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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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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단일화? 이준석·안철수 스타일 아는데 양쪽 힘만 빠질 것”[논설위원의 단도직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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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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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돈 중앙대 법대 명예교수가 지난 6일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이 교수는 윤석열 국민의힘·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안 후보의 경우 단일화도 못하고 완주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졌다”고 말했다. 우철훈 선임기자 photo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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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1년생으로, 한국전쟁 피란지였던 부산에서 태어났다. 서울대에서 법학을 전공했고 미국 툴레인대학에서 법학박사를 취득했다. 중앙대 법대에서 교수로 자리 잡았고 지금은 명예교수다. 이명박 정부 시절 4대강 사업 반대 운동에 적극 나섰다.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 시절에 김종인·이준석과 함께 비대위원으로 활약했다. 2012년 대선에서도 활동했으나 박근혜 정부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2016년 국민의당 선거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 안철수 대표와 함께 총선에서 뛰었다. 그해 4월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선출돼 20대 국회의원이 됐다. 지난해 펴낸 회고록 <시대를 걷다>에 ‘보수적 자유주의자의 여정’이라는 부제를 붙일 만큼 ‘보수적 자유주의자’를 자처한다.


안 후보 정치해선 안 될 사람…단일화 수순 땐 조건 끝없을 것
‘당신들 차별당하고 있다’ 주입하는 지금 대선은 사상 최악
트럼프가 그랬듯 진영논리 빠져…누가 되든 반쪽 대통령 출발
이재명, 통합정부·국민내각 공약 실천하려면 진정성 보여야
김혜경·김건희씨 논란은 성격 달라…김혜경씨 사안이 단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며칠 사이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 이상돈 중앙대 법대 명예교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잇따라 만났다. 이들 세 명은 국회의원·장관을 지낸 정치인이기도 했지만 선거 판세를 꿰뚫어보는 전략가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중도층의 지지를 이끌어낼 지략을 갖고 있다. 이 후보는 중앙대 법대 시절 사제 관계로 인연이 있는 이 명예교수와 7일 만났다. 공교롭게도 바로 전날 경향신문사에서 이 명예교수를 인터뷰했기에 다시 전화로 이날 만남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물어보았다. 이 명예교수는 “이 후보가 내건 통합정부·국민내각 공약을 실천하려면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전날 인터뷰에서 이 명예교수는 “이번 대선은 가장 수준이 낮은 선거”라며 “후보의 품격이나 품위가 많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또 “각 당에서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후보를 내다보니 증오·혐오·분노를 조장하는 선거가 됐다”면서 “역대 선거는 ‘당신들을 위해 잘해주겠다’고 했지, 지금처럼 ‘당신들이 차별당하고 있다’는 것을 주입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 이 후보와의 오찬 요청은 언제 왔나.

“약속 전날 전화가 왔다. 경향신문 인터뷰 후 밤이었다. 아마 김종인 전 위원장을 만난 시점이 아닌가 한다.”

- 어떤 이야기가 오갔나.

“이 후보가 내건 통합정부·국민내각 공약에 대해 이전 정부들이 이를 공약하고 실천하지 않은 점을 지적하고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 현안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나.

“야권 (후보) 단일화가 대두되고 있는데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양쪽에서 힘만 빠질 뿐이라고 이야기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겪어봐서 안다.”

이 교수는 두 인물과 정치적 인연이 깊다. 안 후보와는 2016년 4월 총선에서 함께 활동했고 이 대표와는 2012년 총선·대선에서 함께 뛴 적이 있다.

- 이번 대선이 역대 대선과 다른 점은.

“한마디로 말하면 수준이 낮다. 후보들의 품격이랄까 품위 같은 게 많이 떨어진다. 역대 대선을 보면 빈말이라도 국민 대통합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같은 경우 이런 이야기도 잘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증오·혐오·분노를 조장하는 선거가 됐다. 누가 당선되든 축하하고 승복하는 분위기가 되기 어렵다. 새 대통령은 반쪽짜리 대통령으로 출발하는 거다.”

- 원인은 무엇인가.

“박근혜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통합을 하겠다고 해놓고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야당과도 대화하지 않았다. 나쁜 사례만 남겼다. 거기에다 각 당의 후보 경선 과정에서 강성 후보를 선출했다. 국민들의 눈높이와 맞지 않은 후보를 내다보니 최악의 선거를 만들었다.”

- 미국 대선에서도 각 당에서 당이 원하는 후보를 선출하지 않나.

“미국 민주당은 1972년 대선을 앞두고 전당대회에서 룰을 바꿔 조지 맥거번 후보를 선출했는데 리처드 닉슨 대통령에게 대참패를 당했다. 그 교훈으로 1976년 선거에서는 중도층을 많이 배려해 지미 카터를 후보로 뽑고 월터 먼데일을 부통령 후보로 내세워 이겼다.”

- 당심과 민심으로 이야기하면.

“민심에 접근하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2016년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 측에서 ‘힐러리를 감옥으로’라는 구호를 내세워 당선됐다. 혐오를 내세운 것이다.”

- 미국과 한국의 상황이 비슷해졌다고 보는 이유는.

“진영 논리 때문이다. 자기 고유의 지지자들을 최대한 동원해 당선시키는 것이다. 트럼프가 그랬듯이 우리나라도 그런 상황으로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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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이상돈 비대위원(왼쪽). 2016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이상돈 국민의당 공동선대위원장(위 사진 왼쪽)이 안철수 대표를 비롯한 선대위 위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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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선이 한 달도 남지 않았는데 여론조사상 지지율이 박빙이다. 2012년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가 양강으로 맞선 대선과 비슷하다. 그때 박근혜 대선 캠프에 있었는데, 어떻게 보나.

“대선 후보 등록을 하게 되면 지형이 그냥 정해진다. 그 후에 반짝하는 것도 별로 없고…. 실제로 대선 후보들이 이때쯤이면 정신이 없다. 이전에 에너지를 많이 쏟아서 후보한테 무엇인가를 기대하면 안 된다. 주변에서 짜주는 대로 움직인다. 그때도 박 후보가 문 후보한테 2∼3%포인트 이겼는데, 그 추세가 그대로 갔다.”

- 이번 대선에 그때와 다른 점이 있나.

“후보 개인과 주변에 악재가 너무 많은 선거다.”

- 이 후보 부인 김혜경씨 의전 논란과 윤석열 후보 부인 김건희씨 무속 논란이라는 배우자 리스크가 있다. 어느 쪽에 부정적인 영향이 더 많이 미칠까.

“성격이 서로 다르다. 김건희씨 논란은 윤 후보와 만나기 오래전 이야기가 많고, 김혜경씨 논란은 바로 공직자 부인으로서 문제가 있는 거다. 사실 우리나라 선출직 공직자의 부인은 선거 때든 아니든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 자연히 비서가 따라다닐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만 (김건희씨 건에 비해) 선거 때와 가까운 상황이고 사안이 단순해 유권자들이 바로 무엇이 문제인지 금방 알 수 있다.”

- 역대 비호감 선거라는 말이 나오는데, 이런 경우 어느 당이 유리하나.

“결국 정권 교체와 재창출 중 교체 쪽이 더 유리해진다. 게다가 민주당은 서울·부산·충남·경남 등 광역단체장들이 모두 불미스러운 일로 도중하차했다. 불리한 상황이다. 2012년 선거의 경우 박근혜 후보가 정권 재창출을 한, 드문 예를 남겼다. 이명박 대통령 지지율이 많이 낮아진 상황에서 차별화를 통해 2012년 총선과 대선을 돌파했다.”

이 교수의 발언은 이 후보가 문재인 정부와 다른 점을 부각시켜야 하는 상황임을 암시하고 있다.

- 13일 후보 등록이 시작된다. 윤 후보와 안 후보 간 단일화가 과연 이뤄질 수 있을까.

“안 후보의 경우 단일화도 못하고 완주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졌다. 완주는 지지율 10%가 깨지면 할 수 없다. 가장 큰 문제가 선거비용이다. 100억원이 넘는 비용을 들여야 하는데, 15%로 지지율을 올려야 100% 보전받을 수 있다. 국민의힘에서도 안 후보의 스타일을 너무 잘 알기 때문에 단일화 협상에 쉽게 나서려 하지 않을 것이다. 이준석 대표가 이 사실을 알고 있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 안 후보와 2016년 국민의당에서 직접 같이 일했는데, 안 후보 스타일은 어떤가.

“겪어본 사람들은 좋게 이야기하지 않는다.”

-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정치를 해서는 안 될 사람이 지금 정치에 중독된 것이다. 선거만 하면 나온다. 만약 단일화 수순으로 들어가면 내거는 조건에 끝이 없다는 것을 이준석 대표가 잘 알고 있을 거다.”

- 왜 조건이 계속 바뀐다고 생각하나.

“본인의 확고한 철학과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른 정치인과 대화가 안 된다.”

- 그래도 국민의힘에서는 단일화 이야기가 계속 나온다.

“단일화를 거론하는 정당은 우리가 패색이 짙다는 것을 고백하는 거다. 그래서 이 대표가 큰소리치고 있다. 그게 승산이 있다는 사인이다.”

- 지난 3일 TV토론은 어떻게 봤나.

“윤 후보의 토론 실력이 많이 늘었다. 그런데 사람이 바뀌거나 공부를 많이 한 게 아니라 족집게 과외를 해서 늘어난 것뿐이다. 그게 무슨 의미가 있나. 후보를 선택할 때는 그 사람이 공적 분야에서 활동한 것을 보고 찍어야 한다. 토론으로 무엇을 알 수 있나. 고등학생 퀴즈처럼 그렇게 하면 안 된다.”

- 코로나19가 선거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나.

“너무 오래 지속된 것이라 영향을 주기는 어렵다고 본다.”

- 이번 선거에서는 지역·이념·빈부 갈등보다 세대갈등이 두드러져 보인다.

“2012년 대선 때만 해도 2030세대에서는 민주당이 압도적으로 우세했다. 10년이 지났으니까, 이들이 3040세대가 됐다. 새로운 20대들은 이제 민주화가 다 이뤄졌다고 생각하니까, 이전 세대와 다른 특성을 지니고 있다.”

- 젊은 세대의 젠더갈등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이전 세대는 남성이든 여성이든 가족을 위해 희생하거나 국가를 위해 희생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런데 2030세대는 군대 징집 문제만 봐도 그렇지 않다. ‘군대를 왜 남자만 가나’라는 생각도 있다. 이런 심리를 국민의힘에서 상당히 이용해 끌어온 것 같다. 그런 것이 혐오와 증오를 불러일으킨다. 이런 경우가 없었다. 역대 선거는 ‘당신들을 위해 잘해주겠다’고 했지, 지금처럼 ‘당신들이 차별당하고 있다’는 것을 주입하지는 않았다. 처음이다. 이게 트럼프식이다.”

- 미국 대선에서는 페미니즘이 이슈가 된 적이 없나.

“미국의 페미니즘은 가정의 가치가 우선이냐 여성의 일이 우선이냐는 것으로 주로 나타났다. 그래서 여성에 대해 여성이 반대하는 형식이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페미니즘에 대해 남자들이 반대하니까, 외국에서 보면 이상한 일이 벌어지는 것으로 여겨진다. 그래서 CNN이 한국에서 아주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하는 것이다. 매우 우스운 현상이다.”

- 2030세대는 공정이라는 가치를 중시한다. 대선이 공정해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나.

“대통령 선거는 1인 1표로 가장 공정하다. 그런데 어떻게 보면 이것이 좋은 지도자를 뽑느냐, 그건 아니다. 트럼프의 예를 봐라.”

- 그래도 모든 선거 절차가 공정해야 되지 않나.

“정당에서 후보를 경선할 때 공정하지 않다. 당내 조직이 움직이는데, 그것은 공정이 아니다. 이렇게 후보가 선출되면 국민은 이런 후보밖에 선택할 방법이 없다. 이들 중 대통령을 선택하고 나면, 대통령은 너무 많은 임기가 보장되고 너무 많은 권한을 갖게 된다. 굉장히 불공정한 거다. 대통령제의 문제점을 이번 대선이 극단적으로 보여준다.”

- 어떤 문제점이 있다고 보나.

“우크라이나는 전직 대통령들이 기득권 세력이었는데 국민들이 새로 바꾸자 해서 코미디언 출신을 대통령으로 뽑았다. 그런데 나라의 존망이 위태로운 때 거기에 대처할 만한 대통령을 뽑았느냐는 점은 의문이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예도 그렇다.”

- 양당에서 선거에 참여해달라는 요청이 오지 않았나.

“이 후보가 도와달라고 여러 번 부탁했다. 김 전 위원장이 국민의힘에 있을 때 민주당 선대위에 나와 윤여준 전 장관을 참여시키려고 노력한 것 같다. 나는 현실 정치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고사했다.”

- 중앙대에서 어떻게 인연을 맺었나.

“4학년 때 두 과목 정도 가르친 것 같다. 나는 그때 신임 교수였는데, 이 후보가 학교에서 유명했다. 특별대우 장학생으로 와서 공부를 가장 잘했기 때문에 교수들이 이 후보는 꼭 사법시험에 합격할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의 경우 사시 합격 인원이 300명일 때라 합격이 힘들었다.”

- 특대 장학생이라고 한다면.

“그때는 연·고대로 갈 실력의 학생들이 가정 사정이 어려우면 경희대·한양대 등의 대학에 장학금을 받고 입학했다. 이런 대학은 후기였다. 이 후보는 도저히 공부를 할 수 없던 상황이었으니까, 아예 전기였던 중앙대 특대 장학생으로 들어온 것이다.”

- 당시 기억나는 일이 있다면.

“1980년대 학내 시위 문제가 있었다. 학생과 교수 간 대화가 필요했다. 이 후보가 학생들 사이에서 카리스마가 있었는지, 중간에 나서서 문제 해결을 잘했다.”

- 학교 졸업 후에도 계속 교류했나.

“2001년쯤 법대 학장을 할 때 중앙대 동문 변호사들과 만나면서 다시 만났다. 이후 이 후보가 성남시장에 출마할 때 출판기념회에 가서 축사를 한 기억이 있다.”

- 민주당은 윤 후보 주변에 검찰 출신들이 많아서 당선되면 ‘검찰공화국’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윤 후보가 검찰에 있던 시절에 1심에서 무죄가 나오면 검찰이 무조건 항소했다. 영미법 같으면 무죄가 나오면 그걸로 끝이다. 우리나라처럼 검찰이 무조건 항소해서 대법원까지 가는 나라가 없다. 그러니까 세 번 무죄판결을 받아야 무죄가 된다.”

- 일반인들은 3심제가 더 공정하다고 본다.

“3심제라고 하는 것은 피고인의 권익이지 검찰의 권리가 아니다. 검찰개혁을 하려면 이런 문제점을 고쳐야 한다. 특히 직권남용죄는 무죄가 나올 때마다 검찰이 항소했다. 무죄를 받기 위해 변호사 비용을 엄청나게 써야 한다. 직권남용은 구속 요건을 극히 제한적으로 해야 된다. 우리나라의 이런 사법제도에서 만약 검찰정권이 된다고 하면 굉장히 문제가 많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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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우 논설위원 ho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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