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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우크라는 왜 러시아 침공 "임박" 표현에 민감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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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美·英, 대사관 직원 등 철수 아프간 같은 혼란 이미지 만들어"
"투자자에 영향 경제 어렵게 하고 사회적 불안 위험 증가시켜"
"정확하게 푸틴 찾는 구실돼…푸틴이 원하는 것 제공하는 꼴"
뉴시스

[루한스크=AP/뉴시스]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 최전방 진지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얼굴이 그려진 모형에 총알 자국이 남아있다. 2022.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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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현미 기자 = 우크라이나 정부는 왜 러시아의 침공이 '임박'했다는 표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일까.

이에 대해 영국 일간 가디언은 2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실제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할지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정부는 정치적·경제적·사회적으로 아프가니스탄과 같은 혼란과 충격 상태에 빠지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이런 상황이야말로 우크라이나를 아프가니스탄과 같은 혼란 속에 빠트려 "푸틴을 찾는 구실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이날 외신기자들을 상대로 한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병력이 충분치 않다고 거듭 주장했다.

러시아 침공이 임박했다는 표현은 미국 백악관이 가장 먼저 사용했으며,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지난 1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를 방문해 러시아의 "임박한" 군사작전은 "명백한 현재의 위험"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쿨레바 외무장관은 현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국경, 합병된 크림반도, 벨라루스 인근에 주둔하고 있는 러시아 병력은 "대규모 군사작전을 하기에는 불충분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가 전하는 메시지의 어조는 다르게 들릴리 모르지만 실제로 내용은 같다"면서 "모든 것이 가능하고, 우리는 가능한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8년 동안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러시아군과 전쟁을 벌여온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추가 침공을 시도할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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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네츠크=AP/뉴시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군인이 동부 도네츠크지역 최전방 진지에서 참호를 걷고 있다. 2022.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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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백악관은 이날 우크라이나의 불만을 의식한 듯 러시아의 공격이 임박했다는 언급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의도하지 않은 메시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와 서방의 이 같은 차이는 현재 위협에 대한 분석과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푸틴이 단지 서방의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서 허세를 부리는 것인지, 아니면 정말로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할 계획을 갖고 있는지를 놓고서 말이다.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모든 증거들을 저울질하며 같은 결론을 내리고 있지만, 다른 방식으로 대응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의 경우 러시아의 침공 가능성을 언급한 뒤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하나의 목소리를 내기를 꺼리던 프랑스와 독일을 규합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이번주 초 키예프에 다녀온 스티븐 피퍼 전 우크라이나 주재 미 대사는 "미 정부 내에선, 좀 더 경계하는 쪽으로 기우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은 유럽의 군사 동맹국과 파트너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 비용이 매우 크다는 것을 크렘린궁에 알리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여기서 목표는 크렘린궁에 대한 압박을 최대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런 움직임에 대해 "임박한" 전쟁에 대해 반복적으로 발언하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겁을 주고 우크라이나 내부 공황상태를 가중시키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 경제를 한계로 몰아갈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우크라이나 한 고위 관리는 "(서방이 지원하는) 무기는 매우 유용하지만 연금 수령자들에게 무기를 먹일 수는 없다. 모두가 내일 전쟁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경제는 진짜 곤경에 빠질 것"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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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의 이스트룸에서 기자회견 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 위기에 대해 "러시아에 재앙이 될 것"이라며 "러시아와 그 경제에 비싼 대가를 부과하고 상당한 피해를 줄 준비가 됐다"라고 경고했다. 2022.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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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우크라이나인들을 화나게 만든 한가지 요인은 미국과 영국이 일부 비필수 직원과 외교관들 가족들을 키예프 주재 대사관에서 철수시키고 미국인들에게 우크라이나를 떠나라고 권고한 것이다.

한 우크라이나 외교 소식통은 서방의 그 같은 움직임은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을 함락한 뒤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대사관 직원들을 철수시킨 것과 비슷한 상황으로 받아들여지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키예프는 카불이 아니며 우크라이나인들은 그 같은 결정이 우크라이나가 붕괴 직전의 국가라는 이미지로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국영 가스 회사인 나프토가즈(Naftogaz) 유리 비트렌코 최고경영자(CEO)도 위험은 매우 현실적이지만 공황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는 발언을 하는 것은 더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우리가 모두에게 일을 멈추고 참호를 파라고 말하면 내일 침공이 있으면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경제에 해로운 영향을 미치고, 내일 침공이 없으면 몇 달 안에 경제와 관련한 매우 끔찍한 결과를 알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것이야말로 푸틴이 개입하고 싶어하는 것을 제공하는 면이 있다면서, "경제적 문제가 발생하자마자 사회적 불안 위험이 증가하며, 그것은 정확하게 푸틴을 찾는 구실이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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