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4월19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직원들이 접수된 대선후보들의 벽보를 점검하고 있다. 정지윤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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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 이후 13대 대선부터 ‘30일 전 승자’가 당선된다는 법칙은 2002년 16대 대선을 빼고 꾸준히 통용돼왔다. 7일로 ‘D-30’이 되는 20대 대선에서도 그 법칙이 소환되고 있다. 하지만 5년 전 19대 대선만 보더라도 30일 전 지지 지형이 투표 결과에 그대로 재현되지는 않았기 때문에 막판 변수는 여전히 남아있다.
6일 한국갤럽의 13대 대선부터의 여론조사 결과와 실제 대선 득표율을 비교해보면, 대선 30일 전을 전후해 진행된 여론조사 지지도 1위는 16대 대선을 제외하고 모두 당선됐다. 16대 대선의 경우 대선 26일 전인 2002년 11월23일 공표된 조사에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32.3%)가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25.4%)와 정몽준 후보(25.1%)에 앞섰으나, 다음날 노 후보가 정 후보와 단일화를 발표한 뒤 노 후보 지지도는 40%대로 올라갔고 결국 노 후보가 당선됐다.
19대 대선에서는 25일 전인 2017년 4월14일 발표된 조사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40%)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37%)에 오차범위 (±3.1%포인트)내에서 앞선 1위였고,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7%)와의 격차도 컸다. 문 후보가 대선 승자가 되면서 법칙은 이어졌다. 하지만 실제 지지 구도는 크게 달라졌다. 문 후보의 득표율은 41.08%로 지지도와 큰 차이가 없었으나, 안 후보의 득표율(21.41%)은 홍 후보(24.03%)보다도 뒤처졌다.
30일 전 여론조사의 지역별 지지도와 실제 지역별 득표율에도 차이가 있었다. 홍 후보가 2위까지 약진한 데는 수도권에서의 지지도 상승 효과가 컸다. 홍 후보는 갤럽을 포함해 대선을 30일 앞둔 시점에 다수 여론조사에서 서울, 경기·인천 지지도가 각각 10% 미만이었으나 대선에서는 서울, 경기, 인천에서 모두 20% 넘게 득표했다. 같은 기간 호남 지지도 역시 변했다. 대선 30일 전 문재인 후보의 호남 지지도는 40%중·후반대, 안 후보는 30~40%대였다. 그러나 막상 대선에서는 문 후보는 광주·전북 득표율이 60%를 넘었고 전남에서도 59.87%를 득표한 반면 안 후보는 전남(30.68%), 광주(30.08%)에서 겨우 30%를 넘겼고 전북(23.76%)에서는 크게 뒤졌다.
19대 대선에서 결과론적으로 ‘30일 전 승자의 당선’ 법칙은 들어 맞았지만, 대선까지의 30일 동안 지지도 변화가 얼마든지 벌어질 수 있다는 점도 증명됐다. 20대 대선에서는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이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다. 윤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단일화 가능성과 대선 후보 간 TV토론, 후보들을 둘러싼 각종 리스크 등 여러 변수가 대선 결과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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