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민주묘지 참배·광주 아파트 붕괴현장서 유족 위로
尹 "호남이 낳은 걸출한 정치인 DJ"
지난해 12월 22∼23일 1박 2일로 전북·전남·광주를 방문했고, 설 연휴 호남 230만 가구에 손편지를 보낸 데 이어 재차 진보 진영의 텃밭인 광주를 찾는 등 호남 민심에 적극적으로 공들이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내부적으로 이번 대선에서 '호남 득표율 20%'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날 오후 열린 광주 선대위 필승결의대회에선 "호남 득표율 40%"(김경진 전 선대위 상임공보특보단장)까지 거론됐다.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 시 간신히 두 자릿수를 기록했던 호남 득표율을 두 배 이상으로 끌어 올려 지역 갈등을 극복한 국민 통합을 국정 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인사하는 윤석열 |
윤 후보는 전날 제주 일정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한 데 이어, 이날 5·18 민주묘지 참배와 광주 선대위 필승결의대회 일정에서도 '국민통합' 메시지를 거듭 발신했다.
특히 광주에선 선대위 필승결의대회가 열린 장소인 김대중컨벤션 센터를 거론하며 "호남이 낳은 우리나라의 걸출한 정치인, 국가지도자인 김대중 대통령"이라며 김 전 대통령에게 각별한 광주 민심을 겨냥하기도 했다.
그는 연설에서 "믿음직하고 후덕한 무등산을 닮은 정치를 하겠다. 내 편과 네 편을 가르지 않는 통합의 정치를 하겠다"고 약속하며 AI(인공지능)·메타버스 융합도시 조성 등 맞춤형 공약 꾸러미를 내놓았다.
그간 경선 과정 중 자신의 '전두환 옹호 발언'이나 국민의힘 전신 보수정당 소속 정치인들의 5·18 관련 부적절한 발언 등이 호남 민심에 악영향을 준 것을 의식한 듯, 연신 "국민의힘이 부족하다. 앞으로 바꾸겠다"며 읍소했다.
연설을 마친 윤 후보는 청중들을 향해 네 번 거듭 머리를 숙여 인사했다.
5·18 추모탑 입구서 멈춰선 윤석열 |
앞서 이날 윤 후보는 낮 12시 5·18 민주묘지를 찾는 것으로 광주에서의 일정을 시작했다. 대통령 후보 선출 직후인 지난해 11월 10일 5·18민주묘지를 찾은 이후 두 번째다. 민주묘지에는 굵은 눈발이 날렸다.
윤 후보는 검은색 넥타이와 정장 차림으로 이날 낮 12시 '민주의 문'에 도착해 흩날리는 눈발 속에 추모탑을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전두환 옹호 발언' 이후 민주묘지를 찾았던 지난해 11월과 달리, 이날 추모탑 진입을 막는 격렬한 시위는 없었다. 하지만 윤 후보는 이번에도 추모탑을 30m가량 앞에 두고 멈춰 서야 했다.
오월어머니회 소속 일부 유족들 10여명이 윤 후보와 2∼3m가량 떨어진 위치에서 윤 후보의 추모탑 접근을 막으며 시위를 벌였기 때문이다.
이들은 '눈물쇼 무릎쇼 마라쇼', '학살자 찬양 가짜 사과, 전두환과 다를 게 없다', '5·18 기만 이미지 세탁쇼', '오월 영령 앞에 설 자격 없다' 등 문구를 쓴 피켓을 들고 마스크를 쓴 채 침묵시위를 했다.
윤 후보 도착 전 한국대학생진보연합 등 단체 소속 10여명도 민주묘지 앞에서 '전두환 옹호 발언 사과하라', '학살자 옹호한 자 광주 땅 밟지 마라' 등 구호를 적은 피켓을 들고 항의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윤 후보는 오월어머니회 유족들 너머 추모탑이 보이는 참배광장 자리에 서서 희생 영령들을 기리며 경례 후 묵념했다.
윤 후보는 이날 마지막 일정인 지역기자 간담회에서 5·18민주묘지 참배와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저야 민주묘역에서 5·18 영령들을 위해 분향까지 하고 싶었지만, 또 반대하시는 분들이 앞에 계셔서 떨어진 곳에서 참배만 하고 왔다"며 "5·18 정신을 헌법전문에 넣는다는 제 입장은 똑같다. 다만 헌법 개정이 대선 공약이 될 수는 없어서 (공약으로) 말씀 안 드린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광주 붕괴사고 피해자 가족들과 면담하는 윤석열 후보 |
한편 윤 후보는 선대위 필승결의대회에 앞서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 현장을 찾았다.
피해 가족들과 인근 피해상인 대책위를 만난 윤 후보는 일순 가족을 잃은 피해자들의 황망함에 공감을 표하며, 철저한 사고 경위 조사와 수사당국의 신속한 수사를 강조했다.
wi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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