 대선 정국에 진영 갈등을 초래할 수 있는 정치적 발언을 하지 않거나 통상적인 메시지만 내놓을 수 있다. 대선 정국이지만 현실 정치를 아예 하지 않고 자신의 지지자들을 향한 격려 메시지만 내놓을 수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퇴원 후 머무를 것으로 알려진 대구 달성군 한 전원주택에 13일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한편 박 전 대통령은 퇴원 후 정치적 고향인 대구로 낙향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 측에 따르면, 그는 퇴원 후 자신의 국회의원 지역구였던 대구 달성군에 거주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해 대구 지역 영남일보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의 측근 유영하 변호사의 부인은 한 달 전쯤 대구 달성군 소재한 단독주택을 약 25억원에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의 사저 마련 소식이 알려지자 지지자들은 사저로 사용될 주택 대문 앞에서 방문을 기념하기 위해 '인증사진'을 찍거나 환영한다는 취지의 현수막을 내걸기도 했다.
1998년 3월 재·보궐선거 당시 대구 달성에서 출마해 당선된 박 전 대통령은 이곳에서 내리 4선을 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