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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박찬욱도 오열한 '미싱타는 여자들' 배우의 고백 "13살, 공장에서 하루 15시간 일해"(아침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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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남서영기자]지금의 더 나은 노동 환경을 위해 싸워왔던 사람들이 있다.

25일 방송된 KBS1 ‘아침마당’ 속 ‘화요초대석’에서는 70년대 평화시장 소녀들의 이야기가 담긴 영화 ‘미싱타는 여자들’의 주연배우 이숙희, 임미경, 신순애가 출연했다.

‘미싱타는 여자들’은 여자라서 혹은 가난하다는 이유로 공부 대신 미싱을 탈 수밖에 없었던 1970년대 평화시장 여성 노동자들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통해 세상의 편견 속에 감춰진 그 시절 소녀들의 청춘과 성장을 다시 그리는 휴먼 다큐멘터리다. 봉준호 감독의 극찬과 박찬욱 감독이 눈물을 쏟게한 영화다.

전태열 열사와 비슷했던 시기 평화시장에서 일하던 여성 노동자 약 1만 5000명은 아침 8시부터 밤 11시까지 하루 15시간이 넘는 시간을 일했는데 그곳에는 12살에서 16살 어린 소녀들이 있었다.

영화 주인공 이숙희는 “9시부터 11시까지까지 일했다. 명절 같은 때는 옷이 잘 팔린다는 이유로 2주를 집에 못 가기도 했다. 졸면서 가위에 손이 잘리기도 했다. 미싱에 속이 박히면 미싱 기름에 넣다 빼거나 치료 같은 것은 생각도 못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임미경 “잠을 안 재웠다. 너무 졸려서 자고 싶어서 탈출했다 돌아오기도 했다. 그때는 공장에서 사놓은 각성제를 먹으면서 일했다. 가장은 아니었는데 그때는 여자가 공부를 하는 것을 모든 분들이 별로라고 생각했다. 아들은 공부를 시키고 딸인 저는 초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13살에 가게 됐다”고 말했다.

신순애는 “잘 곳도 딱히 있지 않았다. 미싱판에 엎드려서 잠깐 10분씩 쪽잠을 자고 그랬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그럼에도 이들이 출근을 계속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 인순애는 “작지만 월급을 받아야 연탄도 사고 쌀도 샀다”며 생업 그 자체였음을 밝혔다.

지금과 같은 노동자의 권리는 없었다. 임미경은 “그때는 일요일도 없었다. 그런 개념조차 업었다. 생리, 월차를 생각하지 못했다. 당연히 그런 곳이라는 체념을 하고 살아서 아무 생각을 못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럼에도 버틸 수 있었던 힘은 가족이었다. 인순애는 “버스비가 10원이었다. 그 정도면 집안 하루 반찬 값이었다. 10시에 퇴근할 때면 평화시장부터 둑길까지 돈을 아끼려고 걸어갔다”고 말햇다.

이들이 영화를 찍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노동권을 찾기 위한 노력에 하나였던 노동교실이 강제 폐쇄되자 1977년 9월 9일 농성에 나선 이들을 경찰은 욕설과 폭력을 통해 체포한다. 세 주인공은 당시 구속된 5인에 포함됐다.

이순희는 “15~16살이 교실을 돌려달라고 앉아있을 때 저는 20대 나이였다. 그때 아이들이 폭행도 당하고 부모님들까지 협박을 받았다. 그들 동료를 만날 수 있을까. 만나면 끌어안아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의 아픔을 알리고도 싶었다”고 말했다.

임미경은 “10대 소녀였던 저에게 여태껏 잘 살았고 지금도 잘 살고 있으니 당시에 살았던 사람들에게 힘도 내고 용기도 주고 싶었다. 그날 이후로 못 만난 친구들이 너무 많다. ‘아침마당’을 보고 생각나서 찾아오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이야기했다.

신순애는 “19살일 때 전태일 씨가 죽은 줄도 몰랐다. 공장장이 깡패가 죽었다고 가지 말라고 해서 그런 사람으로 알았는데 노동 교실을 가서야 알았다. 그때 전태일 씨에게 제가 있었으면 죽지 않았을 텐데라는 자괴감과 미안함 있었다. 그리고 당시 저를 믿고 따라와 준 ‘시다’들을 보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미싱타는 여자들’은 지난 20일 극장에 개봉했다.
namsy@sportsseoul.com

사진출처| KBS1 ‘아침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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