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경 갑질 의혹' 총력 역공 이어가는 국민의힘

[경향신문]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배우자 김혜경씨 갑질 의혹에 대한 총력전을 이어나가고 있다. 국민의힘은 4일 김씨 의혹을 “계획적이고 고의적”이라고 비판하는 동시에 “이재명 후보가 몰랐을 리 없다”면서 ‘이재명 책임론’을 부각했다. 김씨 의혹을 대선판 최대 이슈로 키워 승기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윤석열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에게 제기됐던 허위 이력 의혹과 녹취록 논란을 상쇄시키는 효과도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김씨는 이 후보가 경기지사 시절 사무관 배모씨를 통해 비서 A씨에게 각종 갑질을 하고, 법인카드를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김씨 법인카드 유용 의혹에 대해 “경기도가 자체 감사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수사로 바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전날 이 후보, 김씨, 배씨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강요죄, 의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 대표는 “이 후보 배우자에 대해 여러 경로로 제보가 들어오고 있다”며 “다른 분을 대상으로 한 이야기도 들어와 있다”고 말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경기도에 감사를 청구하겠다는 것은 (이 후보의) 말장난”이라며 “쇼로 어물쩍 넘어갈 게 아니라 엄격한 원칙을 (이 후보) 자신에게 적용해 셀프 아웃을 선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카드깡이란 용어가 나오는 게 말이 되나. 법인카드, 그것도 세금을 사용하는 카드를 갖고 카드깡을 했다”며 “정신 나간 사람들 아닌가. 엄중한 처벌이 반드시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배씨가 국회 소통 업무 담당 목적으로 채용됐지만 국회에 출입 등록을 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회의에서 “제보에 의하면 (배씨는) 국회에는 아예 출입 등록한 사실이 없다”면서 “처음부터 아예 작정하고 불법을 저지르려고 한 것이 되고, 그 불법의 주모자는 임명권자인 이 후보 본인”이라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YTN 라디오에서 “이 후보가 몰랐다는 것은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 분을 채용한 사람은 이 후보 본인”이라고 말했다.

김씨 의혹을 제보한 전직 비서 A씨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자신의 목소리가 노출되지 않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A씨는 “한 유튜브 채널에서 제가 언론사에게만 제공한 녹취파일이 음성 변조 없이 실명 그대로 공개되는 일이 벌어졌다”며 “현재 저와 가족은 심각한 불안과 삶을 포기하고 싶을 만큼의 큰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해당 프로그램의 무책임한 보도에 유감을 표하며 향후 그 어떤 언론사도 변조 없는 음성파일의 방영과 유포를 하지 말아달라”고 밝혔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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