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 소리 들을 정도로 공급” 강조
5일간 경기도 31개 시군 방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3일 경기 안성시 명동 거리에서 열린 ‘매타버스 안성, 민심 속으로!’ 행사에서 지지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경기도지사 출신인 이 후보는 이날 경기도 31개 시군을 모두 방문하는 4박 5일 일정을 시작하면서 “경기도는 정치적 고향”이라고 강조했다. 안성=사진공동취재단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23일 오전 전국에 311만 채의 주택을 공급한다는 대규모 부동산 공급 대책을 발표했다. 문재인 정부가 발표한 206만 채 공급 계획보다 105만 채가 늘어난 규모로, 이 후보가 지난해 경선 과정에서 공약했던 250만 채보다도 61만 채 더 많다. 신규 주택공급 물량의 30%는 청년에게 우선 배정하는 한편으로 청년 등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에 대해선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최대 90%까지 완화하기로 하는 등 청년 맞춤형 부동산 대책도 포함됐다.
이 후보는 이날 새벽까지 선대위 관계자들과 부동산 공급 물량을 둘러싼 막판 회의를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이 후보가 앞장서 310만 채 정도는 공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청년 우선 공급 방침도 강조했다”며 “현 정부와 확실히 선을 긋고, 경쟁 후보보다 화끈한 규모로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고 했다.
○ 서울 등 수도권에 공급 물량 80% 이상
이 후보의 부동산 공급 대책은 서울과 경기, 인천에 집중됐다. 서울에 107만 채, 경기·인천에 151만 채 등 총 공급 물량 311만 채 중 80% 이상인 258만 채를 수도권에 공급한다는 것이 이 후보의 복안이다. 이 후보는 “서울이 (주택 수가) 390만 채가 된다. (107만 채는) 거의 3분의 1에 가까운 추가 공급을 하게 된다”며 “공급 과잉이라는 말을 하게 되더라도 반드시 ‘내 집 마련의 꿈’을 위해 대량 공급 약속을 지키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지역 균형 발전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 이 후보는 “수도권에 사는 것을 고통스럽게 해서 지방으로 피하게 만드는 것이 균형발전 정책이 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분양원가 공개제도와 상한제를 적용해 인근 시세의 절반 수준인 ‘반값 아파트’를 대량 공급하는 안도 내놓았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 같은 물량 공세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분당신도시가 594만 평 면적에 10만 채를 공급했는데, 용적률을 아무리 완화해도 용산공원의 일부 부지만으로 10만 채 공급은 어려워 보인다”며 “‘발표만 풍년’이란 반응도 있어 민심이 돌아설지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당초 검토했던 김포공항 이전 대신 공항 주변에 20만 채를 공급하기로 방향을 정했다. 김포∼제주 노선 이용객 등을 이유로 당내에서도 이전 반대 목소리가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이 후보는 “김포공항 존치 여부는 계속 검토할 계획”이라며 “가장 큰 국내 항공 수요가 제주도인데 장기적 검토 사항이지만 전국을 고속철도(KTX)로 조밀하게 연결하고, 제주도를 해저터널로 연결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 “7조 원 들여 연 100만 원씩 청년기본소득”
이 후보는 부동산 공약을 통해 취약 지지층인 청년 민심에도 승부수를 던졌다. 신규 부동산 공급물량의 30%를 무주택 청년에게 우선 배정하고, 특히 용산공원 인근 주택 10만 채는 전량을 청년 기본주택으로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에게 지역, 면적, 가격 등을 고려해 LTV를 최대 90%까지 인정하는 등 금융규제를 대폭 완화할 예정이다. 취득세 부담도 3억 원 이하 주택은 면제해주고 6억 원 이하는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전날엔 ‘8대 청년공약’을 발표하며 당장 내년부터 전국 모든 청년에게 연간 100만 원의 청년 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총 700만 명 정도에게 약 7조 원의 예산 소요가 예상된다”고 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