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 대표, 이재명 인적 쇄신 요구에 화답
“전체 광역·기초의원의 30% 청년 공천”
윤미향·이상직 등 제명안 신속 처리키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상공회의소 대회의실에서 열린 ‘경남지역 상공인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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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5일 “저부터 기득권을 내려놓고 다음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3월9일 대선과 함께 치르는 서울 종로·경기 안성·청주 상당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겠다고 했다. 또 동일지역구 연속 4선 금지를 추진하고, 윤미향·이상직·박덕흠 의원의 제명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의 대표 주자인 송 대표가 앞장서서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인적 쇄신 요구에 적극적으로 화답한 것이다. 이 후보는 “이렇게 살점도 떼어내고 있으니 한번의 기회를 더 주시면 정말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586세대가 기득권이 되었다는 당 내외 비판의 목소리가 있다”면서 “저 자신부터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이재명 정부 탄생의 마중물이 되겠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다른 86그룹 국회의원들에게 “선배가 된 우리는 이제 다시 광야로 나설 때”라며 “자기 지역구라는 기득권을 내려놓고 젊은 청년 정치인들이 도전하고 전진할 수 있도록 양보하고 공간을 열어주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송 대표는 “민주당은 서울 종로, 경기 안성, 청주 상당구 3곳의 보궐선거에 후보를 공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공천 포기는 당장은 아픈 결정이지만, 민주당이 책임 정당으로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의원의 귀책사유로 재보궐 선거가 생긴 경기 안성과 청주 상당구뿐 아니라, 이낙연 전 대표의 대선 경선 과정에서 공석이 된 서울 종로까지 무공천한 것은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오는 6월 지방선거에는 2030 청년들을 대거 공천하겠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전체 광역·기초의원의 30% 이상 청년을 공천해서 민주당이 2030당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동일 지역구 국회의원 연속 3선 초과 금지 조항의 제도화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송 대표는 국회 윤리심사자문위에서 제명 건의를 의결한 민주당 출신의 윤미향·이상직 무소속 의원,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의 제명안을 신속히 처리하겠다고 했다. 그는 “국회의원들의 잘못에도 우리 국회가 적당히 뭉개고 시간 지나면 없던 일처럼 구는 게 하루 이틀 된 일이 아니다”라면서 “윤호중 원내대표, 김진표 윤리특위위원장과 상의해 신속히 제명안을 처리하고 본회의에 표결하겠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이재명 후보가 요구한 인적 쇄신에 적극 화답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전날 YTN에 출연해 “당 쇄신을 통해 국민이 민주당을 다시 신뢰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면서 “국민이 보시기에 ‘정말 애쓰는구나, 이제 그만하라, 그 정도면 됐다’고 할 때까지 할 수 있는 최대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86 용퇴론’에 대해선 “그것이 어떤 방식으로 가능한지 저도 답답하다. 다 물러나라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냐, 그것을 강요할 수 있느냐, 그런 점에서 어려운 과제”라고 말했다. 설 연휴를 앞두고 이 후보의 30%대 중후반 지지율을 타개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당내 목소리가 커진 가운데 이 후보 최측근 그룹 ‘7인회’ 의원들의 백의종군 선언에 이어 송 대표의 총선 불출마 선언으로 인적 쇄신의 물꼬가 터진 셈이다.
이 후보는 이날 경기 가평군 가평철길공원 즉석연설에서 “송 대표가 의원직을 포기하신다고 하니 마음이 참 안타깝다”면서 “정치를 바꾸고, 정치인도 바꾸겠다. 세상이 바뀌고 우리의 삶, 미래가 바뀌게 노력할 테니 기회를 달라”고 말했다.
이번 선언을 계기로 당내 기득권 내려놓기 선언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86그룹의 우상호 의원은 이날 “저는 지난해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 국민과의 약속을 반드시 지킬 것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는 입장문을 냈다. 전날엔 ‘7인회’ 의원들이 “이재명 정부에서 국민의 선택 없는 임명직은 절대 맡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김윤나영·김상범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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