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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 20% 내린 뒤 휘발유값 하락
1월 셋째주부터 3주 연속 상승 기록
전국 최고가 서울, 곧 1800원대 진입
싱가포르 거래소 국제 휘발유가
배럴당 103.5달러까지 치솟아
정부 ‘추가 카드’ 마땅찮아 골머리
정부의 유류세 인하 조치에도 불구하고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국내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격이 ℓ당 1700원을 육박하고 있다. 전국 최고가 지역인 서울의 경우 1800원대를 향하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도 상승하면서 국민이 체감하는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은 2014년 당시보다 더 높다.
6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사이트 오피넷의 가격 동향을 보면 이달 첫째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격은 지난주보다 15.2원 오른 ℓ당 1667.6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서울의 휘발유 가격은 전주보다 13.5원 오른 ℓ당 1738.6원으로 지난해 11월 넷째주 1743.3원 이후 가장 높았다. 국내 휘발유 가격은 지난해 11월 ℓ당 1807.0원으로 2014년 9월 이후 7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정부가 유류세를 20% 인하한 이후 9주 연속 하락했다. 그러나 국제유가 급등으로 1월 셋째 주에 다시 상승세로 전환된 뒤 3주 연속 가격이 오르고 있다.
국제 휘발유 가격의 상승세는 더 가파르다. 지정학적 위기로 원유 값이 급등하며 국내 휘발유 가격과 연동되는 싱가포르 거래소의 국제 휘발유(92RON) 평균가격은 1월 넷째 주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2월 첫째 주에는 103.5달러까지 올랐다.
국내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2~3주의 시차를 두고 싱가포르 현물시장을 따라가는 만큼 국내 휘발유 가격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유류세 인하 조치를 단행한 지난해 11월 둘째 주 기준 국제 휘발유 평균가격이 배럴당 95.8달러였던 점을 감안하면 유류세 인하 효과는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 가치 상승도 유가 부담을 더하는 요인이다. 국제 휘발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았던 2014년 10월1일에는 105.9달러로 지난 4일 104.9달러보다 1달러 높았지만 원화로 환산하면 1만3203원 낮다. 당시 원·달러 환율이 1063.5원으로 지난 4일 1199.5원보다 136원 낮았기 때문이다.
유가 고공행진은 당분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산유국들의 원유 증산 유지 방침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 위협,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석유 시설 드론 공격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유가는 두 달 연속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여기에 러시아의 무력 침공으로 유럽 천연가스 공급 차질이 현실화되면 원유로 대체 수요가 몰려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원유 수요는 지난해부터 늘어나 수급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원유 재고량은 26억9400만배럴로 전년 동기 대비 10.9% 줄어들었다.
유가가 오르더라도 정부가 추가로 쓸 수 있는 카드는 마땅치 않다. 오는 4월 말 종료 예정인 유류세 인하 조치를 연장하더라도 유가가 더 상승한다면 세전 판매가격도 올라 체감 효과는 감소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경쟁 촉진을 위해 알뜰주유소로 전환하는 주유소에 대해 중소기업 특별세액감면율을 10%포인트 상향 조정했지만 당장 가시적인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 산업통상자원부는 8일 에너지·자원 수급관리 회의를 열고 국제유가 동향과 석유 수급 대응 계획을 점검하기로 했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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