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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차기 대선 경쟁

尹 “국민 밥상에 숟가락” VS 李 “극우 포퓰리즘”…‘외국인 건강보험’ 엇갈린 시선에 양당도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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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 법 감정 맞는 대책 절실”에…이재명 “혐오 정치는 안 돼” / 민주당도 “국수적 선동”이라며 尹 겨냥…국민의힘 “희대의 선동가 이재명다운 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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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사진 오른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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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의 건강보험 문제를 둘러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엇갈린 생각이 설 연휴 양당의 충돌로 이어졌다. 윤 후보가 외국인의 ‘피부양자 등록 요건 강화’를 공약으로 내걸고 국민의 법 감정에 맞는 대책이 절실하다고 하자, 이 후보가 “혐오 정치는 안 된다”고 맞받으면서다. 이 후보 거들기에 나선 민주당은 “국수적 선동”이라는 말로 윤 후보를 겨냥했고, 국민의힘은 “본말을 호도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윤석열 “밥상에 숟가락 얹는 외국인 건강보험 문제 해결, 건강보험은 소중한 자산”

앞서 윤 후보는 지난달 3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국민이 잘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얹는 외국인 건강보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2021년말 기준 외국인 직장가입자 중 피부양자를 많이 등록한 상위 10명을 보면, 무려 7~10명을 등록했다”며 “한 가입자의 경우 두 아들과 며느리, 손자들까지 등록해 온 가족이 우리나라 건보 혜택을 누린다”고 밝혔다.

이어 “외국인 건강보험 급여지급 상위 10명 중 8명이 중국인으로 특정 국적에 편중됐으며, 이 중 6명이 피부양자였다”며 “가장 많은 혜택을 누린 중국인은 피부양자 자격으로 약 33억원의 건보급여를 받았으나 (이 중) 약 10%만 본인이 부담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외국인 가입자는 한국에서 6개월 이상 거주 등 요건을 갖춰야 하지만, 등록된 피부양자는 거주기간과 관계없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며 “치료만 받으러 왔다 바로 출국하는 ‘원정 진료’가 가능한 이유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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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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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후보는 “우리 건강보험제도는 40년 이상 국민이 피땀 흘려 만든 소중한 자산”이라며, “우리 국민이 느끼는 불공정과 허탈감을 해소할 방안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도 약속했다.

같은 당 강기윤 의원도 국정감사 시즌인 2020년 10월,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외국인 건강보험 수급 관련 자료를 근거로 “일부 외국인이 진료 목적으로 입국해 국내에서 의료쇼핑의 보험 혜택을 받고 출국하거나 단기간 체류 후 건보재정을 지원받고 고국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강 의원은 “현행법에 따르면 건강보험은 원칙적으로는 우리나라 국민이 대상임에도 외국인이 특례 규정에 의해 국내에 6개월 이상만 거주하면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며 “거주기간 기준을 1년 이상으로 강화해 우리나라 국민들과의 형평성을 도모할 필요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오히려 내국인이 득 봐, 극우 포퓰리즘은 나라와 국민에 유해”

이 후보는 지난 1일 오후 자신의 SNS에서 “윤 후보님, 외국인이 의료보험에 편승한다고 하시지만, 사실은 외국인들 의료보험은 연간 5000억원 이상 흑자, 즉 오히려 내국인이 득을 보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외국인 혐오 조장으로 득표하는 극우 포퓰리즘은 나라와 국민에 유해하다”며 “나치의 말로를 보라”고 강조했다. 특히 “혐오와 증오 부추기고 갈등 분열 조장하는 것은 구태 여의도 정치”라며 “급하시더라도 잘 하기 경쟁하는 통합정치의 정도를 가자”는 메시지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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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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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는 이러한 글을 적으면서, 청년 노동자이자 칼럼니스트인 천현우씨의 글도 공유했다. 천씨는 같은날 오전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경남의 중공업 노동은 이제 외국인 없인 안 돌아간다”며 “우리가 이 지경인데 농어촌은 말할 것도 없다”고 적었다. 이어 “그런데 누구는 우리가 열심히 만든 건보 체계에 ‘일부’가 숟가락을 얹는다며 대단한 문제인 양 혐오를 부추긴다”고 했는데, 이는 윤 후보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그는 자신도 외국인 혐오자였으나 현장 노동에서 그러한 인식이 바뀌었다고 글에서 언급했다.

◆민주 “윤 후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국민의힘 “문제점 개선 주장을 극우 포퓰리즘이라 몰아”

전용기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도 같은날 브리핑에서 “외국인 건강보험 재정수지는 2017년부터 4년간 약 1조5595억원의 흑자를 내고 있다”며 “숟가락만 얹는다는 윤 후보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이 후보의 글에 힘을 실어줬다. 전 대변인은 “건강보험을 부당·과다 이용하는 사례가 없지 않아 국민께서 허탈감을 느끼시는 게 사실이지만 이것은 국적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사례를 봐도 내·외국인의 차이가 없고, 필요한 건 제도의 개선이지 외국인에 대한 배제와 차별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외국인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조장하는 윤석열 후보의 주장에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명한다”며 “윤석열 후보는 글로벌 코리아의 미래를 망치려는 국수적 선동을 중단하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2일 입장문에서 “현행 의료제도의 문제점을 개선하자는 주장을 극우 포퓰리즘으로 몰아가는 것은 아무 말 대잔치이자 흑색선전”이라고 직격했다. 이어 “본말을 호도하고 있다”며 “희대의 선동가이자 포퓰리스트인 이재명 후보다운 발상”이라고 비꼬았다. 아울러 “윤석열 후보의 메시지는 일부 외국인의 과도하고 부당한 건강보험 이용에 대해 국민의 우려가 있어, 이를 바로잡아 건강보험제도를 보다 공정하게 만들겠다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상대 후보에 대해 근거 없는 비난을 하기에 앞서 건강보험제도의 공정성과 지속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한 합리적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대통령 후보로서 책임 있는 자세”라고 지적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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