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엔제이 행복했으면"…'그 해 우리는' 노정의의 '퀀텀 리프'[인터뷰S]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티비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배우 노정의의 등장에 스포티비뉴스 사무실이 들썩였다. '그 해 우리는' 세계관 속에서 최정상 아이돌 엔제이가 등장하는 곳에 난리가 나듯이, 노정의의 걸음 걸음에 이목이 집중됐다. '그 해 우리는'으로 아역배우에서 성인배우로 성공적인 변신을 알린 노정의가 지금 얼마나 큰 주목을 받고 있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노정의는 25일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그 해 우리는'(극본 이나은, 연출 김윤진)에서 9년째 정상의 자리에서 롱런 중인 톱 솔로 아이돌 엔제이를 연기했다. 엔제이는 자신과 비슷한 외로움이 느껴졌던 최웅(최우식)에게 거침없이 빠져들었고, 사랑의 성장통을 겪은 후, 한 뼘 자란 어른으로 쿨하게 이별하는 짝사랑 엔딩으로 시청자들에게 응원을 받았다.

특히 엔제이는 20대가 된 노정의가 비로소 맡게 된 성인 캐릭터였다. 영화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 속 동이로 일약 주목받는 아역배우가 된 노정의는 20살이 된 2020년에도 JTBC '18 어게인', tvN '드라마 스테이지 2020-모두 그곳에 있다'에서 내내 교복을 입었다.

마침내 교복을 벗고 20대 중반의 아이돌 옷을 입은 노정의는 '착붙 캐릭터'로 훌쩍 커버린 성장을 입증했다. 노정의는 "성인으로서 성인을 연기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 성인 역할로 첫 작품인데 너무 큰 사랑을 받아서 제게 너무 행복한 시간들이었다"라며 "저에게는 새로운 도전이었다. 신기하고 재밌었다"라고 했다.

노정의가 엔제이를 연기하면서 엔제이가 노정의의 약자가 아니냐는 흥미로운 추측도 있었다. 노정의는 "제가 캐스팅 되기 전에도 엔제이였다고 하더라. 별다른 뜻은 없었던 것 같다"라며 "저 역시 엔제이의 뜻이나, 엔제이의 본명이 궁금해서 물어본 적이 있다. 오히려 감독님도 궁금하다고 하시더라"라고 웃었다.

노정의는 '그 해 우리는'에서 파격적인 백금발에 도전하며 화려한 변신에 도전했다. '그 해 우리는' 촬영 중 참석했던 청룡영화상에서도 "저 백금발 배우는 누구냐"라고 화제가 될 정도였다.

그는 "정해져 있던 건 아니었고, 감독님과 캐릭터를 같이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결정했다. 감독님이 '탈색은 어떠냐'고 얘기를 해주셨고, 저 역시 그게 더 엔제이한테 어울린다고 판단했다. 어정쩡한 노란머리보다는 최대한 할 수 있는 한 탈색을 많이 해보자는 의견을 모았다"라며 "탈색은 총 10번 넘게 한 것 같다. 너무 많이 해서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다. 같은 신인데 뿌리가 생겨버리면 안되니까 틈틈이 탈색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스포티비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이돌 캐릭터에 찰떡인 화려한 메이크업과 의상 역시 노정의에게는 새로운 시도이자 기쁨이었다. 노정의는 "헤어, 메이크업, 의상 선생님들은 너무 어려우셨을 것 같은데 매 신마다 저는 재밌었다. 엔제이가 항상 화려하고 예쁘고 튀어야 하니까 저와 접점을 만들기가 어려우셨을 것 같다"라면서도 "저는 늘 즐거웠다. 어떤 립을 바를까, 어떤 헤어스타일을 할까 매일 너무 궁금하고 신났다"라고 엔제이로 살았던 삶에서 누린 행복을 전했다.

엔제이는 가슴 아픈 짝사랑의 경험을 통해 성장한 캐릭터였다. 엔제이의 방향과는 달랐지만, 자신의 짝사랑 경험을 엔제이에게 투영했다는 노정의는 "전 선배님들께 빠져 있었다. 좋아하는 선배님들이 너무 많다"라며 "요즘은 톰 홀랜드님한테 빠져 있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도 2번이나 봤다"라고 자랑했다.

최웅이 엔제이의 짝사랑 상대였던 것처럼, 최우식은 노정의의 짝사랑 상대였다. 노정의는 "제가 평소 최우식 오빠의 팬이었다. 최우식 오빠가 팬으로서, 배우로서 배울 점도 많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에 연기할 때 진심이 묻어나왔던 것 같다"라고 눈을 반짝였다.

이어 "연기할 때 스타일을 좋아하기도 하고, 연기할 때와 연기 안 할 때의 갭이 너무 좋다. 연기 안 할 때는 오빠만의 너무 사랑스러운 모습이 있다. 또 연기할 때는 카리스마가 있고, 늘 연기에 진지하다. 그런 모습이 팬으로서 너무 좋았다"라고 했다.

최우식의 섬세한 연기는 같은 작품을 연기하는 노정의에게도 큰 배움이자 힘이었다. 노정의는 "사소한 대사 하나하나 사이에 감정을 넣고, 그 감정을 분석하는 힘이 정말 좋은 것 같아. 드라마 볼 때 이런 해석이 대본에 써 있었던 것인지 대본이랑 분석할 때가 많았는데 오빠가 직접 넣고 해석한 것이 많더라. 대사가 똑같아도 감정을 다르게 한다는 게 정말 대단했다"라고 칭찬했다.

이어 "현장에서 애드리브도 많이 있었다. 감독님이 컷 안하시면 애드리브로 왔다 갔다 했었던 것 같다. 그런 대사들이 너무 웃겨서 그냥 웃게 됐다"며 "제가 엔제이가 된 건지는 모르겠는데 오빠가 웅이로서 뭔가 치고 들어오면 그냥 너무 좋고, 재밌고, 웃음이 났다"라고 웃었다.

스포티비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엔제이는 지독하게 차갑고, 자기 중심적으로 보이는 딱딱한 겉껍질 안에 여린 속살을 감추고 있는 인물이다. 마음 붙일 곳이 없어 변하지 않는 물질인 건물을 사며 의지하는 엔제이는, 마찬가지로 변하지 않고 움직이지 않는 건물과 나무를 그리는 최웅에게 스며든다.

극 중에서 엔제이는 25살로 설정돼 있고, 9년 동안 가요계 정상으로 활동한 것으로 나와있다. 단순하게만 계산하면 엔제이는 16살께 연예계에 데뷔한 셈이다. 완전히 비슷하지는 않지만, 어릴 때부터 외로울 수밖에 없는 연예계에서 활동했다는 점에서는 아역 시절을 거쳐 온 노정의와 비슷하기도 하다.

노정의는 "그런 부분에서 공감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았다. 엔제이가 불쌍할 때도 있었고, 공감도 됐다. 위로해주고 싶었다. 엔제이가 친구를 만들기 힘든 환경이라고 했을 때 많은 걸 느꼈고 크게 공감했다"라며 "학창시절은 친구가 전부이지 않나. 저 역시 하루만 학교를 안 가도 갑자기 텅 빈 느낌이었다. 친구들이 제게 약속을 마냥 맞춰줄 순 없고, 제가 함께 놀고 싶어서 약속을 잡아놔도 못 나가게 될 때도 있으니 상대의 시간을 빼앗지 않기 위해 어느 순간부터 적당한 거리두기를 하고 지냈다. 엔제이처럼 더 높은 자리에 있다 보면 큰 외로움과 맞닿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안타까웠다"라고 엔제이의 아픔에 크게 공감했다.

'그 해 우리는'은 노정의에게 생애 첫 트로피인 신인상을 안겼다. 2021년을 마무리하는 마지막날 받은 상이기에 그에게는 더욱 값진 의미였다.

노정의는 "처음으로 받는 상이라 너무 행복했고, 너무 떨렸다. 저는 매번 상을 받는 게 목표였다. 무슨 상이든 빠른 시일 내에 받아서 부모님께 드리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는데 이번에 목표를 이뤘다. 부모님이 무겁다고 하시더라"라고 웃으며 "조카가 이모처럼 상도 받고 싶다고 배우를 하고 싶다고 한다. 들고 사진도 찍었다"라고 했다.

이어 "올해 목표도 여전히 상을 받고 싶다는 것이다. 갈길이 많아서 뭐든 좋을 것 같다"라면서도 "열심히 하는 게 일단은 제 몫인 것 같다. 더 다양한 작품을 많이 해서 더 자주 시청자 분들을 뵙고 싶다. 빠릿빠릿 일하겠다"라고 웃었다.

스포티비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노정의는 '그 해 우리는'을 떠나보내며 엔제이에게 "행복했으면 좋겠다. 많은 걸 배웠으니까 이제는 정말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진심어린 말을 남겼다.

시청자들에게는 "너무 사랑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추운 날씨에 따뜻한 드라마로 느낀 따뜻함을 마음 한켠에 둬주시면 감사하겠다. 오랫동안 머물러 있는 드라마가 됐으면 좋겠다. 더 열심히 해서 더 좋은 작품으로 찾아뵙겠다"며 "정말 열심히 더 노력하겠다. 더 좋은 연기를 보여드리겠다"라고 인사했다.

드라마뿐만 아니라 예능에 도전하고 싶다는 당찬 각오도 전했다. 노정의는 "예능을 너무 하고 싶다. 어디든 불러주시면 무조건 나갈 생각이다. 장르는 절대 가리지 않는다. 리얼 버라이어티도 재밌을 것 같고 먹방도 좋을 것 같다. 가족 예능 프로그램도 좋을 것 같고, 뭐든 불러달라"라고 귀엽게 당부했다.

밝지만 매사에 진중한 노정의의 모습은 그의 놀라운 '퀀텀 리프'를 기대하게 했다. 대나무는 5년간 거의 자라지 않는 듯 숨을 죽이고 있다가 5년이 되는 시기에 폭발적으로 성장한다. 마디마다 생장점이 터지면서 하루에 약 1m씩 성장하는 이 시기를 '퀀텀 리프'라고 부른다. '그 해 우리는'을 통해 잠재력을 터뜨린 노정의의 '퀀텀 리프'는 이제부터 시작일 것이다.

스포티비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