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경, 경기지사 비서에 대한 갑질 논란에 “심려끼쳐드려 송구”

[경향신문]
사무관 친분 통해 부탁한 점 사과
“상시 조력 받은 것 아냐” 선 그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부인 김혜경씨와 함께 설 명절인 1일 경북 안동시 안동 김씨 화수회를 방문,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민주당 선대위 제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배우자 김혜경씨가 이 후보의 경기지사 재직 시절 공무원을 통해 비서에게 사적 심부름 등 갑질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 2일 입장을 내고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송구하다”고 밝혔다. 경기지사 비서에게 심부름을 시킨 인물로 지목된 당시 사무관인 배모씨도 “당사자와 국민 여러분, 경기도청 공무원께 사과드린다”며 “이 후보 부부에게 잘 보이고 싶어 상식적인 선을 넘는 요구를 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이날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를 통해 보낸 입장문에서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다. 공과 사를 명료하게 가려야 했는데 배씨와 친분이 있어 모든 도움을 받았다”며 “있어서는 안될 일이 있었다. 그동안 고통을 받았을 A모 비서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생각하니 마음이 아린다”고 밝혔다. 다만 김씨는 “상시 조력을 받은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김씨는 이 후보 경기지사 시절 별정직 비서로 근무한 A씨에게 당시 사무관이던 배씨를 거쳐 음식 심부름을 하고 다른 사람 명의의 약을 지어오도록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에 대해 김씨는 “배씨와의 친분”을 통해 일부 부탁을 한 적은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사과의 뜻을 밝혔으나 모든 일을 시킨 것은 아니었다는 취지로 선을 그었다.

배씨도 이날 민주당 선대위를 통해 입장문을 내고 “A씨의 불만과 반발은 당연하다. 국민 여러분의 비판도 마땅한 지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어느 누구도 시키지 않은 일을 A씨에게 요구했다”며 이 후보나 김씨의 요구에 따라 A씨에게 일을 시킨 것은 아니라고 했다.

배씨는 약품을 대리 처방 받은 논란에 대해서는 “늦은 결혼과 임신에 대한 스트레스로 남몰래 호르몬제를 복용했다. 제가 복용할 목적으로 다른 사람이 처방받은 약을 구하려 한 사실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또 “도지사 음식 배달 등 여러 심부름도 제 치기 어린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밝혔다. 배씨는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 진행되는 수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며 “아울러 선거운동과 관련된 자원봉사 활동도 일절하지 않으며 반성하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덧붙였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공직자 배우자가 공과 사를 구분 못 하는 것은 치명적인 일이다. 비선실세는 바로 이렇게 탄생하는 것”이라며 “집안일을 공무원이 맡아서 해주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였다는 해명을 들으니 더더욱 어처구니가 없다”고 말했다.

최지현 국민의힘 선대본부 수석부대변인도 이날 구두논평을 내고 “배모 전 사무관을 사적 비서로 유용하기 위해 채용한 것 자체가 국고손실 범죄다.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배 (전) 사무관이 이재명 후보 성남시장 재직시부터 11년간 상시적으로 이러한 업무를 해 왔다는 점이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다”면서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답변을 회피하려는 속셈인 모양인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고 밝혔다.

윤승민·유설희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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