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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사업포기·재검토...용두사미 된 공공배달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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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배달앱 국가가 책임져야"

공공배달앱 전국화 강조했지만

'씽씽여수' 하루 주문 10건 불과

기존 운영사, 10개월만에 접어

제주도는 도입 여부 원점서 논의

고객편의성 낮아 이용률 제고 한계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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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배달앱의 국가 책임을 언급했지만 정작 민간 배달 플랫폼의 대항마로 나섰던 공공 배달 앱들은 서비스 확대에 난항을 겪고 있다. 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 등 대형 민간 배달 플랫폼에 맞서 낮은 중개 수수료로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저조한 이용률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민간 배달 앱들은 단건 배달 등 이용 편의성에 주력해 빠른 속도로 서비스 고도화에 나선 가운데 공공 배달 앱들의 성장성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25일 배달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전라남도 여수시가 선보인 공공 배달 앱 ‘씽씽여수’의 운영사가 최근 열 달 만에 사업을 포기했다. 하루 평균 주문 건수가 10여 건에 불과한 낮은 이용률 때문이었다. 경상북도 경주시의 ‘달달’의 경우에도 하루 수 십여 건에 그친다. 제주도의 경우 지난해 초부터 공공 배달 앱 도입을 추진 중이지만 타 지자체들의 실적 부진에 도입 여부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모든 공공 배달 앱의 이용률 비슷한 수준은 아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경기도가 지난 2020년 8월 출시한 ‘배달특급’은 월 이용자 수가 지난해 1월 21만여 명에서 12월 60만 명으로 크게 늘었다. 배달의민족(2,074만 명)이나 쿠팡이츠(702만 명)에 비해 부족한 숫자지만 경기도에서만 서비스된다는 점에서 큰 성장성을 보인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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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일부 공공 배달 앱이 안정적으로 서비스가 되고 있다고 하더라도 민간 배달 앱 대비 성장성에 물음표가 꾸준히 제기된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업계에서는 이미 대형 민간 플랫폼들은 중개 수수료를 넘어 ‘단건 배달’ 등으로 편의성을 높이고,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넓히고 있는데 공공 배달 앱들은 여전히 ‘낮은 중개수수료’만을 내세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 배달 앱들은 음식 배달만 하는 게 아니라 다른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하고 있다”며 “이를 생각하지 못하고 단순히 중개 수수료가 낮다는 이유로 업체들이 입점하고, 소비자들이 이용할 것이라는 생각은 시대착오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해당 플랫폼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몰려있고, 재방문율은 어떻게 되는지가 오히려 입점 업체 입장에서는 더 중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공공 배달 앱은 중개 수수료가 낮아서 입점 업체들의 부담이 줄고, 이것이 쿠폰 할인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홍보한다. 하지만 낮은 중개 수수료가 이용자들을 유인하는 요인이 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중개 수수료가 낮다고 해서 이용자들이 주문하는 음식 값에 차이는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대형 민간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마케팅 프로모션이나 적립금 혜택을 고려할 때 큰 차이가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공공 배달 앱은 지자체별로 마케팅 프로모션을 진행하다 보니 예산 집행 등에 있어서 민간 업체보다 부족할 수밖에 없다. 반면 민간 플랫폼들은 트렌드에 맞게 빠른 속도로 예산을 집행해 마케팅을 진행해 이용자 혜택을 늘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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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공공 배달 앱은 각 지자체를 넘어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하기도 어렵다.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지난 24일 “(배달 앱은) 기본적으로 국가가 책임을 줘야 한다”며 “배달특급을 전국화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지자체별로 이미 하나둘씩 서비스를 시도하고 있다 보니 민간 플랫폼처럼 빠른 속도로 전국화를 이루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봤다. ‘배달특급’을 서비스하는 경기도주식회사의 한 관계자는 “서비스 전국화는 중앙에서의 예산 마련이나 추진력이 있어야 한다”며 “현재로서는 경기도 전역에서 서비스를 하며 가입자 수를 늘리고 노하우를 축적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백주원 기자 jwpai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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