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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천태만상 가짜뉴스

"완충장치 사라진 SNS發 가짜뉴스…이것이 다음 블랙스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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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세계적 사상가인 토머스 프리드먼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블랙스완(도저히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일이 실제로 일어나는 일)은 가짜뉴스에서 초래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최근 매일경제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향후 수년래 닥칠 가장 큰 도전 요인은 소셜미디어를 통한 가짜뉴스에서 올 것"이라며 "최소한의 버퍼(완충장치)가 사라지면서 엄청난 양의 거짓 정보가 전 세계에 유통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팬데믹으로 디지털화가 가속화하면서 지구는 더 평평해졌지만 더없이 취약해졌다"며 "가장 많이 버퍼를 제거한 곳은 언론 분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페이스북이 민주주의와 함께 갈 수 있을지 확신이 없다"며 "페이스북 알고리즘은 사람들을 더 중독시키기 위해서 사람들을 분노, 격분하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프리드먼은 지정학적 팬데믹(9·11 테러), 금융 팬데믹(글로벌 금융위기), 생물학적 팬데믹(코로나19 사태)에 이어 생태학적 팬데믹(기후변화), 사회학적 팬데믹(가짜뉴스 범람에 따른 위기)을 예고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는 인간이 자연의 '버퍼'를 파괴해서 생긴 것이며 다음 팬데믹은 기후변화에서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서 테슬라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가 더 많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나서기보다 기업에 동기 부여를 해야 한다는 뜻이다. 다음은 프리드먼과 일문일답.

―다음 팬데믹은 기후변화 팬데믹이라고 했는데. 여전히 그렇게 생각하나.

▷또 다른 바이러스를 겪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 면전에서 우리를 주시하고 있는 팬데믹은 기후변화다. 이건 전 세계적 이슈이기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주며, 파괴적일 수 있다.

―기후변화 대처를 위해서 가장 효율적 방법은.

▷기후변화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은 대규모 프로젝트이며, 전방위적인 방법을 써야 한다. 대응 속도를 높이고 규모를 키우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시장을 활용하는 것이다. 시장에 인센티브를 부여해서 기업이 이윤을 추구하면서 기후변화를 최소화하기 위한 해법을 만들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필요로 하는 규모를 키우는 유일한 방법이다.

―'자연이 어머니'라면 '이윤과 신기술이 아버지'라는 표현을 썼는데. 어떤 조화가 필요한가.

▷정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친환경 활동을 하면서 이익을 낼 수 있는 솔루션을 만들고,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발명에 나서고, 스타트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관련 법규를 만드는 것이다.

―지구는 평평하다고 했는데, 어떤 변화가 생겼나.

▷지구는 더 없이 평평해졌지만 더 취약해졌다. '버퍼'를 제거했기 때문이다. 버퍼가 가장 많이 제거된 곳은 언론 분야로, 전 세계에 걸쳐서 사람들이 거짓 정보를 확산시키고 있다. 특히 코로나19와 백신에 대해서 그렇다. 버퍼를 제거했기 때문에 어디서나 누구나 에디터, 신뢰할 만한 변호사, 어떤 여과 장치 없이 말할 수 있게 됐다.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점은 바람직하지만, 에디터나 어떤 최소한의 기준이라는 버퍼가 없어지면서 엄청난 양의 거짓 정보가 유통됐다. 이것이 매우 위험하다.

―앞으로 수년래 닥칠 블랙스완은 무엇이라고 예상하나. 팬데믹 이후 직면할 가장 큰 문제는.

▷향후 수년래 닥칠 가장 큰 도전 요인은 소셜미디어와 소셜네트워크를 관리하는 것이다. 페이스북 알고리즘은 기본적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끌게 만들고, 사람들을 분노하게 함으로써 더 시선을 끌게 한다. 담배회사가 사람들을 중독시키려고 하는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뉴스를 접하게 될 때 민주주의 사회를 통제하려고 하게 된다. 반복적으로 사람들을 분노하고, 격노하게 만든다. 모든 민주주의 사회에서 이를 관리하는 것이 가장 큰 도전이 될 것이다. 페이스북이 민주주의와 함께 갈 수 있을지 확신이 없다.

―다른 분야에서도 버퍼가 사라진 것이 문제이지 않나.

▷자연 속에 존재하던 버퍼도 제거됐다. 숲이 파괴됐고, 빙하가 녹아내렸고, 해안지대에서는 늪이 사라졌다. 이런 것들은 바다 폭풍, 허리케인, 홍수, 가뭄 등의 충격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해주던 버퍼였다. 자연에서 버퍼를 제거한 것처럼 인간 사회에서도 버퍼를 제거하고 있다.

―공급망 붕괴도 이런 영향인가.

▷공급망이 파괴된 것은 팬데믹의 부산물이다. 미국에서는 지금 트럭 운전사만 8만명이 부족하다. 수많은 사람들이 더 높은 임금을 준다는 이유로 퇴직했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영향으로 일터에 나오지 못하고 있다. 공급망 파괴는 일차적으로 팬데믹의 영향이다. 그렇다고 중국이나 한국 등에 있는 제조업을 모두 미국으로 가져온다고 해서 안심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상황이 정상화된다고 해서 그런 일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종종 여전히 지구가 평평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는다. 지금 당장 상황을 보더라도 우리는 서로 테이블에 마주 앉아 있는 것처럼 줌으로 토론을 하고 있다. 이것만 봐도 과거 어느 때보다 지구는 평평해졌다.

―인플레이션이 최대 이슈로 부상했는데, 어떻게 평가하나.

▷이번 인플레이션은 공급 부족에 따른 것으로 본다. 공급은 부족한데 수요가 너무 많은 상황이다. 사람들은 팬데믹 이후 돈 쓸 일이 없다 보니 저축액이 늘었다. 주택 가격은 치솟았고, 자산이 늘었다. 현금을 더 많이 갖게 됐다. 그런데 팬데믹으로 공급망이 파괴됐다. 어제 슈퍼에 갔는데 우유를 구할 수 없었다. 물가가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주 장기적으로 글로벌화, 기술 발전, 디지털화가 이뤄지면서 인플레이션을 극복할 것으로 본다.

―대규모 퇴직은 어떻게 이해하나.

▷인구통계학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 여러 이유로 노동시장에 남아 있는 고령층이 많다. 은퇴는 했지만, 진짜로 은퇴하지 않았고 수요가 있으니 다시 일터로 돌아온 사람이 있다. 이것은 많은 저임금 일자리를 디지털화·자동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팬데믹이 어떻게 끝날 것인지 지금은 예측하기 어렵지만 일자리 시장에서 새로운 균형을 찾아갈 것으로 본다.

中 '제로 코로나 정책'은 위험…자연면역 없어 감염에 더 취약


매일경제

토머스 프리드먼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왼쪽)가 박용범 매일경제 뉴욕특파원과 영상으로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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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머스 프리드먼은 여전히 재택근무 중이었다. 이번 인터뷰는 대면으로 추진하다가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불가피하게 영상 인터뷰로 진행했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나.

▷미국은 좋건 나쁘건 간에 어느 정도 집단면역을 이뤘다. 많은 사람들이 감염됐고, 재감염 사례도 나온다. 100만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사망했다. 중국식 제로 감염 정책은 자연면역을 거의 만들 수 없다는 점에서 매우 취약해지는 것이 사실이다. 중국은 정부 통제가 가능한 나라이기 때문에 이렇게 해왔다. 하지만 매우 오랫동안 바짝 긴장해야 할 것이다. 사람들의 행동까지 계속 통제해야 하는데, 쉽지 않을 것이다. 올림픽은 매우 큰 도전이 될 것이다.

―대만은 최근 지정학적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중요해졌다. 특히 반도체 문제가 핵심이 됐는데.

▷대만은 세계 최고의 반도체 회사를 갖고 있다. TSMC는 애플, 퀄컴 등 반도체 발주회사들과 신뢰관계가 있기 때문에 돌아가는 것이다. 이런 신뢰관계가 없었다면 TSMC는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 중국이 어떻게든 대만을 장악해서 TSMC를 갑자기 가져간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소리다. 중국이 TSMC를 장악하면 이런 신뢰를 가질 수 없고, 쓸모없어질 것이다.

―북한이 최근 다시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어떻게 해석하나. 대화 재개를 원하는 신호로 보나.

▷북한은 항상 미국과 1대1 협상을 바라 왔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그렇게 했기 때문이다. 지금 현재는 어떤 의도인지 잘 모르겠다.

―한국이 선진국이 되려면 어떤 점이 더 채워져야 할까.

▷한국이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할 점은 아주 많다. 중산층이 두껍고, 기술 분야가 강한 국가가 됐으며 세계적인 기업들이 탄생했다. 한국인들은 글로벌 시민이 됐다. 전 세계가 안정되고 경제 발전을 이루는 데 한 역할을 하고 있다. 신뢰는 사회적 자본으로 중요하다. 지금 미국을 병들게 하는 것은 정당 간, 커뮤니티 간에 신뢰가 붕괴됐기 때문이다.

▶▶ 토머스 프리드먼은…

토머스 프리드먼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68)는 유대계 미국인으로 미네소타주에서 태어났다. 브랜다이스대를 나와 옥스퍼드대에서 중동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젊은 시절 베이루트, 예루살렘 등에서 특파원으로 일하는 등 현장에서 쌓은 경력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국제 문제 전문가가 됐다. 언론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퓰리처상'을 세 차례 받았다. 저서 '렉서스와 올리브나무'(1999), '세계는 평평하다'(2005), '코드 그린: 뜨겁고 평평하고 붐비는 세계'(2008), '늦어서 고마워'(2016) 등을 통해 외교 정책, 중동 문제, 글로벌화, 기후변화 등 세계적 이슈에 대한 명쾌한 해석을 내놓으며 세계적인 사상가로 평가받고 있다.

[뉴욕 = 박용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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