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현석 기자] 지난해 화물 운송 호조로 실적이 대폭 개선된 대한항공이 마냥 웃지 못하고 있다. 치솟고 있는 원유 가격으로 인해 항공유에 대한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다.
2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9조168억원에 영업이익 1조418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18.5%, 영업이익은 1201.9% 증가다. 4분기는 깜짝 실적이다. 시장 전망치였던 매출액 2조7870억원과 영업이익 5617억원 대비 각각 각각 4.35%, 25.09% 늘어난 2조9075억원과 7038억원을 달성했다.
화물이 효자였다. 화물 사업에서만 전체 매출액의 75%에 달하는 2조1806억원을 달성했다. 미주 노선을 중심으로 전세계 화물 수출 회복과 주요 항만 및 공항에서의 병목현상 심화 영향으로 화물 수송이 증가한 것이 영향을 끼쳤다.
지난해에 이어서 올해도 매출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화물 호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항공 화물 운임지수인 TAC 지수의 지난해 12월 홍콩∼북미 노선 운임은 1㎏당 12.72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여객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의 변이인 오미크론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하반기에는 어느 정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계절적 비수기인 1분기에 진입했으나 화물 운임은 여전히 견조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여객 수요가 의미 있게 회복되기 전까지 항공 화물 공급력은 완전히 회복되기 어려운 가운데 미국의 낮은 소매 재고 등을 감안할 때 최소 상반기까지는 물동량이 견조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만 영업이익 측면에서는 부담 요소가 있다. 원유 가격이다. 2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의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0.21달러(0.2%) 오른 배럴당 86.82달러를 기록했다. 올해만 해도 15% 상승이다. 국내 항공사의 고정비용 지출 중 유류비가 20~30%를 차지하는 만큼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전망한 올해 대한항공의 매출액 전망치는 10조5793억원으로 전년 대비 17.33% 증가다. 반면 영업이익은 1조1136억원으로 21.46%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원유 가격 인상은 항공업계에 부담이 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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