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전망 부진, 순이익 8%↓…시총 241조원 증발
WSJ "메타버스 주도해 최적의 저가매수 대상될 수도"
메타플랫폼 로고 ©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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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소셜미디어 시대를 호령하던 페이스북이 가상현실을 좇다가 냉혹한 현실세계와 마주했다. 페이스북은 새로운 기술트렌트 '메타버스(가상현실)'를 주도하겠다는 일념으로 기업명까지 메타플랫폼으로 바꿨다.
하지만 메타플랫폼은 2일(현지시간) 2000억달러(약241조원)에 달하는 시가총액이 증발하는 진짜 현실에 직면했다. 메타플랫폼은 이날 뉴욕증시 정규장 마감 이후 내놓은 실적 부진에 시간외 주가가 23% 추락했다.
페이스북이 주식상장을 한 2012년 이후 최대 일일 낙폭이다. 경쟁 과열과 활성사용자 감소라는 악재가 겹쳐지며 주가가 폭락했다.
◇ 틱톡에 치이고 애플에 눌리고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했다. 올해 1분기 매출 전망은 270억~290억달러로 제시됐는데 예상보다 20억달러를 밑돌았다. 전년비 성장률로 치면 3~11%로 예상 15%을 크게 하회했다. 지난해 1분기 매출이 337억달러로 20% 증가했던 것과 비교하면 성장세가 상당히 둔화했다. 게다가 분기 평균 일일 활성사용자는 상장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메타버스에 올인하는 사이 동영상을 선호하는 MZ세대의 외면을 받았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시간을 어떻게 쓸지를 놓고 많은 선택안이 있고 틱톡과 같은 애플리케이션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쟁과열이 메타의 광고에 단기압박을 가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특히 전날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은 광고매출이 예상을 웃돌며 선전하면서 페이스북의 광고부진이 더욱 두드러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페이스북이 틱톡 같은 앱과의 경쟁에서 MZ세대의 관심을 얻는 데에 실패(losing the attention battle)했다고 지적했다.
또 애플의 새로운 사생활 보호 규정이라는 난제를 구글은 비교적 잘 헤쳐 나갔지만 페이스북은 사용자를 추적해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는 데에 실패했다. 저커버그 CEO는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기 위해 이용가능한 데이터가 줄었다"고 인정했다.
◇"10억사용자 유치 가능성…유일한 메타버스 종착역"
메타플랫폼은 당장은 소셜미디어제국 페이스북의 영광을 재현하기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메타플랫폼은 이름만 미래를 좇는 한물간 위대했던 기업처럼 보인다. 하지만 어쩌면 이는 장기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망했다.
당장 메타버스로 내는 매출은 전무하지만 메타버스로 사용자가 몰리면 상황은 급변할 수 있다. 저커버그 CEO는 지난 분기 실적보고 자리에서 "매일 메타버스에 들어가면 디지털 옷부터 각종 디지털 도구가 필요하고 새로운 경험이 이어질 것"이라며 "결국 메타버스를 믿지 않는 이들도 대거 메타버스로 일단 진입하면 즉각적으로 웹브라우저를 닫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타플랫폼은 2020년대 말까지 10억명을 메타버스로 불러 들이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목표 달성이 현실적으로도 가능하다. 게임이용자 대부분이 메타버스에 올라타면 메타플랫폼이 현재로서는 이 시장을 가장 주도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메타버스에 들어갈 입구와 같은 플랫폼이 많지 않고 메타플랫폼이 사실상 메타버스에 관심이 있는 게임이용자들에게 거의 유일한 종착역이라고 WSJ는 설명했다.
월스트리트 투자은행 스티펠의 마크 켈리 애널리스트 추산에 따르면 중국을 제외하고도 전세계에서 게임 이용자는 올해 말 25억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8년 안에 메타플랫폼이 전체 게임이용자의 40%만 확보해도 목표는 달성된다. 게임사용자들이 매년 5%씩 늘어난다는 켈리 애널리스트의 전망까지 감안하면 메타플랫폼의 사용자 10억명 유치 달성은 더 현실성이 커진다.
페이스북은 2016년 '마켓플레이스' 앱을 론칭했는데 지난해 1분기 기준 매월 활성사용자가 10억명이 넘었다. 또 페이스북 사용자의 10%가 2020년 론칭한 '숍'을 방문한다.
따라서 메타플랫폼 주식에 대한 매도세가 계속된다면 미래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에게 메타플랫폼은 최적의 저가매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WSJ는 덧붙였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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