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침차게 선보인 'VR서비스
콘텐츠 부족으로 천덕꾸러기
기기 먹통 속출 소비자 분통
5G가입자 사은품으로 전락
VR, 여전히 5G 킬러콘텐츠
대중화까지는 시기상조
통신사, 메타버스 시장으로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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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 LG유플러스가 5세대 이동통신(5G) 서비스의 첨병으로 내세운 실감형 미디어 ‘가상현실(VR)’. 시작은 창대했지만 3년이 지난 현재, ‘VR 서비스’는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야심차게 선보였던 VR기기는 5G 가입자들에게 ‘사은품’으로 전락했고, 최근에는 안드로이드폰 업데이트 이후 사용 자체가 불가능해져 애물단지가 되고 말았다.
VR기기 먹통
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가 선보인 VR 기기 ‘피코 리얼 플러스’ 제품이 안드로이드 12 업데이트 이후 먹통이 되는 현상이 발생했지만 한달 가까이 앱 업데이트 등의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신 VR 콘텐츠의 경우 해당 기기에서는 아예 사용할 수 없어 사용자 불만도 커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한때 5G 킬러 콘텐츠라더니 이제는 버린것 아니냐"라는 불만 섞인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LG유플러스는 5G 서비스 초기에 VR 콘텐츠를 의욕적으로 선보였지만 콘텐츠 부족 현상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자 9만5000원을 넘는 5G 고가 요금제 사용자들에게 무료로 VR 기기를 제공하는 등 사은품으로 선보이고 있다.
VR기기로 보는 콘텐츠의 질이 오히려 떨어졌다는 지적도 있다. LG유플러스는 XR 콘텐츠 플랫폼 ‘유플러스 다이브’를 지난해 11월 업그레이드했다. 증강현실(AR)과 VR 콘텐츠를 모아 약 3000여편을 제공한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차갑다. VR기기의 활용도가 더 낮아졌다는 평가다. 회사는 기존 유플러스브이알(U+VR)과 유플러스에이알(U+AR)로 각각 제공되던 실감형 콘텐츠를 한데 모으고, 공간적 요소를 강화했다고 강조했지만, 이전보다 영상의 입체감도 적고 대형 스크린을 확대해서 보는 느낌이라는 지적이다.
KT와 SK텔레콤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KT의 ‘슈퍼 VR’은 초반 반짝 인기를 얻었지만, 현재 지지부진한 판매 속도를 보이고 있다. SK텔레콤의 경우 페이스북의 오큘러스를 판매하며 일부 마니아층에게 인기를 얻고 있지만 대중화와는 거리가 멀다.
VR 대세라더니, 이제는 메타버스
통신 업계가 VR 사업에 미온적인 것은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가상세계에 대한 미래 수요가 급증하며 관련 투자를 모두 메타버스로 돌려 놓았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2025년 전세계 메타버스 시장 규모가 2800억달러(약 326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7월 출시한 이프랜드(IFland)를 중심으로 ‘플랫폼’ 중심의 메타버스를 구축했다. 이프랜드는 모임과 소통에 중점을 뒀다. SK텔레콤은 사용자가 제어하지 않아도 가상 세계에서 능동적으로 학습하고 소통하는 아바타 ‘AI 에이전트’를 개발하고, 가상자산 기반의 독자적인 경제 시스템도 구축할 계획이다. 아직 메타버스 관련 전략을 발표하지 않은 KT는 상반기부터 ‘옴니버스 메타밸리(가칭)’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 역시 VR 관련 투자를 줄이고 메타버스 투자를 늘리고 있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VR이 5G 킬러 콘텐츠라는 점은 의심할 바 없지만 현재 기술로는 소비자들이 만족할만한 콘텐츠를 선보이기는 어렵다"며 "당장 현실화 할 수 있는 메타버스 시장에 투자를 늘리고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 애플이 현실과 가상세계 간 상호작용이 가능하게 한 고성능 혼합현실(MR) 헤드셋을 출시할 예정인데, 기술력 혁신을 이뤄낸다면 분위기는 전환될 것"이라고 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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