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우의 MLB+] 2022 메이저리그 최고의 지명타자 TOP 10

[스포티비뉴스=이현우 칼럼니스트] 메이저리그 현역 최고의 전문 지명타자는 누구일까?

폭풍처럼 몰아쳤던 자유계약선수(FA) 영입전이 끝나고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겨울 이적 시장은 차갑게 얼어붙었다. 메이저리그는 지난 12월 2일(한국시간) 직장 폐쇄(Lock-out)에 돌입했다. 직장 폐쇄란 노사쟁의가 일어났을 때 사용자가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사업장을 폐쇄하는 것을 말한다. 이에 따라 메이저리그의 FA 계약 및 트레이드를 비롯한 모든 행정 업무가 중지되고, 윈터미팅을 비롯한 각종 겨울 행사 역시 무기한 연기됐다.

그러면서 거의 한 달 반 넘게 메이저리그 관련 새로운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메이저리그 팬들의 가슴을 뜨겁게 할 수 있는 이야깃거리들이 있다. 포지션별 최고의 선수를 놓고 논쟁하는 것도 그중 하나다. 현역 메이저리거 가운데 포지션별로 내년 시즌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칠 선수를 10명씩 선정했다. 순위는 지난 3-4년간 거둔 성적을 기반으로 하되 최근 성적에 가중치를 두고 메겼다.

2022시즌을 앞둔 현시점에서 메이저리그 최고의 지명타자 10명을 살펴보자.

1. 오타니 쇼헤이 (만 27세/ 우투좌타/ LA 에인절스)

2018 : 타율 .285 22홈런 OPS .925 WAR 2.7
2019 : 타율 .286 18홈런 OPS .848 WAR 2.5
2020 : 타율 .190 7홈런 OPS .657 WAR 0.0
2021 : 타율 .257 46홈런 OPS .965 WAR 4.9
통산 409경기 370안타 93홈런 247타점 타율 .264 OPS .890 WAR 10.2승

2021시즌은 그야말로 오타니의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오타니는 타자로 155경기에 출전해 46홈런 100타점 26도루 타율 .257 OPS .965 bWAR(베이스볼레퍼런스 기반 승리 기여도) 4.9승, 투수로 9승 2패 130.1이닝 156탈삼진 평균자책 3.18 bWAR 4.1승을 기록하면서 역대 11번째로 만장일치 아메리칸리그(AL) MVP에 올랐다. 2021시즌 오타니의 활약이 특별한 이유는 '현대 야구에선 투타겸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편견을 깨고, 세계 최고의 리그인 메이저리그에서 투수와 타자로 번갈아 출전하며 양쪽 모두 상위권 성적을 기록했다는 데 있다.

하지만 타격 성적만 떼어놓고 보더라도 오타니는 풀타임 지명타자 중 가장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실제로 오타니는 46홈런으로 AL 3위, OPS(출루율+장타율) .965로 2위, wRC+(조정 득점창출력) 152로 2위에 오르면서 생애 첫 지명타자 부문 실버슬러거를 차지했다. MLB 진출 이후로 살펴보더라도 오타니는 2021시즌 전까지 투수로선 팔꿈치 수술 여파로 53.1이닝 투구에 그친 반면, 타자로선 2019-20시즌 연평균 105경기 20홈런 62타점 타율 .286 OPS .884를 기록, 부상 및 개막 연기 이슈가 있었던 2020시즌을 제외하면 늘 뛰어난 생산력을 보였다.

2. JD 마르티네스 (만 34세/ 우투우타/ 보스턴 레드삭스)

2018 : 타율 .330 43홈런 OPS 1.031 WAR 6.7
2019 : 타율 .304 36홈런 OPS .939 WAR 3.5
2020 : 타율 .213 7홈런 OPS .680 WAR -0.7
2021 : 타율 .286 28홈런 OPS .867 WAR 3.0
통산 1270경기 1376안타 266홈런 837타점 타율 .290 OPS .881 WAR 26.8승

J.D. 마르티네스는 2021시즌 148경기에서 타율 .286 28홈런 99타점 OPS .867 bWAR 3.0승을 기록, 단축 시즌으로 진행됐던 2020시즌 부진을 딛고 반등에 성공했다. 2009년 신인 드래프트 20라운드 전체 611번째로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지명을 받은 마르티네스는 2011시즌 중반 필라델피아로 트레이드된 팀의 간판 외야수 헌터 펜스의 대체자로 빅리그에 데뷔했다. 하지만 데뷔 후 3년간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한 그는 2014시즌을 앞두고 휴스턴으로부터 방출됐다.

이후 디트로이트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절치부심한 마르티네스는 타격 인스트럭터인 로버트 반 스코욕(現 다저스 타격코치)의 도움을 받아 스윙을 수정, 2014시즌부터 2019시즌까지 6년간 평균 타율 .307 34홈런 98타점 OPS .954를 기록하며 빅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 중 한 명으로 거듭났다. 지난 2018년 보스턴과 5년 1억 1000만 달러(약 1303억 원)에 FA 계약을 맺은 그는 2021시즌 종료 후 옵트아웃을 선언할 수 있었지만, 팀에 남는 것을 선택했다.

3. 카일 슈와버 (만 28세/ 우투좌타/ FA)

2018 : 타율 .238 26홈런 OPS .823 WAR 2.1
2019 : 타율 .250 38홈런 OPS .871 WAR 2.3
2020 : 타율 .188 11홈런 OPS .701 WAR 0.1
2021 : 타율 .266 32홈런 OPS .928 WAR 3.1
통산 664경기 522안타 153홈런 350타점 타율 .237 OPS .836 WAR 9.0승

카일 슈와버는 2021시즌 113경기에 출전해 타율 .266 32홈런 71타점 OPS .928 bWAR 3.0승을 기록, 2020시즌 부진 후 그를 논텐더한 시카고 컵스 프런트진이 후회하도록 만들었다. 5월까지 타율 .230 9홈런 OPS .766에 그쳤던 슈와버는 6월에만 16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NL 이달의 선수에 선정됐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7월에는 2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보스턴으로 트레이드 된 이후 41경기에서 타율 .291 7홈런 OPS .957를 기록하면서 팀의 가을야구 진출을 이끌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수비다. 슈와버는 컵스 시절 좌익수에서 매우 불안한 수비를 펼쳤고, 보스턴의 사정상 어쩔 수 없이 출전하긴 했지만 1루수로 나선 경기에선 정도가 더 심했다. 이는 2021시즌을 앞두고 슈와버가 논테더된 원인이기도 했다. 하지만 2021시즌을 마치고 FA가 된 슈와버에게 다행인 점이 있다. 바로 2022시즌부턴 내셔널리그(NL)에도 지명타자가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슈와버의 영입을 원하는 팀들도 많아질 수밖에 없다.

4. 요르단 알바레즈 (만 24세/ 우투좌타/ 휴스턴 애스트로스)

2019 : 타율 .313 27홈런 OPS 1.067 WAR 3.8
2020 : 타율 .250 1홈런 OPS .958 WAR 0.1
2021 : 타율 .277 33홈런 OPS .877 WAR 3.0
통산 233경기 249안타 61홈런 186타점 타율 .290 OPS .948 WAR 6.9승

요르단 알바레즈는 무릎 수술을 받고 돌아온 2021시즌 타율 .277 33홈런 104타점 OPS .877 bWAR 3.0승을 기록, 반등에 성공했다. 쿠바 출신인 알바레즈는 2016년 다저스와 200만 달러에 국제 유망주 계약을 맺고 미국에 상륙했다. 하지만 불펜이 필요했던 다저스는 계약 후 2달이 지나기도 전에 조시 필즈의 대가로 그를 휴스턴에 보냈다. 3년 뒤인 2019시즌 빅리그에 데뷔한 알바레즈는 만장일치로 AL 신인왕을 차지하며 '쿠바산 괴물'의 등장을 알렸다.

5. 지안카를로 스탠튼 (만 32세/ 우투우타/ 뉴욕 양키스)

2018 : 타율 .266 38홈런 OPS .852 WAR 4.4
2019 : 타율 .288 3홈런 OPS .894 WAR 0.6
2020 : 타율 .250 4홈런 OPS .887 WAR 0.6
2021 : 타율 .273 35홈런 OPS .870 WAR 3.1
통산 1324경기 1299안타 347홈런 893타점 타율 .268 OPS .901 WAR 44.1승

지안카를로 스탠튼은 2021시즌 139경기에서 타율 .273 35홈런 97타점 OPS .870 bWAR 3.1승을 기록하며 모처럼 건강한 한 해를 보냈다. 스탠튼은 2017시즌 마이애미에서 타율 .281 59홈런 132타점으로 MVP에 선정된 후 2018시즌부터 양키스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양키스 이적 후 스탠튼이 보인 활약은 13년 3억 2500만 달러란 몸값에 걸맞지 않았다. 부상으로 합계 41경기 출전에 그쳤던 2019-20시즌을 만회하기 위해선 지금보다 좋은 성적을 기록할 필요가 있다.

6. 넬슨 크루즈 (만 41세/ 우투우타/ FA)

2018 : 타율 .256 37홈런 OPS .850 WAR 2.9
2019 : 타율 .311 41홈런 OPS 1.031 WAR 4.4
2020 : 타율 .303 16홈런 OPS .992 WAR 1.9
2021 : 타율 .265 32홈런 OPS .832 WAR 2.6
통산 1882경기 1913안타 449홈런 1238타점 타율 .277 OPS .873 WAR 42.4승

넬슨 크루즈는 2021시즌에도 타율 .265 32홈런 86타점 OPS .832 bWAR 2.6승을 기록, 나이가 믿기지 않는 활약을 펼쳤다. 단, 미네소타에선 타율 .294 19홈런 50타점 OPS .904를 기록한 반면, 시즌 중반 탬파베이로 이적한 후에는 타율 .226 13홈런 36타점 OPS .725에 그치며 바이오제네시스 스캔들로 50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받은 2013시즌 이후 처음으로 성적이 하락했다. 만 41세에 보인 노쇠화의 전조 증상은 그를 영입하려는 팀에게 상당한 불안 요소로 비춰질 것이다.

7. 일로이 히메네스 (만 25세/ 우투우타/ 시카고 화이트삭스)

2019 : 타율 .267 31홈런 OPS .828 WAR 1.5
2020 : 타율 .296 14홈런 OPS .891 WAR 1.4
2021 : 타율 .249 10홈런 OPS .740 WAR 0.7
통산 232경기 241안타 55홈런 157타점 타율 .270 OPS .822 WAR 3.5승

일로이 히메네스는 2021시즌 시작 전 시범경기에서 수비 중 왼쪽 가슴 근육이 파열되는 부상을 입으면서 타율 .249 10홈런 37타점으로 데뷔 후 최악의 성적을 남겼다. 2018년 AAA 55경기에서 타율 .355 12홈런 OPS .996을 기록하며 게레로 주니어, 타티스 주니어에 이어 MLB.com 유망주 랭킹 3위에 선정된 히메네스는 빅리그에서 아직 1경기도 뛰지 않았던 2019년 3월 화이트삭스와 8년 최대 7500만 달러에 계약했다. 데뷔 첫해에 31홈런을 치고, 2년 차에 실버슬러거를 수상했음에도 불구하고 히메네스에겐 여전히 더 발전할 수 있는 여지가 남았다.

8. 프란밀 레예스 (만 26세/ 우투우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2018 : 타율 .280 16홈런 OPS .838 WAR 1.5
2019 : 타율 .249 37홈런 OPS .822 WAR 0.3
2020 : 타율 .275 9홈런 OPS .795 WAR 0.4
2021 : 타율 .254 30홈런 OPS .846 WAR 1.6
통산 411경기 360안타 92홈런 231타점 타율 .260 OPS .828 WAR 3.7승

프란밀 레예스는 2021시즌 115경기에 출전해 타율 .254 30홈런 85타점 OPS .846 bWAR 1.6승을 기록하며 AL 팀득점 9위에 그친 클리블랜드 타선에서 호세 라미레즈와 함께 고군분투했다. 도미니카 출신으로 2011년 샌디에이고와 계약을 맺은 그는 유망주 시절부터 파워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정확도와 수비 면에서 더딘 발전을 보이며 7년 후인 2018시즌에서야 빅리그에 데뷔했다. 하지만 데뷔 후 지난 4년간 타격에서만큼은 매년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9. 호르헤 솔레어 (만 29세/ 우투우타/ FA)

2018 : 타율 .265 9홈런 OPS .820 WAR 0.2
2019 : 타율 .265 48홈런 OPS .922 WAR 3.5
2020 : 타율 .228 8홈런 OPS .769 WAR 0.3
2021 : 타율 .223 27홈런 OPS .749 WAR -0.3
통산 661경기 554안타 121홈런 343타점 타율 .246 OPS .796 WAR 3.6승

호르헤 솔레어는 2021시즌 타율 .223 27홈런 70타점 OPS .749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캔자스시티에선 타율 .192 13홈런 OPS .658에 그친 반면, 애틀랜타 이적 후 타율 .269 14홈런 OPS .882를 몰아치며 48홈런으로 AL 홈런왕을 차지한 2019시즌을 연상케 하는 활약을 펼쳤다. 한편, 월드시리즈에선 타율 .300 3홈런 6타점 OPS 1.191을 기록, 애틀랜타의 우승을 이끌면서 월드시리즈 MVP에 선정됐다. 문제는 솔레어가 커리어 내내 기복이 심했다는 것이다.

10. 라이언 마운트캐슬 (만 24세/ 우투우타/ 볼티모어 오리올스)

2020 : 타율 .333 5홈런 OPS .878 WAR 0.8
2021 : 타율 .255 33홈런 OPS .796 WAR 0.9
통산 179경기 178안타 38홈런 112타점 타율 .270 OPS .812 WAR 1.7승

라이언 마운트캐슬은 2021시즌 144경기에 출전해 타율 .255 33홈런 89타점 OPS .796을 기록, 데뷔 첫해였던 2020시즌에 이어 타격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플로리다 출신인 그는 2015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34번째로 볼티모어의 지명을 받았고 2019시즌 트리플A 인터내셔널리그에서 타율 .312 25홈런 OPS .871을 기록하며 MVP로 선정됐다. 단, 거대한 체격(193cm 104kg)을 지닌 탓에 수비가 좋지 않아서 젊은 나이임에도 지명타자 고정이 예상된다.

아쉽게 10위 안에 못 든 선수들 :
미겔 카브레라, 제드 라우리, 헤수스 아귈라, 루이스 토렌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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