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제유가 상승세에 힘입어 원자재 펀드 수익률이 고공행진하고 있어 투자자 관심이 높다. 사진은 이라크 석유 시추 현장. (한국석유공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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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주식 투자자들은 입맛이 쓰다. 글로벌 긴축과 금리 인상, 지정학적 리스크 대두로 국내, 해외 가릴 것 없이 증시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원자재 펀드는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눈길을 끈다. 글로벌 공급망 병목 현상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가 더해져 원자재 몸값이 비싸진 결과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설정된 원자재 펀드의 올해 1월 평균 수익률은 4.85%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가 -13.28%인 것과 비교하면 돋보이는 성과다.
‘KBSTAR 팔라듐선물 ETF(상장지수펀드)’가 20%에 육박하는 수익률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고, ‘KODEX WTI원유선물 ETF(14.46%)’ ‘삼성 WTI원유(14.37%)’ ‘미래에셋TIGER원유선물 ETF(14.08%)’ ‘하이월드에너지(13.82%)’ ‘신한에너지인덱스플러스(13.52%)’ 등이 10%가 훌쩍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원자재 펀드의 깜짝 선전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국제유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2월 3일(현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2.28% 상승한 배럴당 90.27달러에 마감했다. WTI가 90달러를 넘어선 것은 2014년 이후 처음이다. WTI는 지난해 50% 넘게 상승한 데 이어 올해도 한 달여 만에 20% 가까이 올랐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3월물 브렌트유도 1.7% 상승한 90.99달러로 장을 마쳤다.
국제유가 상승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글로벌 원유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데다 원유 공급 부족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서다.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플러스(+)는 원유 증산량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미국과 인도 등이 유가 압박을 해소하기 위해 추가 증산을 요구했지만 현상 유지를 택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가 높아지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점도 불안 요소다. 러시아는 글로벌 1위 천연가스 수출국이며, 유럽은 지리적 이점으로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가 40% 수준으로 상당히 높다. 러시아가 글로벌 원유의 약 12%를 생산하는 만큼 원유도 압박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 시장에서는 국제유가가 올 상반기 배럴당 100달러를 넘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러시아와 서방 국가들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원자재 시장의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다. 러시아는 원자재 수급을 좌우하는 플레이어인 만큼 원자재 공급을 무기화할 가능성이 있으며, 서방의 대러 제재로 인해 원자재 공급이 제한된다면 향후 에너지 가격의 상방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류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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