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표심 겨냥, “정시도 확대”
박스권 지지율 타개 위해 전력
포항 투자 등 홍준표공약 수용
윤석열 사드 추가 배치 공약에
“무책임한 발언” 공세 이어가
강화 최북단·안양 등 종횡무진
‘사드 추가 배치’ 한 줄 공약도
北에 피살된 공무원 유족 면담
강남역선 시민들에 새해 인사
선대위 해체 후 김종인 첫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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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설 연휴 내내 공약과 메시지 발표에 매진했다. 고향 안동을 방문해 대구·경북(TK)을 겨냥한 공약을 발표했다. 또 ‘3대 청년 공정정책’을 발표하며 사법고시 부활과 정시 확대를 약속했다. 전국 지하철·버스에 5G 공공와이파이 도입, 중고차 허위매물 강력 단속 등 생활밀착형 공약도 내놓았다. 박스권 지지율 타개를 위해 ‘유능함’과 ‘정책’ 메시지를 연일 쏟아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설 연휴 하루에 한 번꼴로 ‘임인년 국민과의 약속’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재했다. 4차례 글을 통해 △갈등 조장보다 국민 통합 △민생 대통령 △35조원 이상 추경 확보, 대통령 당선 시 긴급재정명령권한 발동을 통한 50조원 이상 재원 확보 △부패 기득권 카르텔 일소 등을 내걸었다.
지난달 31일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가 아니라 끝장’이라던 한 청년의 말이 가슴에 박힌다”며 사시 부활과 정시 확대 등을 약속했다. 사시 부활과 정시 확대는 보수진영을 중심으로 논의되던 주제다. 그러나 2030세대에서는 로스쿨이 오히려 법조인 진입 문턱을 높였다는 지적이 많고, 수시 전형 자체가 수험생들의 공정경쟁을 해친다는 불만의 목소리를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 고향인 경북 안동을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왼쪽)가 안동김씨 화수회에서 설 인사를 하고 있다. 민주당 선대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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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설에는 고향 안동의 석주 이상룡 선생 생가 임청각을 찾아 ‘육군사관학교 안동 이전’ 등 경북 공약을 발표했다. 또 경북에 미래형 친환경 자동차 부품산업·이차전지 산업·백신 의료산업 벨트를 구축하겠다고도 밝혔다. 국민의힘 경선에 출마했던 홍준표 의원 공약을 수용, 구미공단 스마트화의 조속한 완결과 포항 수소산업 발전을 위한 투자 확대도 공약했다. 이외에 층간소음 관리기준 강화, 전국 지하철·버스 5G 공공와이파이 도입, 중고차 허위매물 강력 단속 등 생활밀착형 공약도 제시했다.
그러면서도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겨냥한 공세도 계속 이어갔다. 윤 후보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 배치 공약에 대해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이 2020년 자유아시아방송과 인터뷰에서 “패트리엇과 그린파인 레이더 등 다른 미사일 방어시스템과 통합하면 방어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을 인용, “미측도 필요 없다는 사드를 중국 보복을 감수하며 추가 설치하겠다는 것은 무책임하다. 전쟁 나면 죽는 건 청년이고, 군사 긴장이 높아지면 어려운 경제가 더 악화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백만이 죽고 다친 후 이기는 것보다 지난할지언정 평화를 만들고 지키는 노력이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가 외국인 건강보험의 피부양자 등록요건을 강화하겠다고 하자 이를 ‘외국인 혐오’로 규정하고 “외국인 혐오 조장으로 득표하는 극우포퓰리즘은 나라와 국민에 유해하다. 나치 말로를 보라”고 꼬집었다. 그뿐 아니라 ‘증오 아닌 통합, 전쟁 아닌 평화, 유능한 경제대통령’이라는 단문 메시지를 통해 윤 후보를 저격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오른쪽)가 지난 1일 인천 강화도 강화풍물시장을 방문해 상인들과 인사하고 있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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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보·민생행보 집중한 尹… “北 위협서 국민 안전 사수”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설 연휴 기간 안보·민생 행보에 집중하며 정권교체의 필요성을 거듭 역설했다. 윤 후보는 선거대책위원회 해체 이후 처음으로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과도 통화했다.
윤 후보는 2일 공개 일정 없이 3일 있을 대선 후보 4자 TV토론 준비에 매진했다. 앞서 그는 설 연휴가 시작된 지난달 29일부터 전날까지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전날 윤 후보는 인천 강화군 최북단 강화평화전망대를 찾아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를 포함한 중층적 미사일 방어망으로 북한의 핵미사일로부터 수도권과 경기 북부 지역 국민의 안전을 확실히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지난달 30일엔 페이스북에 ‘사드 추가 배치’라는 한 줄 공약을 올렸다. 최근 북한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로 안보 위협이 고조되는 상황을 부각하는 동시에 보수 지지층 결집을 노린 행보다. 윤 후보는 이어 강화 풍물시장을 방문해 시장 상인과 지역 주민들에게 새해 인사를 하고 말린 새우, 가자미식해, 쑥떡, 젓갈, 김치, 방울토마토 등을 구입했다.
그는 지난달 31일엔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2020년 9월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배우자와 아들 등 유족과 면담했다. 이후 경기 안양시 안양소방서를 찾아가 소방관들의 어려움을 청취했다. 윤 후보는 또 안양역 인근에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적힌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그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 올린 설 메시지에선 “낡은 이념으로 국민 편 가르지 않고, 경제 도약을 이루는 데 모든 역량을 모으겠다”며 “나라의 번영을 열어가는 토대를 탄탄히 닦겠다. 분열이 아닌 통합의 대한민국으로 가겠다”고 밝혔다. 연휴 첫날인 지난달 29일 오후에는 사전 공지 없이 서울 강남역 개찰구 앞에서 90분가량 시민들에게 새해 인사를 건넸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 1월3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서해 피살 공무원 유가족과 면담하고 있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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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후보는 지난달 31일 김 전 총괄선대위원장에게 설 인사차 전화를 했다. 두 사람의 통화는 지난달 5일 선대위 해체 이후 첫 접촉이다. 통화에선 안부 인사 정도만 오갔다고 한다. 김 전 위원장은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사적인 전화”라고만 했다. 윤 후보는 연휴 기간 경선 경쟁자였던 유승민 전 의원 측과도 연락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준표 의원은 지난달 29일 선대본부 상임고문직을 수락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밖에도 윤 후보는 시민을 초대해 직접 요리한 음식을 제공하는 콘셉트의 유튜브 프로그램 ‘석열이형네 밥집’에 출연하는가 하면, 생활밀착형 공약인 ‘석열씨의 심쿵약속’ 24~28번째 공약을 매일 하나씩 발표했다. 윤 후보가 지난달 30일 내놓은 ‘외국인 건강보험 피부양자 등록요건 강화’ 공약을 두고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외국인 혐오 조장’이라는 등의 공세를 퍼붓자 국민의힘 정책본부는 이날 입장문을 내 “현행 의료제도의 문제점을 개선하자는 주장을 극우 포퓰리즘으로 몰아가는 건 ‘아무 말 대잔치’이자 흑색선전”이라고 반박했다.
김현우·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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