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25일 환경과 농업 관련 공약을 발표를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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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대대적 외교·국방 정책을 발표했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5일에도 미세먼지 대책이 포함된 환경과 농업 및 체육 관련 공약을 대거 공개했다.
윤 후보는 이달 초 선대위 갈등이 봉합된 뒤 여성가족부 폐지를 시작으로 군인·게임·가상재산·장애인·외교안보·환경 등 사실상 전 분야의 공약을 직접 발표하고 있다. 지방 일정에서 공개한 지역 공약까지 포함하면 ‘공약폭탄’ 수준이다.
정책 설계를 맡은 한 선대본부 관계자는 “이미 공약집이 넘쳐 날 정도로 준비는 끝난 상태였다”며 “이쯤에서 쏟아내기로 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설 연휴 전 최대한 많은 공약을 공개해 설 밥상에 ‘윤석열의 정책’을 화두로 올려놓겠단 것이다. 일각에선 이런 윤 후보의 행보가 부인 김건희 씨를 겨냥한 여당의 네거티브 공세의 대응책이란 관측도 나온다. 쉴 새 없는 공약 발표로 정국의 주도권을 쥐고 가려 한다는 것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홀에서 열린 2022 제24회 베이징 동계올림픽 선수단 결단식에 앞서 선수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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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후보는 이날 환경·농업·체육 공약 발표 기자회견에서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백지화하고 화석연료 비중을 3분의 1로 낮춰 임기 내 미세먼지를 30% 감축하겠다고 했다. 석탄과 화석연료 비중을 임기 내 40%까지 줄이고, 민관의 자발적 협약으로 진행하던 온실가스 감축도 의무화한단 방침이다.
윤 후보는 전국 초·중·고교에 미세먼지·바이러스를 함께 제거할 수 있는 공기 정화기를 설치하고 미세먼지 경보도 현 ‘12시간 전 발령’에서 ‘이틀 전 발령’으로 앞당기겠다고 했다. 중국발 미세먼지 대책에 대해선 “아직 중국에서 넘어온 미세먼지를 막을 방법이 없다”며 구체적 답변을 하진 않았다.
농업 분야와 관련해선 농업직불금 예산을 현행의 2배인 5조원으로 확충하고, 고령 농민을 대상으로 월 50만원씩 최대 10년간 직불금을 지급하는 ‘농지이양은퇴 직불금’ 제도도 도입하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국내 농축산물 선물 가액을 10만원으로 제한한 청탁금지법의 기준을 “상향 조정 해야 한다”고 말했다. 체육 공약과 관련해선 ‘국민운동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해 운동을 기록하는 국민에게 건강보험을 환급하고 헬스장과 필라테스 등 실내체육 이용료에 소득공제도 약속했다. 또한 유치원과 어린이집에도 스포츠 지도사를 파견해 영유아 체육 활동을 지원하고 체육인 공제회 설립도 내걸었다. 오후엔 베이징동계올림픽 선수단 결단식을 찾아 선수들을 격려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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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후보는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선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발표한 쇄신안에 대해 “진정성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송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차기 총선 불출마 선언과 함께 ▶종로·경기안성·청주 상당구 재보선 무공천 ▶동일 지역 4선 연임 금지 ▶‘윤미향·이상직·박덕흠 의원 제명안 신속 처리’ 방침을 밝혔다.
윤 후보는 “(민주당이) 엄청난 의석을 가지고 마음껏 의회를 주물러 왔는데, 진작에 좀 하지 왜 이렇게 늦게 하느냐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이날 “영혼 없는 반성문”이란 논평을 낸 국민의힘은 “정치 개혁은 환영하지만 순수해 보이지 않는다(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거나 “대장동 특검도 거부하는 위선적 기자회견(김기현 원내대표)”이라며 송 대표의 회견을 평가절하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 씨가 인터넷 포털에 프로필을 제공해 별도 페이지를 개설했다. 네이버는 지난 24일 밤 '김건희'를 검색하면 그의 사진과 이력이 노출되도록 했다. 프로필 등록이 김씨 본인의 요청에 의한 것이라고 표시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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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후보는 무속인 건진법사가 부인 김건희씨의 회사인 코바나컨텐츠의 고문직을 맡았다는 보도에 대해선 “저도 금시초문”이라며 거리를 뒀다. 김씨가 최근 포털사이트에 직접 프로필을 올린 것에 대해서도 “아침에 기사를 보고 아내에게 전화해 알았다”며 말을 아꼈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김 씨에게 제기된 여러 의혹과 녹취록 보도 등에 대해 김씨가 직접 입장을 밝히고 사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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