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미 동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대비 0.74달러(0.85%) 하락한 배럴당 86.6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일 2014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던 유가의 상승세가 잠시 주춤한 모습이다.
다만, 유가는 여전히 90달러에 육박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날 WTI의 가격은 종가 기준으로 올해 들어 네 번째로 높은 수준이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에 따른 리스크는 유가에 지속적인 상방 압력을 가했다.
주요 산유국 중 하나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이미 공급이 빠듯한 원유의 공급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이날 오후 통화한다고 밝혔다.
두 정상 간 통화는 이달 2일 이후 25일 만이다.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 국경 지대 러시아의 병력 증강과 침공 위기 등에 대해 대화할 전망이다.
한편 미국의 조기 긴축 우려에 따른 위험 회피 심리는 이날 유가의 상단을 제한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전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했지만, 조만간 금리를 인상할 것을 시사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조건이 무르익는다고 가정한다면 3월에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언급했다.
긴축 우려에 따른 안전 선호 심리에 달러화는 강세를 보였다.
달러화로 거래되는 원유는 달러화 가치가 상승하면 상대적으로 가격 매력도가 떨어진다.
그러나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달러화 강세나 시장의 위험 회피 심리보다는 지정학적 우려에 따른 잠재적인 수급 우려에 더 주목하는 모습이다.
코메르츠방크의 카스텐 프리치 분석가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갈등이 군사적 마찰 수준으로 증폭되면 러시아 원유와 가스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에 만연했다"며 안전 자산 선호 심리에도 유가가 큰 폭 하락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수석 시장 분석가인 필 플린은 "글로벌 원유 공급이 매우 타이트한 상황에서, 시장 참가자들은 잠재적인 공급 교란에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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