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오른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지난 1월 18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2022년 소상공인연합회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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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31일 양자 토론이 사실상 불발됐다.
이날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민의힘 토론협상단장 성일종 의원은 이날 여의도 당사 기자회견에서 이날 계획했던 양자 토론이 민주당의 ‘자료 없이 토론하자’는 요구로 개최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성 의원은 “저희는 이 토론을 꼭 성사시키고 싶었다”며 “지금 현재 시간으로 보면 상당히 물리적으로 세팅(준비)하고 하는 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성 의원은 협상 핵심 쟁점인 자료 지참을 민주당이 반대하는 것을 두고 “결국 이재명 후보는 대장동 의혹 검증을 회피하기 위해 이번 양자토론을 거부하려는 듯하다”고 말했다.
성 의원은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후보자 토론회 관리규정 제9조의 ‘A3 용지 규격 이내의 서류·도표·그림·그 밖의 참고자료를 사용할 수 있다’를 언급하면서 “규정상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것을 이재명 후보가 무슨 명분으로 막겠다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그는 이어 “이재명 후보가 토론회에서 또 말재주를 부릴 때 정확한 팩트를 제시하며 반박해야만 진실을 밝힐 수 있다”며 “‘자료 없는 토론’을 끝까지 고집하는 것은 곧 이재명 후보가 이번 양자토론에서도 거짓말로 일관하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성 의원은 이날 오전에도 민주당 협상단을 기다렸지만, 연락이 없었다면서 “당장 양자토론을 기대했던 국민들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방송사가 2월 3일로 계획 중인 4자 TV토론에 대해서는 “4자 토론은 저희가 다 수용했다”며 참석 의사를 재확인했다.
한편 민주당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오전 논평을 내고 “이 후보는 국민의힘의 제안을 대승적 차원에서 수용했다. 지금까지 윤 후보가 요구한 모든 조건을 전부 수용한 것”이라며 “이 후보는 토론 성사를 위해서 계속 양보하는 결단을 내렸고 이제는 윤 후보가 대답할 차례”라고 주장했다.
고 수석대변인은 “대한민국의 국정을 운영하겠다고 나온 후보가 보좌진이 써 준 모범답안 없이는 국정이나 정책에 대해서 토론할 능력이 없다니 참으로 딱하다”며 “국민께서 바라는 후보는 남이 적어준 답변대로 말하는 후보, 짜인 시나리오에 따라 연기하는 후보는 아닐 것”이라고 비판했다.
권혁기 공보부단장은 “양자 토론과 관련한 우리 입장은 고 수석대변인의 논평이 전부다. 추가 의견은 없다”며 협상 진척을 위한 입장 변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연합뉴스는 “국민의힘은 어제 자정까지 협상장에서 기다린 듯한 언론 플레이를 했다”며 “서로 밤늦게까지 연락했고 국민의힘에선 ‘입장변화가 없다’고 답까지 보내왔다. 현재로선 오늘 개최는 물 건너갔다”는 민주당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양당은 날 선 신경전을 벌이면서도 먼저 명시적인 토론회 불발 선언을 하지는 않았다. 양자 토론이 무산되더라도 그 책임을 상대에 넘기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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