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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차기 대선 경쟁

민주당 '86 용퇴론' 미풍으로 그치나...당내 파열음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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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김우영, 김종민 ‘제도 용퇴’ 발언에 “요설”
이동학 청년 최고위원 “586 용단 요구”
당내선 “86그룹 퇴진하면 문제 해결되나”


경향신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정치혁신 구상 발표 기자회견을 하던 도중 허리 숙여 사과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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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의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용퇴론’이 하루 만에 길을 잃고 있다. 86그룹 대표주자인 송영길 민주당 대표이 지난 25일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물꼬를 텄지만 정작 86그룹 의원들은 관망모드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86 용퇴론’을 꺼내든 재선의 김종민 의원이 26일 “86용퇴론이라기보다는 낡은 기득권 제도를 용퇴시켜야 한다”고 말하자 당내에서는 해당 발언을 놓고 “요설”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민주당 청년최고위원인 이동학 최고위원은 “86의 용단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86 용퇴론이 당내 인적 쇄신 움직임으로 확산되기는커녕 당내 갈등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종민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본인도 86 아니냐. 용퇴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용퇴가 핵심이 아니고, 본질적으로 중요한 것은 낡은 기득권 제도를 용퇴시켜야 된다는 것”이라며 “그 제도 개혁에 우리 86 정치인들이 책임을 지고 반드시 해야 되지 않겠느냐는 취지의 메시지였다”고 지난 23일 자신의 발언을 설명했다. 김 의원은 지난 2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정치를 바꾸지 못할 것 같으면 그만두고 후배들에게 물려주든지, 정치 계속하려면 이 정치를 확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해 86 용퇴론에 불을 댕겼다.

그러자 김우영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SNS에 “김종민 의원이 라디오 인터뷰에서 ‘586용퇴는 사람의 용퇴가 아니라 제도의 용퇴’라 한다”며 “이런 걸 요설이라 한다. 차라리 말을 말든지…”라고 썼다. 김 대변인은 “행동하지 않는 구두선의 정치는 배반형”이라며 “2030청년들의 저항은 행동하지 않는 말의 정치에 대한 퇴장 명령이다”라고 밝혔다. 앞서 김종민 의원이 제기했던 ‘86용퇴론’의 핵심은 기존 정치세력의 교체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정면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김 대변인은 1969년생으로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자치발전비서관을 지냈다.

당내 대표적인 청년정치인 중 한 명인 이동학 최고위원도 논쟁에 참여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광주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586의 용단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최고위원은 “시대적 과제 해결과 당장의 위기에 대응할 정치체계 구축을 완료하지 못한다면 모두 집에 가실 각오를 하셔야 할 것”이라며 “이것이 86세대의 소임이다”라고 밝혔다.

송 대표가 전날 물꼬를 튼 86 용퇴론을 두고 이날까지 당내엔 별다른 움직임이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 경선 당시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던 우상호 의원이 전날 불출마 입장을 재확인한 정도다. 당 일각에서는 “86그룹이 퇴진하면 문제가 해결되나”, “86그룹 기준이 애매하다”는 등의 반박도 나온다. 한 86그룹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오로지 86그룹이나 3선 이상을 쳐내겠다는 것이 아니라 일도 안하면서 세비를 받는다든지 본인 비리나 성범죄 등 근거가 있어야 한다”며 “대선뿐 아니라 지방선거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불출마 선언을 다 해버리면 해당 지역 선거에 미칠 어려움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정치쇄신안 발표 기자회견에서 86그룹 용퇴 등 당내 쇄신 움직임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국민정당 변화는 당연히 해야할 일”이라면서도 “다만 특정인들의 정치 은퇴는 제가 감히 직접 요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어서 국민 당원 의견을 모아서 내부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곽희양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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