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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차기 대선 경쟁

또 튀어나온 ‘86그룹 용퇴론’, 왜? [뉴스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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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86그룹 기득권 내려놓고 2030 신뢰 회복”
이재명 지지율 정체 뒤집을 인적 쇄신책
“선거철 충격요법” 실효성에 냉소적 시선도


경향신문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언론·미디어 제도개선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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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을 40여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에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 용퇴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 정체를 뒤집을 카드로 제시된 인적 쇄신책이다. 86그룹 용퇴론은 선거 때마다 나오는 단골 충격요법이라 실효성을 두고 냉소적인 시선도 나온다.

강훈식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전략본부장은 24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586 용퇴론이라는 단어가 나온다는 것은 민주당이 혁신하려는 몸부림의 과정에 있는 것”이라면서 “그런 움직임이 가시화할 여지도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선 후보의 최측근 그룹인 이른바 ‘7인회’ 좌장인 정성호 민주당 의원도 이날 국회에서 86그룹 용퇴론에 대한 질문을 받고 “국민이 민주당을 어떻게 보는지 심각하게 생각하고 고뇌해야 한다. 국민 앞에 처절하게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답했다.

친문재인계이자 86그룹 출신인 김종민 민주당 의원이 86그룹 용퇴론의 물꼬를 텄다. 김 의원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586 용퇴론이 나온다. 집권해도 임명직 맡지 말자는 결의”라면서 ”그러나 임명직 안 하는 것만으로 되나. 정치를 바꾸지 못할 것 같으면 그만두고 후배들에게 물려주든지”라고 적었다. 김 의원은 노무현 정부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재선 의원으로 83학번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20·30세대 유권자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86그룹이 기득권을 내려놓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본다. 당 선대위 관계자는 “86그룹들이 국회의원, 장관, 청와대 요직을 차지해왔지만, 보통 사람들의 삶을 얼마나 바꿔냈는지는 의문”이라면서 “민주당 내 50~60대 엘리트에 대한 20·30세대 유권자들의 반감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86그룹 용퇴론은 선거용 레퍼토리라는 냉소적인 시선도 있다.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특정 세대를 저격한다고 해서 20·30 민심이 얼마나 돌아올 수 있을지 의문인 데다, 당내 50대 국회의원들의 반발만 사고 실제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며 “86 용퇴론을 꺼낸 김종민 의원부터 다음 총선에서 불출마를 선언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86그룹의 민주당 의원은 “차기 정부에서 임명직을 맡지 말라는 것인지, 모든 선거에 나가지 말라는 것인지가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민주당에선 총선마다 86그룹 용퇴론이 단골 메뉴처럼 나왔지만 제대로 실현된 적은 없다. 2015년엔 30대의 이동학 혁신위원이 이인영 의원 등 당내 86그룹 정치인들에게 험지 출마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020년 21대 총선에서 이뤄진 ‘공천 물갈이’도 86그룹 교체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21대 총선 직후 국회의원 당선자 300명 중 50~60대는 82%(246명)에 달했다.

86그룹 용퇴론이 오는 6월 지방선거와 8월 당대표 선거 등을 겨냥한 내부권력 재편 포석용이라는 시각도 있다. 86그룹의 대표 주자인 송영길 대표가 대선 후 당대표 선거에 재도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대표 선거 잠정 출마군으로 거론되는 우원식, 이광재, 이인영, 전해철, 홍영표 의원 중 상당수도 86그룹이다.

이재명 후보가 직접 쇄신을 주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이재명 정부의 새로운 진용을 가시화할 조치가 86그룹 용퇴가 될 수 있다”면서 “이 후보는 86그룹이 아닌 미래 세대를 위한 전문 인사들을 내각에 기용하겠다고 선언하고, 민주당도 미래 세대를 중심으로 당을 운영하려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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