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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차기 대선 경쟁

“타락한 양반” ‘민주당 586’의 용퇴…이번에는 현실화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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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2000년 새천년민주당 서영훈 대표가 26일 민주당 여의도당사에서 386세대를 위한 모금행사에 참여해 모금액 3만 8600원을 기금함에 넣고 있다. 왼쪽부터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 임종석 전 의원, 이인영 전 의원, 우상호 의원, 오영식 전 의원 등의 모습이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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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때마다 나오는 586용퇴론 이번에는?

대선을 40여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586(5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용퇴론’에 대한 언급이 연일 나오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의 지지율이 30%대 박스권에서 고착화한 상황에서 위기감의 발로로 풀이된다. 하지만 선거 때마다 나왔던 586 용퇴론이라 현실화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도 나온다.

민주당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인 강훈식 의원은 2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당내 이른바 586세대 용퇴론에 대해 “당내 그런 흐름이 있고, 그런 흐름들을 이야기하는 586선배들의 목소리들이 꽤 있다”면서 “이러한 흐름이 가시화할 수 있는 여지도 충분히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586용퇴론이라는 단어들이 우리 당에 나온다라는 것은 민주당이 뭔가 혁신하고 새롭게 바뀌려고 하는 몸부림의 과정에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강 의원은 ‘실제 586세대들이 용퇴한다면 설 전에 가능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오늘 말씀 드리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런 흐름들이 (실제로) 나와야 나오는 것일테니까요”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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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서울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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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러한 강 의원의 발언은 당내 김종민 의원이 전날 페이스북에 용퇴론을 거론한 데 따른 것이다. 김 의원은 ‘친문’(친문재인)으로 분류되고 경선에서는 이낙연 전 대표를 지지한 바 있다.

김 의원은 “정권교체를 넘어 정치교체를 해야 한다. 이대로 가면 안 된다. ‘그냥 이대로 열심히만 하면 이긴다’는 건 안이한 판단”이라면서 “정권교체 민심 55% 가운데 10% 이상을 설득해야 한다. 변화와 결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자신을 포함한 86세대를 향한 자성을 쏟아 냈다. 김 의원은 “586 용퇴론이 나온다. 집권해도 임명직 맡지 말자는 결의다. 정치의 신진대사를 위해 의미는 있다”면서도 “그러나 임명직 안 하는 것만으로 되나. 정치를 바꾸지 못할 것 같으면 그만두고 후배들에게 물려주든지, 정치 계속하려면 이 정치를 확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조정훈 “586 누구도 입각하지 않겠다 입장발표 필요”

앞서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지난 21일 라디오에서 “박스권을 탈출하고 싶다면 586세력 누구도 입각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발표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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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3일 경기도 오산시 오산 버드파크앞 광장에서 열린 ‘매타버스 오산 민심 속으로’ 행사에서 연설을 마치고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2022.1.23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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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은 “386 정치가 민주화운동의 열망을 안고 정치에 뛰어든 지 30년이다. 그동안 국회의원도 하고 장관도 하고 청와대 일도 했다. 그러나 대·중소기업 임금 격차가 더 악화됐고 출산율은 세계 최저”라며 “30년 동안 우리가 민주주의를 제대로 못한 것”이라고 했다. 또 “이명박·박근혜 정권이 문제다? 맞다. 그러나 나를 포함해서 민주주의 하겠다고 정치권에 들어온 386 정치는 책임이 없나”라며 “반대편을 설득하고 승복시키지는 못했다. 제대로 된 민주주의는 못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정치컨설턴트인 박성민 ‘민’ 대표는 ”‘586 민주화 엘리트’들은 이명박과는 반대로 도덕, 권력, 돈의 순으로 상징 자본을 쟁취했다. 586 민주화 엘리트들은 무능·위선·부패의 상징이 되었다. 그들은 더 이상 ‘재야의 선비’도 아니고, ‘개혁적 사대부’도 아니다. 그저 돈과 자리만 탐하는 ‘타락한 양반’일 뿐이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같은 용퇴론은 이 후보의 지지율이 최근 30%대 박스권에 갇혀 있는 것과 관련 있다. 이 후보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실정을 비판하는 등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중도층은 사실상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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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미터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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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16~22일 엿새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3046명으로 실시한 1월 셋째 주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이 후보는 36.7%를 기록했다. 첫째 주40.1%, 둘째 주 36.7%에 이은 결과다.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오차범위는 ±1.8%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이 후보는 전날 경기 평택역 광장에서 연설 후 기자들과 만나 ‘586 용퇴론’에 대해 묻자 “제가 지금 처음 듣는 얘기라 나중에 상황을 확인하고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이동학, 이인영 향해 당의 활로가 돼달라 험지 출마 요구 불발

민주당 내에서 586용퇴론이 처음은 아니다.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 내에서 이동학 청년 혁신위원은 당시 이인영 의원에게 ‘당의 활로가 돼달라’며 공개편지를 보냈다. 당시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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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학 더불어민주당 청년 최고위원. 이 최고위원 페이스북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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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위원은 편지에서 ”고 노 무현 대통령은 무모해보이는 부산 출마를 반복하며 국민의 신뢰를 얻었고, 지난 총선과 지방선거에서 김부겸 전 의원님의 대구 출마가 국민들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며 ”정치인은 선거로 말해야 한다“고 했다. 사실상 험지 출마를 요구한 것이었다.

하지만 당시 이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문의 답글을 남겨 “지역구를 옮겨 출마하면 해결되는 고민일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며 “우리 당 혁신의 방향이 올바른 가치를 추구할 수 없다면 다른 지역구에 출마해 당선 또는 낙선한들 어떤 보람이 있겠나”라고 사실상 ‘적진 출마’ 요구에 회의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이번에도 용퇴론이 가시화 할지는 미지수다. 최근 민주당 정당혁신위원회가 3선 이상 의원의 동일 지역구 출마 금지안을 제안했지만 당내 중진들을 중심으로 불만 섞인 목소리도 노출되면서 힘이 실리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586 용퇴론이 가시화 할 거라는데 의문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이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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