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로잔 IOC 본부 앞의 티베트인 시위대 |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유럽에 거주하는 티베트인 약 500여 명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본부 앞에 모여 중국의 2022 베이징올림픽 개최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AP·AFP통신 등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럽 8개 국가에서 모인 이들 시위대는 베이징 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둔 이 날 스위스 로잔의 IOC 본부 '올림픽 하우스' 앞에서 로잔 올림픽박물관까지 약 3㎞를 행진했다.
티베트 승려복을 입고 티베트 깃발을 든 이들은 "베이징올림픽 보이콧", "티베트 인권침해 중단" 등의 팻말을 IOC로 향한 채 "인권이 없으면 올림픽도 없다", "베이징올림픽은 학살 올림픽" 등 구호를 외쳤다.
한 시위자는 "베이징올림픽을 1936년 베를린 올림픽으로 만들지 말라"고 외치기도 했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은 나치 치하 독일에서 개최됐었다.
한 플래카드에는 올림픽 오륜을 바퀴로 단 탱크 앞을, 스키 탄 시민이 막아서는 장면이 그려져 있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건 당시 시민 한 명이 혈혈단신으로 탱크 행렬을 막아선 유명한 장면의 패러디다.
'탱크 막아선 스키어' |
시위를 조직한 카르마 초에키 재스위스 티베트인 회장은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 이후 중국 정부의 탄압에 맞서 분신한 티베트인이 150명 이상"이라며 "중국 공산정권은 올림픽이 인권 탄압을 정당화해줄 거로 생각한다. 이런 사태를 불러온 IOC와 대회 스폰서들을 규탄한다"고 말했다.
티베트 망명 의회 소속의 툽텐 왕첸 의원은 티베트 승려복 차림으로 "올림픽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IOC의 개최지 선정에 반대하는 것"이라며 "지금부터라도, 다음 올림픽에라도 인권을 수호하는, 종교 자유가 있는 나라를 개최지로 선택해 달라"고 IOC에 촉구했다.
중국은 1950년 티베트를 침공, 1951년 시짱 평화해방 방법에 관한 협의 조약을 맺고 티베트를 병합했다. 1959년 독립을 요구하는 봉기를 진압하고 1965년 이 지역을 시짱 자치구로 편입했다.
미국과 영국, 호주 등 일부 국가들은 티베트를 포함한 중국의 인권 문제에 항의하는 의미에서 올림픽에 외교 사절단을 보내지 않는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한 상태다.
베이징올림픽 조직위의 자오 웨이동 대변인은 "이른바 중국의 인권 문제라는 것은 무슨 의도를 가진 사람들이 만들어낸 거짓말"이라고 이런 의혹을 일축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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