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갈무리 |
국민의힘이 설 연휴 기간 반중(反中) 행보에 나서자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정치적 공세로 규정하며 비판하고 있다. 20대 대선의 캐스팅보트인 20·30대의 반중 정서가 강한 만큼 민주당 일각에서도 대책 마련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지난달 3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밝힌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 배치’ 공약에 대해 “세대포위론을 통해서 20대를 갈라치기 하고 있다. 혐중 인식을 이용해 한·중관계를 갈라치기하는 고도의 대선 전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사드 추가 배치뿐 아니라 외국인 건강보험 피부양자들이 혜택을 과하게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 후보는 같은 날 SNS에 “외국인 건강보험 급여지급 상위 10명 중 8명이 중국인”이라며 “가장 많은 혜택을 누린 중국인은 피부양자 자격으로 약 33억원의 건보급여를 받았으나, 약 10%만 본인이 부담했다”고 글을 썼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지난달 31일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SNS로 ‘고속도로 졸음쉼터 태양광 그늘막 설치’ 공약을 밝히자 직접 댓글을 달아 “지금 이 타이밍에 중국 태양광 패널업체들을 위한 공약이 꼭 필요한가요?”라고 밝혔다.
민주당 의원들은 국민의힘의 이 같은 발언들이 반중 정서를 노린 전략이라 보고 비판했다. 이소영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지난 1일 SNS에서 이 대표를 향해 “밑도 끝도 없이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에다 ‘태양광=친중’ 프레임을 씌우는 건 국익에 아무 도움 안되는 질낮은 선동”이라고 밝혔다. 고영인 의원은 윤 후보가 제기한 외국인 건강보험 피부양자 혜택 문제에 대해 “대통령 후보라는 분이 몇몇 극단적 예를 들어 외국인들을 부도덕하게 몰고 혐오를 조장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국내 외국인 중 50%가 중국계다. 사례를 들면서 중국이 많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도 의도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도 지난 1일 “외국인 혐오 조장으로 득표하는 극우 포퓰리즘은 나라와 국민에 유해하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이 후보가 중국에 맞서 할 말은 하는 모습이 대선을 앞두고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20·30대의 반중 정서가 실재할 뿐 아니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중국에 대한 편파판정이 불거지면 반중 정서가 갖는 파괴력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당내에서는 중국이 김치나 한복 등 한국 전통문화를 자국 문화라고 주장하는 ‘문화공정’에 대해 이 후보가 비판적인 태도를 보이는 식의 방법들이 거론된다. 이소영 대변인도 지난 1일 SNS에 “저도 중국의 막무가내식 문화공정에 반대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한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국민 다수가 문제가 있다고 공감하는 부분에서 (중국에) 맞서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현재 선거 국면에서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 [뉴스레터]좋은 식습관을 만드는 맛있는 정보
▶ [뉴스레터]교양 레터 ‘인스피아’로 영감을 구독하세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