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혼돈의 자산시장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기준금리를 5회 올릴 가능성을 최근 시사하고, 우크라이나 위기가 좀처럼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등 악재가 산적한 가운데에도 뉴욕 증시에서 기술주 반등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기술 공룡'으로 손꼽히는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호실적과 더불어 20대1 주식 분할을 발표해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는 가운데 기술주를 중심으로 저가 매수세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주가 급반등이 이뤄질 것이라는 희망 섞인 예상도 나온다.
월가 전문가들은 올 한 해를 통틀어 보면 변동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고 유가 상승세도 이어질 전망인 만큼 에너지를 비롯해 산업 부문별, 시장별로 주식 비중을 다양하게 구성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기준금리를 5회 올릴 가능성을 최근 시사하고, 우크라이나 위기가 좀처럼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등 악재가 산적한 가운데에도 뉴욕 증시에서 기술주 반등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기술 공룡'으로 손꼽히는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호실적과 더불어 20대1 주식 분할을 발표해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는 가운데 기술주를 중심으로 저가 매수세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주가 급반등이 이뤄질 것이라는 희망 섞인 예상도 나온다.
월가 전문가들은 올 한 해를 통틀어 보면 변동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고 유가 상승세도 이어질 전망인 만큼 에너지를 비롯해 산업 부문별, 시장별로 주식 비중을 다양하게 구성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달 첫 거래일인 1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는 대형주 중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기술주 중심인 나스닥종합주가지수가 각각 0.69%, 0.75% 상승하는 등 4대 대표주가지수가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월가 공포지수로 통하는 변동성지수(VIX)는 직전 거래일보다 11.56% 떨어졌고 세계 주요 반도체 기업 주가를 따르는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0.79% 올라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S&P500지수를 기준으로 11개 부문 중 에너지 부문이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지만 투자 기대감을 자극한 것은 기술주였다. 에너지 부문의 경우 '석유 공룡' 엑손모빌이 이날 개장 전 2021년 4분기(10~12월) 호실적을 발표한 영향으로 주가가 직전 거래일보다 6.49% 올라섰다. 이날 회사는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89억달러를 기록해 2014년 이후 7년 만에 가장 높은 성적을 냈고 2021년 한 해 총순이익은 230억달러로 2020년 순손실(224억달러)에서 흑자 전환했다고 밝혔다.
엑손모빌 주가는 올해 들어 27.21% 오른 상태다. 업계에서는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지난해 50% 이상 뛰어 연말에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선 뒤 올 들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으로 지정학적 긴장이 커진 여파가 겹치면서 배럴당 90달러로 오르는 등 국제유가 상승세가 석유 기업 주가를 끌어올렸다고 분석한다. 셰브론은 주주 배당금을 6% 늘리고 올해 최대 50억달러 규모로 자사주 매입에 나설 것이라며 '주주 친화 정책'을 발표해 투자자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그간 낙폭만 키워 온 기술주 주가도 반등을 노리는 분위기다. 이날 뉴욕 증시 마감 후 구글 모기업 알파벳과 중앙처리장치(CPU) 강자 어드밴스트 마이크로 디바이시스(AMD)가 지난 분기 호실적을 발표한 영향으로 두 종목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각각 9.16%, 10.46% 뛰어 추가 상승을 예고했다.
알파벳 투자자들은 주가 급등을 기대하고 있다. 알파벳 주식 분할은 2014년 이후 처음으로 주주 동의를 거치면 오는 7월 15일 장 마감 후 주식 1주를 20주로 쪼개는 주식 분할이 이뤄진다. 주식 분할은 지분 변동과 관련이 없지만 통상 기업이 자사주 주가 상승을 예상하고 실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투자자 측에는 호재로 통해왔다. 일례로 애플(2020년 7월 30일 발표)과 테슬라(2020년 8월 11일 발표)는 주식 분할 발표 후 바로 다음 날 주가가 각각 10.47%, 13.12% 뛴 적이 있다.
알파벳뿐 아니라 빅테크 기업들 주가는 이날 기준 최근 5거래일간 상승세를 기록한 상태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 등이 호실적을 내는 한편 유명 헤지펀드 투자자의 저점 매수세가 넷플릭스로 유입되면서 투심을 잡아끈 결과다.
월가에서는 단기 관점에서 석유 기업에 투자하는 한편 중장기 관점에서 우량 기술주를 매수해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날 마크 헤펠레 UBS 글로벌자산관리 최고투자책임자는 투자 메모를 통해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와 우크라이나 등 지정학적 리스크를 감안할 때 변동 장세가 이어질 것이고 이에 따라 기술주 주가가 8%가량 더 떨어질 수 있으므로 유럽 주식과 에너지·원자재를 사둘 만하다"면서도 "단기 역풍이 있더라도 기술주를 포기하기보다는 인공지능(AI)·빅데이터·사이버 보안·5세대(5G) 부문 기술주를 중장기 관점에서 담기를 권한다"고 언급했다.
이달 기술주가 급반등할 것이라는 예상도 눈에 띈다. 톰 리 펀드스트랫 공동설립자 겸 글로벌리서치책임자는 이날 CNBC와 인터뷰에서 개인투자자들이 빠르게 저점 매수 대열에 합류하며 기술주 주가를 떠받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2월은 V의 달이며 V는 밸런타인데이(2월 14일) 첫 글자가 아니라 주가 급반등을 의미하는 것"이라면서 "전반적인 약세장 예상 속에 기관투자자들이 신중한 분위기이며 소매 판매로 비춰본 소비심리가 8년 만에 최악이지만 지난달처럼 매도세가 컸을 때는 대칭적으로 격렬한 저점 매수세가 따르곤 했다"고 분석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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