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명 평균 연령 30세… 전권 맡겨
단문 공약·AI 尹 등 아이디어 톡톡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달 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청년보좌역들과의 간담회에서 질문을 듣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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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권과 직접 소통.‘
국민의힘 선대본부 변화를 주도하는 청년보좌역과 실무진들은 달라진 윤석열 후보의 원동력을 이같이 꼽았다. 윤 후보의 파격적 단문 메시지에 대해 “시대의 흐름에 맞춘 변화”라며 윤 후보의 혁신 에너지와 청년보좌역의 주문이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평가했다. 선대본부에는 21살의 이민형 청년보좌역부터 36살의 김성용 청년보좌역까지 평균 연령 30세 42명 보좌역이 근무 중이다.
◆“단문이 시대의 흐름”, 청년 변화 요구에 응답한 尹
메시지팀에서 일하는 윤희진(30) 청년보좌역은 2일 메시지가 간결해진 배경에 대해 “2030 세대를 향한 소통 오해를 풀 필살기가 단문 메시지였다. 단문 메시지가 시대가 흐름이었다”며 “윤 후보가 청년들 의견을 최종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윤 후보는 지난달 5일 선대위 개편 뒤 ‘성범죄 처벌 강화, 무고죄 처벌 강화’, ‘여성가족부 폐지’ 등의 단문 공약 발표로 시선을 끌었다. 단문 메시지 이전에는 기존의 메시지팀이 쓰는 원고에 청년 실무진들이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수준이었지만 최근에는 청년보좌역과 실무진들이 윤 후보의 메시지 초안을 잡고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강석훈 전 의원이 손을 보탠다. 윤 보좌역은 “시시각각 변하는 이슈에 따라서 자유롭게 제안한다”며 “후보 명의로 나가는 모든 메시지는 윤 후보가 단어 하나하나까지도 살펴본다. 모두 윤 후보가 쓰는 메시지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설명했다. 김찬영 청년본부 수석부본부장(40)은 “선대본부 규모가 줄면서 의사 결정 과정이 간소화되고, 청년보좌역과 실무자들의 메시지가 직접 보고되면서 가능하게 됐다”며 “묻혀 있던 좋은 아이디어들이 빛을 보고 있다”고 했다.
여성가족부 폐지 등 공약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짧은 메시지로 내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월27일 ‘주식양도세’를 폐지하겠다고 선언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페이스북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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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세대의 적극적인 지지를 끌어낸 계기였던 ‘여가부 폐지’ 공약 발표는 청년보좌역과 실무진들이 이끌었다. 청년본부에서 일하는 김서령(34·여) 청년보좌역은 “지난달 6일 열린 윤 후보와 청년보좌역들의 간담회뿐만 아니라 청년보좌역·실무진들 단체 대화방에서도 필요성을 계속 이야기했다”며 “‘여가부 폐지’ 공약 발표 이후에도 우리의 목소리가 적극적으로 반영되는 걸 보니 더 활발히 의견을 내게 됐다”고 말했다. 윤 보좌역은 “7자 공약이었지만 윤 후보에게 여가부 폐지를 왜 해야 하는지, 어떻게 득표에 도움되고 감표 영향은 어떻게 보완할 수 있을지 등을 상세히 정리해서 보고했다”며 “기존에 해왔던 (선거 캠페인) 방식이 효과가 없다는 것이 지지율로 증명되던 시점이었다. 변화에 강점이 실렸고 결국 윤 후보가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가부 폐지’ 공약이 미칠 파급력에 대해 “압도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말했다.
◆3달 준비 끝에 선보인 AI윤석열…재치 있는 답변 이끄는 청년들
최근 재치 있는 답변으로 화제를 끌고 있는 ‘AI윤석열’은 정책본부 소속 청년보좌역과 실무자 4명이 맡고 있다. 지난해 12월 선대위 출범식에서 공개된 AI윤석열은 ‘AI윤석열은 왜 도리도리 안 하나요’, ‘문재인 이재명, 동시에 물에 빠지면 누구 구할거가’, ’윤 후보의 MBTI 유형은 무엇인가요’ 등 정치 현안과 공약, 인터넷상 화제가 되는 이슈 등에 대한 답변으로 주목받았다. 최근 누적 조회수 100만뷰 이상을 달성했다.
AI윤석열 원고 작성에 참여하는 하경석(25) 청년보좌역은 “윤 후보가 전권을 맡겼다”며 “윤 후보의 딱딱한 이미지를 부드럽게 보완하고 정치를 꺼리는 국민께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매개체가 AI윤석열”이라고 평가했다. AI윤석열은 윤 후보의 공약 홈페이지인 ’윤석열 공약위키’를 통해 접수한 네티즌의 질문에 대해 1분 안의 짧은 분량으로 답변하고 있다. 이준석 대표가 이번 대선을 위해 준비한 ‘비단 주머니’ 중 하나로 이 대표는 지난해 9월 AI개발업체 ‘딥브레인‘과 AI윤석열 제작을 추진했다. AI윤석열은 지난해 12월 선대위 출범식에서 처음 공개됐다. 하 보좌역은 “무겁게 답변하기 보다는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을 활용해 재치있게 답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하루에 세 편 정도 제작한다. 한 편당 2∼3시간이면 제작이 끝난다”고 소개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 1월14일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에 위치한 신신예식장을 방문해 무료 예식 봉사로 잘 알려진 백낙삼·최필순 부부와 만남을 갖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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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것의 청년보좌역·실무진 의견 매일 보고…尹 수시로 직접 보고”
김서령 청년보좌역은 “윤 후보가 지난달 경남 창원의 무료예식봉사 노부부를 만난 일정은 일정TF 소속 청년들이 건의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윤 후보는 지난달 경남 창원 마산합포구 신신예식장을 찾아 55년 동안 무료 예식 봉사를 한 백낙삼·최필순 부부를 만났다. 윤 후보는 청년보좌역과 실무진이 제안한 일정의 경우 수시로 아이디어를 낸 이들을 불러 대면 보고를 받는 등 직접 소통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 김찬영 수석부본부장은 “청년본부가 매일 각 본부에서 일하는 청년보좌역과 실무진들이 낸 아이디어와 각종 제안을 종합해서 일일 보고 형식으로 직접 후보실에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년보좌역과 실무진들이 낸 의견은 매일 2∼3쪽 분량의 보고서로 정리돼 후보실과 상황실에 모두 공유된다.
홍보미디어본부에서 일하는 이단비(30·여) 청년보좌역은 “눈치 주는 사람이 전혀 없다. 오히려 더 많은 목소리와 아이디어를 내 달라고 주문한다”며 “‘윤석열차’ 준비를 비롯해 선대본부 슬로건 교체와 각종 실무에 참여 중”이라고 했다. 이어 “홍보는 어떻게 보면 아이디어로 경쟁하는 분야인 만큼 젊은 실무자의 의견이 많이 반영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 1월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청년보좌역들과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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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세대와 선대본부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하는 청년보좌역과 실무진들은 대선 과정은 물론, 대선 이후에도 2030 세대 민심을 읽는 노력을 멈추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희진 청년보좌역은 “2030 세대는 진영 논리에 갇혀 있지 않다. 특히 2030 무당층은 투표장에 가기 전까지도 누구를 뽑을지 계속 고민할 것”이라며 “2030 세대는 민심의 풍향계다. 만약 집권 후에 선거 기간과 다른 모습을 보여서 실망감을 준다면 2030 세대는 언제든지 지지를 철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단비 청년보좌역은 “진영 논리가 아니라 후보가 내는 공약을 보고 판단하게 될 것이다. 거대 담론보다는 내 생활에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공약이 필요한 거 같다”고 말했다.
이창훈·김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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