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주제에 이어 '자료 지참' 여부로 이견 촉발… 물밑 협상에도 토론 무산 가능성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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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간 양자 토론 실무협상에 난항이 반복되고 있다. 이 후보가 "원하는 대로 주제 없이 자료 없이 토론하자"고 제안에 나섰지만 이제는 자료 지참 여부를 놓고 팽팽히 맞서는 상황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양자 토론 추진에 강력 반발하며 철야 농성에 나서기로 했다.
30일 이 후보와 윤 후보 측 토론 협상단은 오후에도 양자 토론을 위한 실무협상을 진행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오전 실무협상에서는 민주당이 국정 전반에 대해 기본적 주제를 정하고 부문별 토론을 주장한 데 대해 국민의힘이 주제 제한 없는 토론을 요구하며 갈등이 불거졌다.
급기야 이 후보가 양자 토론에 대해 "원하는 대로 주제 없이 자료 없이 토론하자"고 제안했다. 양당의 토론 실무 협상이 평행선을 달리자 이 후보가 내린 결단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토론시 후보 자료 지참 여부를 놓고 이견이 나왔다. 자료 지참 여부에 대해 민주당은 자료 없이 후보의 평소 식견대로 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국민의힘은 판넬 형식은 제외하더라도 대장동 등 복잡한 사안 등에 대해서는 메모 형식은 허용해야 한다고 맞섰다.
협상 후 기자들과 만난 박주민 민주당 측 협상단장은 "토론 주제 없이, 칸막이 나누는 것 없이 하는 것 다 양보했다"며 "자료 없이 정정당당하게 준비해와서 준비된 바를 보여주자는 것 단 하나 그거조차 못하겠다고 한다"고 비난했다.
국민의힘 측도 맞섰다. 성일종 협상단장은 "국민 판단에 도움이 되려면 어떤 자료든 범죄혐의와 관련된 토론에 있어서는 안 받을 이유가 없다. 그건 고발사주든 대장동이든 같다. 전원 다 갖고 오시라"며 "국정철학이 없고 뭘 몰라서 메모를 갖고 가려고 한다고? 국정 철학이 무슨 메모를 갖고 갈 상황인가. 너무 치졸한 프레임을 씌우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현재 양측은 물밑에서 계속 합의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각에선 당장 내일로 잡힌 토론이 연기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안철수 후보와 심상정 후보의 반발도 거세다. 안 후보는 법원의 가처분 인용으로 양자 TV토론이 금지됐는데도 양당이 '담합토론'을 강행한다고 규탄했다. 심 후보도 대선전략위원회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양자토론 움직임을 강하게 비난했다. 두 당이 담합하면 법도 소용없고 모든 것을 입맛대로 할 수 있다는 오만한 패권 정치가 아니고 무엇이겠느냐며 불법적 토론을 결코 좌시하지 않고 저지하기 위한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급기야 이들은 국회에서 철야 농성에 돌입한다고 예고했다. 안 후보는 오후 5시부터, 심 후보는 6시부터 국회에서 철야 농성에 들어갈 예정이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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