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5 (월)

이슈 동학개미들의 주식 열풍

李 "부자감세 반대" 尹 "주식 양도세 폐지"…동학개미 표심잡기 이어지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동학개미 투자자들의 표심을 얻기 위한 대통령 후보들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여당과 야당 대선주자의 지지율 격차가 미세한 상황에서 1500만명이 넘는 주식 투자자들의 표 밭은 의미가 적지 않다. 후보들이 주식 투자자를 염두에 둔 공약을 조금씩 내긴 했으나 설 밑 행보가 무척 빨라졌는데, 명절 이후 동학개미들의 반응이 어떻게 나올지 주목된다. 표밭이 상당한 만큼 한번 방향이 정해지면 대선주자 지지도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먼저 불을 붙인 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다. 지난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주식양도세 폐지'라는 7글자 게시물을 올리며 정식 공약으로 내세웠다. 코로나19(COVID-19) 국면에 가려져 있긴 하지만 주식시장에서 양도차익 과세와 공매도는 뜨거운 감자였다. 대선후보들은 주식 양도차익 과세에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는데, 윤 후보가 불을 당기며 큰 이슈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머니투데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여기에 원희룡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정책본부장이 힘을 더했다. 원 본부장은 이날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선대본-원내지도부 연석회의에서 "미국 증시가 곤두박질 치면서 미장(미국증시)에 목을 매는 젊은 세대, 4050 동학개미들은 밤잠을 못 이룬다"며 "부동산 폭등 때문에 내 집 한 칸 마련할 수 있는 희망을 잃고, 자산 형성을 저금리 시대에 저축으로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주식 양도차익 과세 폐지론에 힘을 보탰다.

그는 "양도세가 물리면서 투자자들이 외국 시장을 빠져나갈 때 받는 피해로 한국증시 추락이 가속화되고, 개미 투자자가 막판 덤태기를 쓴다"며 "개미 투자자 보호를 위해 대주주 지분율, 보유 금액과 관계 없이 양도세 전면 폐지가 윤 후보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양도차익 과세는 주식 시장이 안정되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상당히 극복한 이후에 도입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윤 후보의 공약은 이날 주식시장에서 큰 화두가 됐다. 개인 뿐 아니라 기관투자자까지도 막연한 부담감을 갖고 있던 이슈였기 때문에 시장에서 큰 반향이 일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도 반격에 나섰다. 그는 '부자감세 반대'라는 여섯 글자를 페이스북에 올렸다. 주식부자의 '공짜 대물림'은 공정과 상식에 맞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개미투자자 보호를 명분으로 대주주 거래에 대해 전면 면세 방침을 내놓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신 이 후보측은 △연기금 주식시장 안정 책임 △물적분할 후 재상장 금지 △주식공매도 형평성 확행 △주가조작 시장교란 엄벌 등을 내세웠다. 양도차익 과세 못지않게 최근 주식시장에서 이슈가 되는 것들이다. 그러나 대부분은 현재 추진해오고 있는 사안이라 파급력 측면에선 다소 약해 보인다는 반응이 증권가에서 나왔다.

한 증권사 임원은 "이 후보의 주식시장 공약은 풀어야 할 숙제들이고, 시장의 정론이기는 하지만 파격적이지는 않았다"며 "투자자들이 공감하려면 기대치를 높이는 약속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윤 후보나 이 후보가 주식시장에 약속을 했다 해서 쉽게 문제가 풀리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양도차익 과세 폐지는 국회 동의를 받아야 하고, 불적분할 후 재상장 금지와 공매도 형평성 확보도 법, 제도적 측면에서 당장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머니투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반준환 기자 abcd@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