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시학회장 채원호 교수
“인구 감소 지역 무분별 재정 투입 못 해”
효율적 지방분권 위해 주민자치회 꼽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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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소멸 문제에 묘안은 없습니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게 급선무입니다.”
9일 한국도시학회장인 채원호(사진) 가톨릭대 행정학과 교수는 지방소멸의 해결책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지방소멸도 일정 부분 받아들여야 하는 시대적 흐름이고 근본적으로 저출산 등 인구감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채 교수는 “균형발전과 자치분권은 재정이 수반돼야 하는 문제”라며 “중앙정부는 재정지출의 효율성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데 인구가 감소한 지역에 재정을 무분별하게 투입할 순 없다. 결국 돈을 적게 쓰면서 지방소멸을 막아보려 하지만 이는 차선책일 뿐”이라고 말했다. 결국 저출산과 고령화 등 인구문제가 지방소멸을 포함한 각종 문제를 야기하기 때문에 인구감소를 막는 게 시급하다는 것이 채 교수의 이야기다.
채 교수는 현재보다 효율적이고 완성도 있는 지방분권을 위해 주민자치회를 들었다. 그는 “정부가 기능을 줄이고 재정압박이 시작되면서 결국 주민들의 자치성을 띤 주민자치회가 고유의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고령화가 심해지고 일본처럼 저성장으로 가는 상황에서는 정부의 행정력과 재정력을 소모하지 않더라고 동네에서 주민들이 자치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하는 주민자치회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채 교수는 자치분권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재정분권과 관련해서는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과) 중앙부처 공무원들의 생각이 다르고 저항이 있기 때문에 혁신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문화체육관광부가 진행했던 지방의 문화예술회관 건립 지원사업을 예로 들었다. 채 교수는 “과거 지방에 문화예술회관을 건립하면 건축비의 50%를 지원해 줬지만 적은 인구에 넓은 면적으로 지방에서는 제대로 된 문화예술 콘텐츠를 선보이기 힘들었다”며 “지방의 문화산업 융성이라는 명목에는 부합했지만 실제 성과를 내기 어려웠다”고 진단했다. 즉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정보 비대칭성으로 인해 재정지출을 효율적으로 하기 힘들었다는 것이다. 그는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재원을 운용해야 재정지출의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 교수는 문재인정부의 자치분권 성과와 관련해 지방자치법 전면개정이라는 성과를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그는 “참여정부 때는 혁신모델을 통해 각종 어젠다를 이뤄냈지만 논의가 출발 단계였기 때문에 뚜렷한 성과를 내긴 어려웠다”며 “하지만 오랜 시간 시민사회단체와 학자, 지자체의 다양한 목소리가 축적돼 이번 정부에서는 지방자치법 전면개정이라는 성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지난달 13일 시행된 개정 지방자치법은 지방의회의 인사권 독립과 규칙의 제정·개정·폐지와 관련된 주민의 의견제출권이 신설되는 등 주민자치 참여권을 강화됐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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