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파구리 등 ‘모디슈머 마케팅’ 일환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온라인 방송에서 비빔면을 먹으면서 ‘1.5배 제품을 내달라’고 요청했다. 브이앱 갈무리 |
팔도가 ‘대용량 비빔면’ 한정판을 출시한다. “양이 적어 아쉽다”는 방탄소년단(BTS) 등 소비자 의견을 수용해 제품을 수정하는 ‘모디슈머’ 마케팅의 일환이다.
팔도는 26일 기존 컵라면 중량보다 20% 늘어난 ‘팔도비빔면 컵 1.2’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면 중량을 기존 85g에서 102g으로 늘리고, 그에 맞춰 액상 스프도 6g 더 담았다. 이벤트 상품으로 100만개만 한정 생산해 이커머스와 편의점 등에서 판매한다. 팔도는 비빔면 봉지라면도 20% 증량한 버전을 출시할 계획이다.
대용량 비빔면 출시는 방탄소년단 멤버 알엠(RM)의 말에서 출발했다. 온라인 방송에서 알엠이 “비빔면 1개는 양이 적고 2개는 너무 속이 부대껴 1.5배 제품을 내줬으면 좋겠다”고 말한 게 불씨가 됐다. 이 말에 팬들과 소비자들이 크게 공감했고, 온라인상에 관련 게시글이 잇따르자 팔도가 소비자들의 요구에 응답했다. 애초 기존 용량 1.5배 제품을 검토했지만, 공장 설비 문제 등을 고려해 20% 증량한 제품을 기존 가격과 동일하게 내놓기로 결정했다. 한창민 팔도 마케팅팀장은 “소비자의 활발한 피드백은 제품 개발에 있어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고 말했다.
한정판으로 새로 출시된 대용량 팔도비빔면. 팔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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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소비자의 의견을 반영해 제품 디자인을 바꾸는 모디슈머 마케팅이 늘고 있다. 모디슈머 마케팅이란 수정하다라는 뜻의 모디파이(modify)와 소비자의 컨슈머(consumer)를 합친 신조어다. 기업이 소비자의 의견을 수용해 제품을 수정하거나 새 제품을 내놓는 현상을 뜻한다.
대표적인 사례는 영화 ‘기생충’에 나와 화제가 된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의 출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국내뿐 아니라 해외시장에서도 짜파구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농심은 2020년 4월 정식상품 출시를 결정했다. 이후에도 피시(PC)방 레시피로 유명한 ‘카구리’(카레+너구리), 젊은이들 사이에 인기를 끈 ‘막사’(막걸리+사이다) 등이 잇따라 출시됐다. 카구리의 경우, 지난해 말 출시 한달 만에 230만개 이상이 팔리며 품귀현상이 빚어질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판매를 넘어 소비자들의 편의를 위해 제품을 수정한 사례도 있다. 오뚜기의 경우 “시각장애인들은 컵라면 용기에 직접 손가락을 넣어 물량을 확인한다”는 소비자 의견을 반영해 지난달부터 컵라면 용기에 점자 표기를 도입했다. 오뚜기는 “소비자 피드백은 기업에 중요한 이정표고 ‘컨슈머 프렌들리’ 실현이 경영의 방향”이라고 밝혔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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