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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차기 대선 경쟁

김건희 “영빈관 옮길 것” 발언도…무속 논란 증폭에 ‘김씨 등판’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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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시간 통화’ 내용 추가 공개…“남편도 영적인 기가 있다” 발언도

‘홍준표·유승민도 굿했다’ 발언에 윤석열 “마음 불편한 분에 죄송”

“선거 때까지 숨어만 있을 수 있나” 설 연휴 뒤 활동 공개 저울질


한겨레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지난해 12월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허위경력 의혹 등에 대한 입장문 발표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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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청와대 영빈관을 옮겨야 한다’는 역술인의 권유를 전해 듣고 이에 동조하는 내용이 담긴 통화가 추가로 공개됐다. 김씨는 이 통화에서 “남편도 영적인 기가 있다”고도 언급했다. 김씨 관련 무속 논란이 이어지면서 국민의힘은 김씨의 등판 시점과 방식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인터넷매체 <열린공감티브이(TV)>와 <서울의 소리>가 24일 공개한 통화 녹취에서, 김씨는 ‘내가 아는 도사 중 (하나가 윤석열) 총장님이 대통령이 된다고 하더라. 그런데 그 사람이 청와대 들어가자마자 영빈관 옮겨야 된다고 하더라’는 이아무개 서울의 소리 기자의 말에 바로 “(영빈관을) 옮길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옮길 거냐’는 이 기자의 거듭된 질문에도 “응”이라고 답했다.

청와대 영빈관은 국내외 귀빈을 맞이하는 건물이다. 김씨가 영빈관 터가 안 좋아서 역대 대통령들이 퇴임하고 궂은 일을 당했다는 일부 무속인들의 주장에 동의한 것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강진구 열린공감티브이(TV) 기자는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와 한 인터뷰에서 “국가시설물들을 ‘터가 안 좋다’는 이유로 옮길 수 있다는 발상을 하는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김씨는 이 통화에서 “우리 남편(윤 후보)도 그런 약간 영적인 기가 있다”고 얘기하기도 했다. 그는 “저랑 그게 연결이 됐다”며 “서로 홀아비·과부 팔자인데, 혼자 살아야 될 팔자인데. 그래서 인연이 됐다”고도 했다. 이전에 공개된 통화 내용 중 윤 후보의 멘토로 알려진 ‘무정 스님’이 김씨에게 “너는 석열이하고 맞는다”며 결혼을 권했다고 한 얘기와 맥을 같이 하는 내용이다.

지난 22일 문화방송 ‘뉴스데스크’에 ‘홍준표·유승민도 굿을 했다’는 김씨의 통화 내용이 보도된 데 이어, 김씨가 무속에 깊이 심취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통화 내용이 추가로 공개되며 논란이 일자 국민의힘에서도 대응책을 고심하는 분위기다. 김용남 전 선대위 상임공보특보는 이날 문화방송 라디오에 나와 “(녹취록을) 하나씩 쪼개서 공개하고 있는데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배우자 본인이나 아니면 후보께서 대국민 입장표명 아니면 설명 정도는 있어야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외교안보 공약을 발표한 뒤 기자들과 만나 “녹취록에 의해 마음이 불편한 분, 상처받는 분에 대해서는 늘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굿을 했다’는 김씨의 주장에 “거짓말”, “허위 날조”라고 불쾌감을 드러낸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의 마음 달래기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그는 “녹취록 문제는 (문화방송이) 법원에서 공개하지 말라고 하는 부분까지 공개를 안 하겠다고 해놓고 또 뉴스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며 “공영방송으로서 저희가 이해하기 어렵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국민의힘 안에서는 윤 후보의 입장 표명을 넘어, 설 연휴 이후 김씨의 선거운동 등판을 저울질하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김씨의 7시간 통화 내용이 처음 공개됐을 때 예상했던 것보다 파장이 크지 않았던 만큼, 김씨가 등판해 논란을 정면 돌파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는 것이다. 선거대책본부의 한 관계자는 “선거 때까지 계속 숨어있을 수만은 없지 않으냐”며 “김(건희) 대표도 활동을 생각해보겠다고 해 계속 (공개 활동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씨의 페이스북 팬클럽인 ‘건희 사랑’(희사모) 회장인 강신업 변호사는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김씨가 한 스튜디오에서 (프로필 사진을 찍으며) 모니터 화면을 바라보는 사진을 공유하며 “공개 등장도 임박했다”고 적기도 했다.

국민의힘에선 이와 관련 ‘배우자팀’ 신설을 검토하는 한편,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을 하거나 전공을 살려 미술관을 방문한 뒤 추후 공개하는 방식으로 김씨의 활동을 공개하는 방식 등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윤 후보는 김씨의 공식 행보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제가 남편이지만 (김씨가 프로필 사진을) 찍었는지 아닌지 알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권영세 선대본부장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등판 계획이) 아주 확정적이진 않다”며 “우리가 어떻게 하는 게 가장 옳은 일인지 고민을 더 하고 있다”고 답했다.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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