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발표 전 잇단 정보 유출 속 유명 브랜드와 '콜라보'
방탄소년단 6번째 '행사 출연'…에코폰·ESG 전략 홍보
삼성전자 언팩행사 영상에서 맥킨토시 경이 물세례를 맞는 모습(삼성전자 언팩행사 영상 갈무리) ©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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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나에게 비를 뿌려달라"
#때는 1800년대.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 드라마 '브리저튼'에서 샬롯 왕비를 연기한 배우 '골다 로쉐벨'이 무도회를 열었다. 파티에는 깐깐한 왕비의 관심을 끌고자 많은 발명가들이 모였다. 가장 먼저 왕비 앞에 선 사람은 '매킨토시 경'이라는 중년 남성이다.
그는 자신이 입은 '방수 비옷'을 뽐내고자 "비를 뿌려달라"고 외쳤지만 금세 물벼락을 받고 자리를 떠난다.
뒤이어 나타난 사람은 트라이스타'(Tristar)경이란 이름으로 삼성전자 새 스마트폰인 '갤럭시 S22' 사진이 담긴 액자를 들고 나왔다. 왕비는 "이 멋진 제품을 언제 궁으로 가져올 수 있냐"가 묻자 그는 "글쎄? 210년 후"라고 답했다. 이 영상은 210년쯤 뒤인 2022년 삼성전자 '갤럭시 언팩' 행사장을 비추며 막을 내린다.
삼성전자는 10일(한국시간) 0시 열린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브리저튼'를 포함한 유명영화, 그리고 아티스트와 협업해 전세계적인 눈길을 끌고 있다.
행사 직전까지 해외 IT팁스터(정보유출가)가 쏟아낸 실물 추정 이미지와 사양이 공개된 가운데 제품 스펙보다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스토리 텔링' 전략에 힘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날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온라인으로 언팩 행사에서 컬래버이션 작업을 한 것은 크게 세 가지로 꼽힌다. Δ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브리저튼' 배우 Δ워너브라더스가 만든 신작 영화 '더 배트맨' Δ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들이다.
전세계적인 콘텐츠, 유명인사와 손을 잡고 새 스마트폰 '갤럭시 S22' 시리즈와 태블릿 PC '갤럭시탭 S8' 시리즈의 주목도를 높이려는 전략이다.
◇넷플 '브리저튼'과 콜라보…아이폰 '방수과장 의혹' 다시 제기
먼저 삼성전자는 넷플릭스 '브리저튼' 드라마의 인기를 활용해 경쟁사인 아이폰보다 고성능인 갤럭시 제품을 강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콜라보 영상에 등장한 가짜 발명가 '매킨토시 경'은 애플이 지난 1984년 1월 개인용 컴퓨터(PC)인 맥의 첫번째 제품인 '매킨토시'와 이름이 똑같다.
마지막에 등장한 남성 '트라이스타'의 우리말은 '3개의별'로 삼성전자를 연상시킨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아이폰의 방수기능 과장의혹을 다시 한번 꼬집은 것으로 보고있다.
앞서 애플은 지난해 5월 미국 소비자들로부터 아이폰에 들어간 방수기능을 부풀렸다며 손해배상 집단소송에 휩싸였다. 애플은 Δ아이폰7 Δ아이폰 11프로·프로맥스 Δ아이폰12 제품에 물이 들어가도 사용에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이 아이폰이 바닷물처럼 염분이 들어간 물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반기를 들었다. 미국 뉴욕 남부지방법원은 '증거 불충분'을 이용으로 소송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애플의 손을 들어줬음에도 애플은 성능을 과장했다는 의혹이 뒤따랐다.
◇'3월 개봉' 영화 '더 배트맨' 주인공 '배트맨' 출연…"1위 도약 기대"
삼성전자는 이번 행사에서 태블릿 PC인 '갤럭시탭 S8' 시리즈를 소개할 때 영화 캐릭터 '배트맨'을 출연시키기도 했다. '배트맨'은 다음달 워너브라더스가 제작한 신작 영화 '더 배트맨'에 나오는 주인공이자 영웅이다. 영상에 따르면 최상위급 모델인 '울트라'의 화면 크기가 14.6인치임을 암시하듯, 배트맨은 적을 무찌르고 널찍한 모니터에서 현실로 출연한다.
이를 두고 여러 누리꾼들은 트위터를 비롯한 여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갤럭시탭이 아이패드와의 격차를 뛰넘고 태블릿 PC 1위 자리에 오르겠다는 의도가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두 브랜드간의 격차는 점점 수치로도 드러난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와 3분기에서 애플과 삼성전자의 태블릿 PC 시장 내 격차는 17%p에서 21%p로 늘어났다. 2분기 점유율은 애플이 35%, 삼성전자가 18%였다. 3분기 점유율은 애플이 38%, 삼성전자가 17%에 달했다.
◇BTS와 6번째 콜라보 '눈길'…에코폰·슈가 버전 브랜드 송 '홍보'
삼성전자는 자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략과 갤럭시 브랜드 음악인 '오버 더 호라이즌'의 새로운 버전을 알리고자 BTS와 협업하는 모습도 보였다.
BTS 일곱 멤버들은 이날 언팩행사의 마지막 장면에 20분가량 등장해 다함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함께 노력하자"는 문구를 들며 삼성전자의 '지구를 위한 갤럭시' (Galay for the Planet) 전략을 홍보했다.
'지구를 위한 갤럭시'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발표한 친환경 비전을 담은 것으로 올해 언팩행사에서는 폐어망을 재활용한 소재로 재탄생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새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Δ갤럭시 S22 Δ갤럭시 S22 플러스(+) Δ갤럭시 S22 울트라를 포함한 모델 3종에는 폐어망을 재활용한 소재가 일부 부품으로 들어갔다. 스마트폰에서 지지대 역할을 하는 '키 브래킷'과 울트라 모델의 S펜 수납공간(슬롯)에 장착된 것이다.
영상에서는 BTS 멤버들이 플래카드를 들고 등장할 때 브랜드 음악인 '오버 더 호라이즌'이 BTS 버전으로 출시됐음을 알렸다. 이 노래는 프로듀서로도 활동하는 멤버인 슈가가 직접 편곡했다. 원곡은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음악 중 하나인 것으로 알려졌다.
BTS가 삼성 언팩행사에 출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BTS는 지난 2020년 2월 무선 이어폰 갤럭시 버즈 플러스(+) 언팩행사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멤버 뷔가 무선 이어폰을 착용하는 모습이 크게 화제가 됐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번 행사에서 갤럭시 S22 시리즈 3종과 갤럭시탭 S8 시리즈 3종을 보였다. 각 시리즈는 Δ일반 Δ플러스(+) Δ울트라 모델은 포함한 세 가지로 구성됐다.
모든 제품은 오는 25일에 국내 출시되지만 사전예약 일정은 각각 다르다. '갤럭시 S22' 시리즈는 14일부터 21일까지 사전예약을 받는다. '갤럭시탭 S8' 시리즈는 10일부터 15일까지 엿새간 일정을 진행한다.
woobi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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