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베이징올림픽' 개회식 열리는 냐오차오 주변 '차분'
방역 중시 기조 속 일반 시민들 올림픽 현장서 멀어져
일반인 출입 통제된 베이징올림픽 개회식장 주변 |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둔 3일 오후 개회식장인 베이징 차오양(朝陽)구 소재 국가체육장(일명 '냐오차오'<鳥巢·새 둥지>) 주변은 황량했다.
최종 행사 준비가 한창인 냐오차오로 진입하는 근처의 출입구는 경비 요원들이 철저히 통제하며 외부인의 진입을 막았다.
비표를 목에 건 대회 준비 작업자들만 출입구를 오갈 수 있었고, 올림픽을 앞두고 베이징의 명물 중 하나인 냐오차오를 보러 온 사람들은 먼발치에서 보는 것으로 만족하고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일반 출입 통제된 베이징올림픽 개회식장 주변 |
전날 성화 봉송이 이뤄진 베이징올림픽공원에서도 임박한 올림픽의 열기나 흥분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 기간인 관계로 고향에 간 외지인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공원 안에 사람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족 단위로 놀러 온 일부 시민들과 조깅을 하러 나온 인근 주민들만 드문드문 보일 뿐이었다.
중국 정부의 '코로나 제로' 기조가 이번 올림픽에 그대로 적용되면서 베이징의 일반 시민들에게 이번 대회는 해외에서 열리는 대회와 큰 차이가 없는 모습이다.
대회 관계자들의 동선을 일반 시민들의 공간과 완전히 차단한 '폐쇄 루프'를 엄격히 운영하고, 일반인들에게 경기 입장권을 판매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중국 일반인들이 직접 올림픽을 느낄 기회는 크게 제한되기 때문이다.
보통의 베이징 시민들은 TV와 스마트폰 등 매체를 통해 대회를 즐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기자가 2008년 베이징하계올림픽 취재차 베이징을 찾았을 때 느껴졌던 도시 전체의 '활기'는 이번에 찾아보기 어려웠다.
하지만 올림픽공원에서 만난 시민들은 올림픽의 현장을 즐길 수 없는 '아쉬움'보다는 대체로 '기대'를 이야기했다.
올림픽 개막 전날 한산한 올림픽 공원 |
이른바 '링링허우(零零後·2000년 이후 출생자)' 세대인 20대 초반의 대학생 리(李)모 씨(여)는 대회에 대한 관심 정도를 묻는 기자 질문에 "매우 기대된다"며 자신이 좋아하는 쇼트트랙에서 중국 선수들이 모든 금메달을 석권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딸과 함께 올림픽공원을 찾은 한 30대 남성은 올림픽을 직접 경기장에서 보지 못하는 것이 아쉽지 않으냐는 질문에 "코로나19 때문인데, 괜찮다"며 "정보가 발달해 있고, TV 중계가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고 답했다.
그는 "예전에는 중국 선수가 꼭 금메달을 땄으면 하는 마음이었는데 지금은 금메달을 따지 않더라도 그들이 가진 실력을 발휘하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며 "각국 선수들의 경기를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반면 한 20대 회사원 톈(田)모 씨(남)는 "올림픽에 대한 관심이 그다지 크지 않다"며 "코로나19 영향도 일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와 동행한 여성은 "스키, 피겨 스케이팅 등 겨울 스포츠 종목은 하계 종목에 비해 평소 접할 기회가 적다 보니 이번 동계올림픽에 대한 관심이 작은 편"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올림픽 개회식장 주변의 폐쇄된 지하철역출입구 |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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