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8일 서울 강서구 방화동 방신전통시장 고객지원센터에서 열린 전국자영업자·소상공인단체 대표단 긴급간담회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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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정책 행보와 중도·부동층 잡기에 진력하고 있다. 30%대 박스권에 갇힌 지지도를 끌어올리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 비해 ‘경합 열세’인 현재 판세를 뒤흔들 만한 대형 이슈나 전략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당내에서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경선에서 이 후보의 경쟁자였던 이낙연 전 대표에게 선대위 수장을 맡겼다.
이 후보는 8일 직업계고 학생 실습 사업장에 대한 근로감독 강화, 노동관계법 적용 추진을 골자로 한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공약을 내놓았다. 이 후보가 지난해 11월부터 내놓은 소확행 공약은 이날로 66번째가 나왔다. 민주당은 30일이 채 남지 않은 선거일 때까지 소확행 공약을 꾸준히 발표하며 생활 밀착형 정책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 후보는 이날 저녁 중도 보수 성향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만난다. 이틀 전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 전날 이상돈 전 의원을 만난 데 이어 중도 보수 성향 인사들을 만나 부동층 표심을 모으겠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이날 전국 자영업자·소상공인 단체 대표단과의 간담회를 한 뒤 기자들과 만나 “온 나라가 위기 상황이고,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세계적으로 선도하는 나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우리가 가진 힘과 지혜를 다 모아야 한다”면서 “정치에서도 통합 정신이 필요하고, 좋은 인재와 정책이라면 진영을 가리지 않고 총동원해야 우리가 이 위기에 파고를 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우상호 민주당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은 전날 선대위 본부장단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나 이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분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 지지자를 뺀 진보 부동층에도 (이 후보 지지를) 호소한다”며 진보진영 결집에도 총력을 다할 것임을 밝혔다.
민주당은 정권 재창출보다 우세한 정권교체론을 ‘인물론’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 행정 경험과 성과가 많은 이 후보가 정치에 뒤늦게 뛰어든 윤 후보보다 유능하다는 점을 강조하면 국민들이 이 후보를 선택하리라는 것이다. 이 맥락에서 이 후보는 최근 새로운 정책과 함께 경기도에서 실시했던 정책 성과를 함께 강조하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경기지사 시절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조성 과정을, 전날에는 경기도에서 시행했던 위기 아동 발굴 사업을 소개했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답답해보일 수 있어도 정책성과를 꾸준히 내놓는 것이 지지층을 결집하려 무리한 발언을 하는 윤 후보보다 안정적으로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선대위 관계자는 “1차 추가경정예산 처리 등에 대해 이 후보가 민생 관련 메시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박빙 구도 속 이 후보의 열세를 뒤집을 만큼 ‘판을 흔들 만한’ 전략이 부족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설 연휴 전 ‘동일지역구 연속 4선 금지’ 및 ‘86세대 용퇴’ 등 정치교체를 화두로 던졌지만 반향은 적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남은 대선 후보 TV토론이 이 후보의 유능함을 알릴 기회라는 기대도 있지만, 토론이 이 후보의 호감도를 높이고 부동층을 끌어오지 못한다는 분석도 있다.
최근에는 이 후보 배우자 김혜경씨의 ‘과잉 의전’ 논란이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민주당은 각종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대응하면서 윤 후보 측에 검증을 명분으로 한 공세를 펴고 있다.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전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 후보가 입대시 두 눈의 시력이 크게 다르다며 ‘부동시’ 판정을 받았으나 검찰 임용 당시 신체검사의 측정 시력은 부동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고, 박찬대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이날 “윤 후보는 신체검사 결과를 공개하라”는 논평을 냈다. 그러나 김씨 관련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는데다 한국 사회에 민감한 ‘갑질’을 연상시키는 의혹이어서 민주당은 진화에 애를 먹고 있다. 게다가 김씨 의혹을 방어하는 과정에서 일부 의원들이 언론사를 비판하는 글을 선대위 공보단 입장문으로 SNS에 공유했다가 삭제하는 등 잇단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우 본부장은 이날 저녁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낙연 전 대표는 국가비전통합위원장으로 선거를 도왔으나, 이제 선거의 전면에 나서서 당 선대위를 이끌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가 맡는 총괄선대위원장은 선대위 최고위직이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지만 이 후보를 지지하지 않은 시민들의 지지를 끌어올리기 위한 방법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표 지지세가 강한 호남지역 지지율을 높이겠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윤승민·곽희양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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