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 등 동남아·중남미서 급증
고추장 따라 한국음식 인기몰이
CJ·대상 등 현지 생산 가속화
외국인들이 떡볶이와 어묵 등 한국 음식을 맛보고 있다. 유튜브 영국남자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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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등 한류 열풍의 인기를 타고 고추장 등 이른바 ‘케이(K) 소스’ 수출이 크게 늘고 있다. 이는 한국 음식의 세계적 인기를 나타내는 지표로, 관련 업체들의 해외 시장 공략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2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와 농림축산식품부가 펴낸 ‘2021 가공식품 시장 현황조사’를 보면, 지난해 한해 고추장 수출액은 5093만달러로 전년도 3767만달러에 견줘 35% 증가했다. 5년 전인 2016년 수출액 3133만달러와 비교하면 63% 늘었다. 양으로 환산하면 2만1542t에 달한다.
주요 국가별 수출 현황을 보면, 베트남·타이·필리핀 등 동남아 국가의 수출 증가세가 눈에 띈다. 수출액은 미국(26.4%)·중국(17.3%)·일본(10.3%)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지만, 증가율은 타이와 필리핀이 각각 113%와 56%로 크게 앞선다. 대륙별로는 중남미 수출액이 52만달러로 전년(17만달러)보다 194% 증가했다. 중남미에서도 우리나라 고추장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고추장 수출은 유튜브 등을 통해 한국 음식이 인기를 얻으면서 빠르게 늘기 시작했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연간 3천만달러대에 머물던 고추장 수출액은 2020년에 5천만달러 대로 급증했는데, 온라인에서 한국의 매운음식 챌린지 열풍이 분 것과 시기가 겹친다. 방탄소년단이 방송에서 먹은 떡볶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매운 라면 먹기 영상이 인기를 끌면서 고추장에 대한 관심을 촉발했고 소비로 이어진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한 대형마트에 고추장이 진열되어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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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장 수출 증가는 한국 음식의 세계화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원재료가 아닌 소스의 특성상 한국 음식을 만들어 먹기 위한 수요와 직접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떡볶이와 비빔밥 같은 한식과 고추장 소스가 들어간 햄버거 등이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 편의점이 진출한 몽골과 말레이시아 등에서는 매장에서 판매되는 떡볶이가 현지 젊은이들 사이에 고급 음식으로 인기몰이 중이다.
고추장이 발효식품이라 쉽게 변질되지 않는다는 특징도 수출을 용이하게 하고 있다. 실제로 수출 고추장 제품의 95% 이상은 국내에서 만들어진다. 씨제이(CJ)제일제당은 “고추장은 유통기간이 길고 잘 상하지 않아 현지에 공장을 세우지 않고 국내에서 바로 상품을 수출할 수 있고, 고기 성분이 포함되지 않아 검역에도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케이푸드 인기와 함께 국내 식품업체들도 현지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씨제이제일제당은 비비고 만두 성공 이후 미국 캘리포니아주 등에 공장을 세워 현지 생산을 늘리고 있다. 대상은 올해부터 미국 현지 공장에서 김치와 장류를 생산할 계획이다. 대상은 “한류 인기로 케이푸드 수요가 공급에 비해 크게 늘고 있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로 지연된 현지 생산이 시작되면 케이푸드의 현지 매출도 크게 늘 것”이라고 말했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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