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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차기 대선 경쟁

‘제2의 고향’ 성남에서 눈물 쏟은 이재명… “아픈 가족사, 그만 헤집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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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4일 경기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시장에서 열린 '매타버스' 성남, 민심속으로! 행사에서 즉석연설 도중 눈물을 닦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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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고향, 성남을 찾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눈물을 쏟았다. 특히 성남시장 당선 이후 불거졌던 셋째 형 이재선씨와의 갈등 관계를 설명하던 중 목이 메기도 했다. 최근 ‘형수 욕설’ 160분짜리 녹음파일이 공개된 것을 의식한 듯 “이런 문제로 우리 가족들 아픈 상처, 그만 좀 헤집으십시오”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 후보는 24일 성남 중원구 상대원시장에서의 즉석연설에서 “여기가 바로 이재명과 그 가족들이 생계를 유지한 곳”이라며 가족사를 거론했다. 그동안 정책과 행정 경험을 강조하던 연설과는 달랐다. 또 최근 불거진 욕설 논란을 불식시키는 한편, 부족하다고 평가받던 인간적 이미지를 강조하려던 노력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시장 한구석을 가리키면서 “제 어머니와 여동생이 여기 공중화장실을 지키며 소변을 보면 10원, 다른 변을 보면 20원 이렇게 받아가며 정말 열심히 살았다“라며 “어머니가 화장실 출근 전에 제 손을 잡고 공장에 바래다주셨다. 그래도 행복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때 함께 일하던 사람들, 여전히 혹독한 노동에 시달리고 위험 속에서 목숨을 잃고 있다“며 “국가가 할 일이 무엇이겠나, 힘겹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고 행복을 찾을 수 있게 길을 여는 것이 정치가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가 앞날이 너무 캄캄해서 다른 선택을 생각하고 실행해 본 적이 있었는데 바로 이 뒤 반지하 집에서였다”라며 “함께 잘 사는 세상, 좌절해서 이 세상 포기하고 싶은 사람이 없는 세상, 열심히 일하면 기회가 주어지고 성공할 수 있는 믿음이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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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4일 경기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시장에서 열린 '매타버스' 성남, 민심속으로! 행사에서 즉석연설을 통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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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는 자신이 정치를 시작한 이유를 거론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제가 탈출한 웅덩이 속에서 웅덩이 속에서 좌절하고 고통받고 절망하는 사람들에게 공정한 세상 만들어주기 위해서다”라며 “25살 나이에 인권 변호사 길을 택했다. 열심히 일했고 여기까지 왔지만 상처가 너무 많다”고 말한 뒤 눈물을 쏟았다. 자신의 공무집행 방해 전과와 공무원 사칭 전과에 대해서는 “성남시민들이 병원이 없어 분당으로 멀리 가다 사고 나는 것이 무서워 병원 만들기 운동을 하다 처벌을 받고, 분당 정자동 부정부패를 막다 제가 감옥에 갔다”고 해명했다.

형수 욕설 파문 진원지던 셋째 형, 이재선씨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정신이 온전하지 못한 한 형제를 성남시의회 비례대표 공천을 준다고, 이재명을 쫓아내면 시의회 의장을 시켜준다고 작업해서 유혹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특히 “시장에 전화할 수 있다는 사실도 권력이 된다”며 “시정에 개입했는데, 상대를 안 해줬더니 어머니 집에 찾아가 불 지른다고 협박을 했다. 그것이 시작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 아내가 찾아가, 병원에 가서 검사 좀 하자, 약 먹으면 아무것도 아닌데, 거기서 어머니를 두고 인간으로서 할 수 없는 참혹한 얘기를 했다”고 설명하며 “이런 철학적 표현도 이해 못 한다고 저를 조롱해 그래서 욕했다. 욕한 것 잘못했다 “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머니도 떠나셨고 형님도 떠나셨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라며 “제가 잘못했다. 이제 이런 문제로 우리 가족들 아픈 상처, 그만 좀 헤집으십시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상대원 시장에는 이낙연 전 대표가 함께했다. 이 전 대표는 “이재명 동지의 승리는 민주당의 승리고 그것은 우리 모두의 승리가 될 것”이라며 “코로나 위기라는 강을 건너야 하는데, 노를 저어본 경험이 있는 사공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행정 경험이 풍부한 이 후보를 치켜세우는 동시에, 검찰 경험뿐인 윤 후보를 겨냥한 셈이다.

성남=김현우 기자 wit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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