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24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시장에서 열린 ‘매타버스, 성남 민심 속으로!’ 행사에서 눈물을 흘리며 연설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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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민주당이 25일 대선 최대 분수령인 설 연휴 전 ‘쇄신’과 ‘호소’ 전략으로 표심을 공략하고 나섰다. 최근 지지율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 밀리는 흐름이 계속되자 총선 불출마 선언, 후보 측근 백의종군 등 쇄신 행보와 함께 감정에 호소하는 선거운동을 하면서 민주당에 대한 실망과 이 후보 비호감을 극복하겠다는 구상이 엿보인다. 향후 실효성 있는 쇄신 이행 여부가 쇄신·감성 호소 전략의 성패를 가름할 것으로 보인다.
대선 승부의 최대 분기점인 설 연휴 전 마지막 주에 접어들면서 이 후보와 민주당 선거전은 종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 후보는 전날 경기 지역 유세에서 성난 부동산 민심을 향해 반성의 큰절을 하고,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성남을 찾아선 욕설 논란 등에 눈물로 호소했다. 정책 행보를 이어가며 능력·성과를 강조하는 모습 외에 유권자들의 감성을 자극하며 표심을 공략하는 장면들이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이 후보가 전날 성남 상대원시장에서 연설하며 눈물을 흘리는 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하며 이 후보를 지원했다. 우원식 의원 등은 “너무 상처가 많다고 절규하는 사람”이라며 “그래도 그는 자신과 같은 처지의 사람에게 절망스럽지 않은 세상을 만들고자 정치를 한다고 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쇄신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당내 주류인 86그룹 용퇴론에 이어 이 후보 측근인 ‘7인회’ 의원들이 전날 “이 후보가 당선돼도 임명직을 맡지 않겠다”고 밝혔다. 송영길 대표는 이날 차기 총선 불출마로 응답했다. 당내에는 쇄신 바람이 다시 일기 시작했다. 이 후보는 이날 경기 구리시 즉석연설에서 2020년 총선 당시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위성정당으로 비례대표 의석을 대거 확보한 것을 두고 “약속은 지켜야 한다. 위성정당은 하면 안 되는데 다른 당이 하니 우리도 하는 건 안 된다”고 말했다. 반성과 쇄신 행보를 이어간 것이다.
이 같은 선거전략 변화는 정책행보에도 불구하고 이 후보 본인 비호감과 민주당에 대한 실망 등이 여전히 강해 이 후보 지지율의 정체·하락 상태가 호전되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통화에서 “아무리 좋은 정책들을 쏟아내도 이 후보의 욕설 논란과 대장동 의혹 등으로 인한 비호감이 여전한 데다가 기득권·내로남불로 대표되는 민주당에 대한 실망이 아직도 강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여론은 수도권과 중도층 등 역대 대선의 주요 승부처가 된 표심에서 상대적으로 더 크게 작용한다고 민주당은 본다.
문제는 쇄신과 감성 호소 선거전이 유권자들의 표심을 움직일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쇄신과 관련해선 실효성 있는 기득권 내려놓기 행보가 더 이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86그룹 인사들의 실질적인 용퇴가 추가로 뒤따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여야 간 네거티브 공방전이 쇄신·반성 행보의 효과를 반감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민주당은 연일 윤 후보와 배우자 김건희씨 무속 논란 등에 대해 파상공세를 쏟아붇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결국 이 후보와 민주당을 다시 돌아보게 하려면 정책이나 미래에 대한 비전도 중요하지만 새롭게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더 나은 세력이라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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