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설연휴 보낸 윤석열 후보
강화 최북단·안양 등 종횡무진
“사드 추가 배치” 한 줄 공약도
北 피살 공무원 유족과도 면담
강남역서 깜짝 새해 인사 나서
김종인과 통화… 결별 후 처음
유승민 측 연락 등 ‘원팀’ 행보
‘심쿵약속’ 하루 하나씩 발표도
외국인 건보 공약에 여야 설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설 연휴 첫날인 지난 1월 29일 서울 강남역을 찾아 시민들과 인사하며 기념촬영하고 있다. 국민의힘 선대본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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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2일까지 이어진 설 연휴 기간 안보·민생 행보에 집중하며 정권교체의 필요성을 거듭 역설했다. 윤 후보는 선거대책위원회 해체 이후 처음으로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과 통화하는 등 정권교체 ‘원팀’ 구성을 위한 행보도 이어갔다.
윤 후보는 이날 공개 일정 없이 3일 있을 대선 후보 4자 TV토론 준비에 매진했다. 대신 그는 설 연휴가 시작된 지난달 29일부터 전날까지 인천 강화군과 경기 안양시, 서울 강남구 등을 방문해 시민들과 만나고, 틈틈이 공약을 발표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전날 윤 후보는 강화군 최북단에 위치한 강화평화전망대를 찾아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를 포함한 중층적 미사일 방어망을 구축해 수도권과 경기 북부 지역까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확실히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달 30일 페이스북에 ‘사드 추가 배치’라는 한 줄 공약을 올린 바 있다. 최근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로 안보 위협이 고조되는 상황을 부각하는 동시에 보수 지지층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안보 이슈 띄우기로 ‘집토끼 잡기’를 노린 일정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윤 후보는 집권 시 남북관계 정상화로 평화통일과 공동번영을 추구할 것이라고도 공언했다. 이어 강화의 명소인 강화 풍물시장을 방문한 윤 후보는 시장 상인과 지역 주민들에게 새해 인사를 하고, 말린 새우, 가자미식해, 쑥떡, 젓갈, 김치, 방울토마토 등을 구입했다. 이 자리에서 윤 후보는 “여러분이 열망하는 정권교체를 반드시 이뤄내겠다”고도 다짐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 1월 3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서해 피살 공무원 유가족을 면담하고 있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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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난달 31일엔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2020년 9월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배우자와 아들 등 유족과 면담을 한 뒤 “정부는 정치·외교·경제적 실리도 쫓아야 하지만 자국민 안전·보호를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후 안양소방서를 찾아가 소방관들을 격려하고 어려움을 청취했다. 윤 후보는 “여러분이 고생하시는 것을 국민들도 많이 알고 계신다”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소방관들의 안전과 복리 후생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윤 후보는 안양역 인근에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적힌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윤 후보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 올린 설 메시지에서는 “책임 있는 변화로 희망을 만들 책임은 저와 국민의힘에 있다”며 “정권교체는 그 첫걸음”이라고 썼다. 그는 “낡은 이념으로 국민 편 가르지 않고, 경제 도약을 이루는 데 모든 역량을 모으겠다”며 “나라의 번영을 열어가는 그 토대를 탄탄히 닦겠다. 분열이 아닌 통합의 대한민국으로 가겠다”고도 적었다.
연휴 첫날인 지난달 29일 오후에는 서울 강남역 개찰구 앞에서 90분가량 시민들에게 새해 인사를 건넸다. 언론에 사전 공지 없이 진행된 ‘깜짝 일정’이었다. 이전에도 윤 후보는 여의도역과 을지로입구역 등에서 사전 공지 없이 출·퇴근길의 시민들을 만난 적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오른쪽)가 지난 1일 인천 강화도 강화풍물시장을 방문해 상인들과 인사하고 있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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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후보는 지난달 31일 김 전 총괄선대위원장에게 설 인사차 전화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그가 지난달 5일 선대위 해체를 선언하며 김 전 위원장과 갈라선 뒤 처음으로 접촉한 것이다. 다만 두 사람의 통화에선 안부 인사 정도만 오갔다고 한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사적인 전화(였다)”라고만 설명했다. 윤 후보는 연휴 기간 당내 경선 경쟁자였던 유승민 전 의원 측과도 연락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의 또 다른 경선 경쟁자인 홍준표 의원은 지난달 29일 선대본부 상임고문직을 수락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연휴 둘째날인 지난달 30일 윤 후보가 내놓은 ‘외국인 건강보험 피부양자 등록요건 강화’ 공약을 두고 여야 간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해당 공약이 ‘외국인 혐오 조장’이라며 윤 후보를 비판했다. 이에 국민의힘 정책본부는 이날 낸 입장문에서 “현행 의료제도의 문제점을 개선하자는 주장을 극우 포퓰리즘으로 몰아가는 건 ‘아무 말 대잔치’이자 흑색선전”이라고 받아쳤다. 국민의힘 이양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사드 추가 배치 공약과 함께 반중 정서를 이용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는 취재진의 지적에 “전혀 반중 정서와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한 다음, “피부양자로 등록하고 치료만 받고 (본국으로) 가는 ‘먹튀’에 가까운 행위는 제한돼야 마땅하다”고 역설했다.
이 밖에도 윤 후보는 일반 시민을 초대해 직접 요리한 김치찌개와 달걀말이를 제공하는 콘셉트의 유튜브 프로그램인 ‘석열이형네 밥집’에 출연하는가 하면, 생활밀착형 공약인 ‘석열씨의 심쿵약속’ 24~28번째 공약을 매일 하나씩 발표하는 등 정책 행보를 이어갔다. 이날 발표한 28번째 심쿵약속은 근로자가 원천징수영수증이 필요한 경우 온라인에서 즉시 발급받을 수 있도록 법적·제도적 시스템을 개선하겠다는 내용이다. 윤 후보는 전날 27번째 심쿵약속으로는 노년층을 위한 건강증진 프로그램 지원을, 지난달 31일 26번째 심쿵약속으로는 쓰레기 발생량을 줄이고 복잡한 쓰레기 분리배출 체계를 개선하는 내용 등을 각각 공약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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