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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옷 화장품, 홈쇼핑서 사는 게 여전히 이득"…13년차 쇼핑호스트 판매 비결은 [인터뷰]

매일경제 방영덕,최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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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옷 화장품, 홈쇼핑서 사는 게 여전히 이득"…13년차 쇼핑호스트 판매 비결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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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방송을 통한 상품 판매에 주력했던 홈쇼핑업계가 달라지고 있다. 온라인과 모바일 채널 판매 비중을 늘려가는 한편 라이브커머스 콘텐츠 강화에 힘을 쓴다. 이에 각 사별로 선두를 달리는 쇼호스트 혹은 쇼핑 호스트들을 만나본다.



'저 사람보다는 잘할 수 있겠는데? 잘 팔겠는데?'

우연히 보게 된 홈쇼핑 방송을 보며 속으로 생각했다. 조은애(39·사진) GS샵 쇼핑호스트가 홈쇼핑 업계로 발을 디딘 계기였다. 2003년 KBS 공채 탤런트에 합격한 그는 이후 드라마 오디션을 보고 마냥 결과를 기다리는 게 불안했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돈을 벌 수 있는 일이 필요했는데 그게 바로 홈쇼핑 쇼핑호스트였다.

그 길로 2009년 GS홈쇼핑(현 GS샵)에 입사한 그는 13년째 GS샵의 간판 쇼핑호스트로 활약하고 있다. 패션 상품, 화장품, 속옷 등의 판매를 전문으로 하며 '최은경의 W', '#OOTV' 등에 고정 출연한다. 경쟁이 치열한 홈쇼핑 업계에서 롱런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최근 서울 영등포구 GS강서타워 본사에서 만난 그는 자신을 '쇼호스트'가 아닌 '쇼핑호스트'라 강조했다. 단순히 홈쇼핑 방송에서 쇼를 진행하는 게 아니라고 했다. 상품을 파는 일에 집중하고 소비자들의 쇼핑을 돕는 쇼핑호스트였기 때문에 오래토록 살아남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에 관심을 기울여야 해요. 저 같은 경우는 패션을 주로 맡다보니 시간 날 때마다 쇼핑을 직접 해보죠. 가격 비교도 해보고요. 동대문 시장이나 백화점에 가서 쇼핑을 하며 생각해요. '여의도 직장인들은 요즘 어떤 옷을 입을까?' '강남 직장인들은?' '대학생들이 선호하는 패션은 뭐지?' 라고요."

조씨는 자기가 봐도 딱 그 사람처럼 입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스타일을 발견할 때면 메모하고 기억을 했다. 그는 상품MD 및 협력사들과 방송 준비를 할 때 관련 트렌드에 대해 의견을 적극 어필하는 편이다. 하나의 상품을 팔기 위해 그는 다양한 사람들과 최소 1년을 준비한다고 했다.


뛰어난 화술과 전달력 역시 쇼핑호스트로서 갖춰야 할 덕목이자 자신의 롱런 비결로 꼽았다. 메모의 습관도 잊지 않았다.

"연령대별로 대화의 소재나 관심사항을 파악하려고 노력해요. 하루도 머리를 쉬는 날이 거의 없는 것 같아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다가도, 라디오를 듣다가도 방송에 도움이 될만한 얘기가 나오면 다 적죠. 그러다가 판매할 상품과 딱 어울리는 멘트가 불현듯 떠오르더라고요(웃음)."


최근 그는 노스페이스 방한화 판매 방송에서 1만9000세트를 최단 시간 팔아치웠다. 60분 동안 판매한 매출액이 11억원에 이른다. 소비자들이 물건을 사기까지 필요한 정보 전달이 잘 이뤄졌음은 물론, 쇼핑 욕구를 충분히 채워줬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선후배 사이였던 배우 조재윤씨와 부부로서의 인연을 맺게 도와 준 계기는 다름 아닌 홈쇼핑 방송이다. 그가 나온 홈쇼핑 채널을 우연히 본 조씨가 '밥 한번 먹자'라고 연락을 해 만났던 게 결혼으로까지 이어졌다.

"둘 다 방송 스케쥴에 따라 불규칙적인 생활을 할 수밖에 없는데, 공통점이 많아 서로 이해하는 부분이 많아요. 홈쇼핑의 첫 방송은 오전 6시부터 시작하고요. 마지막 방송은 새벽 2시에 끝나는데 남편이 잘 이해해준 것도 지금까지 잘 버틴 비결이에요(웃음)."

홈쇼핑 업계는 현재 라이브커머스 방송은 물론 다양한 스타일의 방송을 시도하고 있다. 젊은 소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해서다. GS샵도 예외가 아니다.


"요즘 홈쇼핑 방송은 절대 트렌드에 뒤쳐지지 않아요. 홈쇼핑은 중장년층만의 전유물이라는 고정관념이 있지만, 알고보면 트렌디한 패션상품들이 정말 많거든요. 게다가 그런 상품들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경험할 수 있다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조씨는 홈쇼핑은 주머니가 얇은 사회 초년생들이 쇼핑하기에 아주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트렌디하고, 단가가 좀 높은 상품이어도 홈쇼핑에서는 공동구매를 하는 만큼 가성비가 좋을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개인적으로 속옷과 화장품은 홈쇼핑에서 사는 게 다른 어떤 쇼핑 채널에서 사는 것보다 이득이라고 생각한다. 고품질 상품을 이보다 더 다양한 구성에, 합리적인 가격으로 살 수 있을까요?"라며 눈빛을 반짝였다.

행여 상품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신속 정확하게 이뤄지는 환불 정책 또한 홈쇼핑의 장점이다.

실제로 GS샵의 환불 정책은 업계에서 유명하다. '즉시 환불'이라고 표현할 만큼 소비자가 환불을 신청하면 반품할 상품을 채 가져가기도 전에 환불을 해주고 있다.

"정말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환불을 해줘요. 세상 편리해요. 요즘 젊은 친구들 가성비에 편리한 쇼핑 선호하잖아요. 홈쇼핑이 딱이에요(웃음). 요즘 트렌드 알고 싶으세요? 홈쇼핑 한번 봐보세요~."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 / 최아영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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