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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연구 미국학자 "K-콘텐츠, 고유성 지켜야 지속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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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콘텐츠 콘퍼런스'서 조언…"성공 콘텐츠 복제 경계해야"

워너브라더스 부사장 "한국 드라마, 한 장르에 집중하는 게 장점"

연합뉴스

사회학자인 샘 리처드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교수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김우진 인턴기자 = K-콘텐츠가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한국 고유의 특성을 지키면서 변화를 꾀해야 한다고 미국 학자가 조언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9일 주최한 '2022 글로벌 콘텐츠 콘퍼런스'에 기조연설자로 나선 샘 리처드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교수(사회학)는 "한국 창작자들은 과거의 것과 새로운 것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찾아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K팝과 한국 드라마는 10년 후 굉장히 다르게 변할 것"이라며 "하지만 한국이 가진 고유성은 꼭 지켜야 한다. 세계에 보여주고자 하는 한국적인 것이 무엇인지, 아직 세계가 보지 못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수년간 한류 비결을 분석해온 리처드 교수는 한국 콘텐츠 소비 성향과 관련해 "사람들은 스스로 한국 문화를 발견하는 것 같다. 한국 문화를 찾아 각자 방식으로 경험한다"고 진단했다.

또 한국 콘텐츠가 독특한 이유로 폭력성과 선정적인 내용을 간접적으로 표현하는 점, 서구에서 젠더 개념이 재평가되는 변화 속에 아이돌을 필두로 한국의 남성성이 그 경계를 허문 점, 한국 영화와 드라마에 공감할 스토리텔링과 이슈가 있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전 세계가 겪는 불평등 심화 문제를 다룬 '오징어게임'을 예로 들며 "사람들이 물리적 부를 추구하며 얼마나 다른 이들에게 등을 돌릴 수 있는지 고발한다"고 짚었다.

리처드 교수는 한국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이전의 성공 콘텐츠를 복제하는 경향이 있다며 쓴소리도 했다. 비슷한 포맷으로 우후죽순 쏟아진 '먹방'(먹는 방송) 콘텐츠를 대표 사례로 들었다.

그는 "대다수 한국 엔터테인먼트는 혁신적이지 않고 주변을 따라 한다"며 "전체적으로 세계 다른 지역의 콘텐츠와 매우 다르지만 진정한 혁신이라고 할 엔터테인먼트 상품은 한류 내에서도 소수뿐"이라고 꼬집었다.

연합뉴스

애덤 스타인먼 워너브라더스 부사장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발표자로 참여한 애덤 스타인먼 워너브라더스 부사장은 지난해는 미국 시장에서 K-콘텐츠의 진출이 큰 성공을 거둔 한해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BTS 콘서트에 몰린 인파, '오징어게임' 누적 시청 시간 등을 통해 한국 문화가 엄청난 파급력으로 정점에 오르는 것을 봤다"며 "모두가 한국 콘텐츠를 원하는 세상이 됐다"고 말했다.

한국 드라마의 성공 요인으로는 '오징어게임', '사랑의 불시착', '마이네임' 등에서 볼 수 있듯이 한 작품이 하나의 장르에 집중한다는 점을 들었다.

스타인먼 부사장은 "여러 장르가 섞이지 않고 하나에 집중하는 스타일이 서구권과 비슷해졌다. 한국 드라마가 서구권 시청자들에게 익숙한 방송 제작 스타일에 가까워질수록 해외 시청자들은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고 했다.

K-드라마의 최근 트렌드에 대해서는 "초능력이나 호러 얘기가 전 세계적으로 통했다. 젠더 문제와 관련해서도 한국 TV를 보면 여성을 많이 다룬다"고 분석했다.

탈영병 추적을 소재로 한 'D.P.'와 관련해서도 "집단 안에서 괴롭힘이라는 명료한 스토리라인에 미국 시청자들이 반응했다"며 "병역 의무가 있는 이스라엘 등의 국가나 군이 중요한 미국에서는 특히 공감 가는 이슈였다"고 언급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기획력이 돋보였던 K-예능으로 '스트릿 우먼 파이터'(이하 스우파), '윤식당', '솔로지옥' 등을 꼽았다.

그는 "'스우파'는 엔터테인먼트를 기대하는 관객들을 만족시켰다. 답답함을 느끼는 시청자에게 재미를 준 '윤식당', 미국 쇼의 영향을 받은 듯하지만 아주 잘 만든 '솔로지옥'도 빼놓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좋은 아이디어를 찾고 있고, 점점 많은 한국 방송사들과 소통하며 공모전 등 근본적인 부분부터 함께하고 있다"고 전했다.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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