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미·유럽 정보당국 '전쟁 임박설' 근거 보도
"러 출격만 대비…전차·장거리미사일·해킹 등 시나리오"
합동훈련 중인 러시아·벨라루스 전차 |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다면 한참 뒤에 그 시발점을 깨달을 정도로 부지불식간에 강행될 것이라는 서방 군사·정보 당국의 우려가 전해졌다.
미국 CNN방송은 10일(현지시간) 미국, 유럽 정보당국이 우크라이나 근처 러시아군의 동태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을 보도했다.
일단 서방 정보관리들은 러시아가 언제라도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태세를 이미 갖췄다고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국경 근처에 10만명이 넘는 병력과 함께 지상 공격의 주축으로 사용되는 전차 같은 무기를 배치했다.
서방 군사·정보 관리들은 침공 위협이 실제 침공으로 변환하는 때를 예상하기 위해 러시아군의 전술적 움직임을 감시하고 있다.
그러나 전·현직 관리들은 침공이 진행되더라도 사전에 뚜렷한 조짐을 아예 포착하지 못할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한 서방 정보관리는 "군부대가 이미 실전 배치된 상황에서 경보 없이 즉각적으로 강행될 수 있는 선택지들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동부 타격이나 기습, 남부 돌파, 북부 기습 등이라면 러시아군은 이미 적절한 역량, 규모, 위치선정을 마쳤다"고 설명했다.
제임스 클래퍼 전 미국국가정보국(DNI) 국장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같은 대도시에 발포하면 그때서야 이게 진짜 침공이었구나 인지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CNN방송은 이 같은 인식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장한 침공 임박설의 주요 근거였다고 설명했다.
백악관은 긴장 고조와 경제 악영향을 우려한 우크라이나의 반발 때문에 '임박'(imminent)이라는 말을 더는 쓰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백악관 관리는 침공이 언제라도 일어날 수 있다는 분석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서방 당국은 뚜렷하지는 않을 수 있지만 침공 시작 때 나타날 수 있는 러시아군의 변화를 포착하는 데 주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미국 관리는 일단 러시아군이 국경 근처 훈련장을 떠나 우크라이나 표적을 타격할 사정거리로 진입하는지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관리는 러시아 전차의 움직임도 침공의 다른 신호로 간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차는 며칠 동안 그대로 세워두면 추운 날씨 때문에 기름이 얼 수 있다. 그 때문에 전차를 작동했다 멈췄다 하는 행위는 신속한 투입을 준비하는 예비동작으로 비칠 수 있다.
다만 이 관리는 위성사진을 분석하면 러시아군 전차는 지금까지는 그 자리에 계속 머무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서방 당국은 러시아가 침공한다면 전차 진격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뿐만 아니라 사이버 공격도 병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하기 위해 기간시설을 망가뜨려고 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실제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2014년 크림반도 병합 뒤 러시아 해커들로 의심되는 세력에게서 전력망 등 인프라를 겨냥한 사이버 공격을 수차례 받았다.
서방 관리들은 러시아가 이미 사이버 공격, 허위정보 유포 같은 비재래식 전술을 준비하고 있다고 본다.
미국 국무부는 러시아가 허위 동영상으로 우크라이나 침공의 구실을 조작하려고 한다고 지난주 주장하기도 했다.
참호 안에서 친러 반군 동향 살피는 우크라 군인 |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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