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이슈 아프리카돼지열병 국내 상륙

바이오앱, 식물서 추출한 단백질로 돼지열병 그린 백신 개발…북미 수출 앞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홍보경 기자] "바이오앱은 식물 세포에서 단백질을 추출해 백신을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바이러스 백신에 비해 안전하면서도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죠." ㈜바이오앱 손은주 대표의 말이다.

머니투데이

손은주 대표/사진제공=(주)바이오앱




식물 생명공학 기술을 활용한 원-헬스(One-health) 글로벌 바이오제약 기업인 ㈜바이오앱은 지난달 식물 기반 돼지열병 그린 마커백신을 출시했다.

아래는 손은주 대표와의 일문일답.

-창업 계기는.

▶박사학위 공부를 하면서 식물 세포 안에서의 단백질 이동에 대한 연구를 많이 했다. 당시 박사 논문 지도 교수님께서 식물 플랫폼 기반 고부가가치 단백질 생산을 사업화해볼 것을 제안하셨고, 고민 끝에 2011년 ㈜바이오앱을 창업했다.

-회사 설립 당시에는 식물 플랫폼 기반 백신 개발 기업이 없었나.

▶없었다. 지금은 식물 기반 백신을 개발해 국내 최초로 허가도 받고 출시도 했지만 설립 당시만 해도 걱정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2011년 창업을 준비할 때만 해도 주변의 많은 분들이 '식물 백신은 실현 가능성이 없다' '개발이 어렵다'며 극구 말렸다. 그러나 그간 축적해온 연구와 보유 기술력을 믿고 첫 발을 뗐다.

2012년 5월 미국 FDA가 최초로 당근 세포에서 만든 의약품을 허가했다. 이스라엘에 있는 회사에서 개발한 것인데, 당근 세포에서 효소를 만들어 정제한 다음 고셔병(유전병)을 앓고 있는 이에게 주사하게끔 했다. 대장균이나 동물 세포가 아닌, 식물 세포에서 만들어진 치료제에 대해 FDA에서 처음으로 승인한 사례가 나온 것이다. 동시에 바이오앱이 하고 있는 연구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지는 계기가 됐다. 현재는 국내서 바이오앱이 제일 먼저 시작해 제일 많이 했고, 제일 앞서가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허바백 돼지열병 그린 마커 주' 백신에 대해 설명해달라.

▶먼저 바이오앱의 브랜드인 '허바백'은 허브와 백신이 합쳐져 만들어진 합성어로, 식물에서 만들어진 그린 백신을 의미한다. 자사가 개발한 '허바백 돼지열병 그린마커 주' 백신은 담뱃잎 종자에 돼지열병 백신주 항원유전자를 재조합하고, 이를 재배해 추출해내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허바백 마커백신은 백신항체와 야외감염항체를 구분하는 '마커백신' 기능을 갖췄으며 방역 현장에서 돼지열병 감염 여부를 쉽고 빠르게 진단할 수 있기 때문에 국가 방역 정책과 돼지열병 청정화에 기여할 수 있다.

바이오앱은 해당 그린마커 백신에 대해 2019년 농림축산검역본부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은 뒤 포항시와 농림축산식품부 지원을 받아 포항·제주 농가 대상 2년 간의 현장적용 시험을 거쳐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을 검증 받았다.

-왜 돼지열병인가.

▶돼지열병은 1종 법정 가축 전염병 중 하나로 바이러스의 전파나 감염 시 폐사율이 높아 자칫 축산농가의 막대한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돼지열병 청정국으로 지정받지 못해 돼지고기를 수출할 수 없는 상태로, 청정국 타이틀 획득에 대한 농식품부의 니즈가 있었다.

이에 (재)포항산업과학연구원, 농림축산검역본부, ㈜코미팜, 부산가톨릭대학산학협력단과 공동으로 농식품부의 '가축질병대응기술개발사업'의 일환인 '돼지열병 그린 마커백신 개발 및 상용화 기술 개발'을 추진하게 됐다.

-수출 현황은.

▶수출 준비도 발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2021년 12월 제주에 첫 출시를 했는데, 그 이전인 당해 5월부터 해외에서 수출 제안을 받았다. 그 비축용 백신을 국내에서 바이오앱이 직접 생산해 수출해달라는 제의를 받았다. 지난해 캐나다 기업과 캐나다, 미국, 멕시코,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남북미 5개 국가를 대상으로 한 수출 계약을 체결했으며 올해는 미국 농림부(USDA) 인허가가 진행된다. 2023년에는 본격적인 북미 수출을 기대하고 있다.

-코로나 백신 개발도 진행 중이라고 들었다.

▶한미약품그룹의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와 2020년 6월 상호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진행 중이다. 현재 그린 백신 전문 기업인 캐나다 메디카고사가 코로나19 그린 백신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화이자나 모더나와 같은 기존 mRNA 백신이 아닌, 전통적인 단백질 합성 항원 백신이기 때문에 보다 안전성이 높고 부작용이 적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의 목표와 비전은.

▶올해의 사업적 목표는 일단 미국 농림부(USDA) 인허가와 개발 중인 백신 두 개 제품에 대한 추가 허가, 아프리카돼지열병 및 고병원성조류독감 백신의 임상 시작, 그리고 코로나 백신 임상 시작을 꼽을 수 있겠다.

바이오앱의 비전은 환경-동물-사람이 서로 연결돼 있다는 의미의 '원-헬스(One-health)'의 이념을 구현하는 것이며, 개인적으로는 돼지열병 마커백신으로 전세계에서 돼지열병이 종식되는 것을 꿈꾼다. 어려운 일이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홍보경 기자 bkhong@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