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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추가경정예산 편성

文대통령도 '추경 증액' 시사…'고립무원' 홍남기, 버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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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세종=유선일 기자, 이원광 기자, 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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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영상 국무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2.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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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국무총리에 이어 문재인 대통령까지 여야가 주장하는 '추가경정예산(추경) 증액'에 힘을 실으면서 국회에서 관련 논의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고립무원(孤立無援)의 처지에 놓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끝까지 증액 반대 입장을 고수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문 대통령은 8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화상 국무회의를 주재해 지난달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14조원 규모 추경안과 관련해 "신속한 지원이 생명인 만큼 국회의 협조를 간곡히 당부드린다"며 "국회 심의 과정에서 사각지대 해소 등 합리적인 대안에 대해서는 성심껏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사실상 추경 증액을 요구하는 여당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여야는 정부의 추경안과 관련해 "소상공인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며 규모를 35조~50조원까지 늘릴 것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홍 부총리는 이런 방안에 강하게 반대하면서 국회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헌법 57조는 '국회는 정부의 동의 없이 정부가 제출한 지출예산 각항의 금액을 증가하거나 새 비목을 설치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어 국회가 추경 규모를 늘리려면 반드시 정부, 실질적으론 재정당국인 기재부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지난 7일 김부겸 총리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 전체회의에서 "국회가 뜻을 모아준다면 정부는 합리적인 방안을 도출하는 데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며 추경 증액 요구 수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홍 부총리는 이날 반대 입장을 밝힌데 이어 8일 예결위 전체회의에서도 관련 질의에 "35조~50조 규모의 증액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말씀을 명백히 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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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홍남기 부총리 및 기획재정부 장관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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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문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이 있었던 만큼 홍 부총리가 끝까지 추경 규모 증액에 반대하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 경우 '증액 규모'와 '재원 마련 방안'이 여·야·정 간 합의점 마련에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한편 문 대통령이 추경 증액과 관련해 '합리적인 대안'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청와대 역시 추경 증액 자체에는 찬성하지만 비합리적으로 큰 규모의 증액에는 유보적인 입장인 것으로 풀이된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 "35조∼40조원 규모에 홍 부총리가 걱정되지 않겠나"라고 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해석된다.

증액 재원 마련 방안을 두고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여당은 추가 국고채 발행을, 국민의힘은 올해 본예산 지출구조조정을 대안으로 각각 내세우고 있다. 정부는 두 가지 대안 모두 리스크가 있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김 총리는 지난 7일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과도한 국채 발행은 국가채무의 증가는 물론이고 금리와 물가, 국채시장에 영향을 주게 된다"며 "세출 구조조정도 올해 예산이 집행 초기 단계인 점(을 고려해야 하고), 각 부처와 지자체 등의 협조도 필요하다"고 했다.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은 8일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올해 607조7000억원 규모 본예산 중에서도 얼마든지 세출 구조조정을 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홍 부총리는 "집행이 부진하거나 계약 체결이 안 됐다고 하면 (일부 사업을) 이월시킬 순 있지만 연초에 막 시작하려는 사업들을 무작위로 잘라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세종=유선일 기자 jjsy83@mt.co.kr, 이원광 기자 demian@mt.co.kr, 정진우 기자 econph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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