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3일 경기도 안성시 안성 명동거리에서 열린 '매타버스 안성 민심 속으로'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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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3일 “무능과 무지“, “갈등을 부추기는 퇴행“, “이중 플레이” 등의 표현을 써가며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강하게 비판했다. 30%대 중반 지지율 정체와 ‘박빙 열세’ 상황이 이어지자 한동안 자제하던 직접 공격의 수위를 다시 높이는 모습이다.
이 후보는 이날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경기도에서 닷새간 이어질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일정을 시작했다. 매타버스 선거운동의 핵심이라고 할 ‘거리 연설’은 윤 후보 비판 발언으로 채워졌다.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 등이 부추긴 성별 갈등, 소상공인 손실보상 추경 확대를 위한 회동 제안 거절, 북한 선제타격 발언 등이 소재였다.
이 후보는 경기 수원 매산로 테마거리 연설에서 “무능하고 무지해서, 그리고 이기적이어서 국민이 맡긴 권한으로 자신들의 이익만 챙긴다면 그것은 정치가 아니라 도둑질하는 것”이라며 “유능하고 잘 알고 선의를 가지고 있고 실력이 검증되어서 국민의 삶을 지금보다 더 낫게 만들 사람은 누구인가”라고 말했다. 윤 후보의 약한 고리 중의 하나인 ‘무능함’을 강조한 것이다.
이 후보는 이어 “부모가 충분한 먹을거리를 마련하지 못해 아이들이 아들팀 딸팀으로 나뉘어 싸움이 났는데 부모가 힘 약한 쪽을 탄압하도록 편들어야겠나”라며 “갈등의 정치를 배격한다. 퇴행적 정치를 배격한다. 아이들이 싸우면 싸우는 원인 제거해서 서로 손잡고 살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윤 후보가 과도한 경쟁과 부족한 기회 때문에 청년 세대 안에서 격화된 젠더 갈등을 악용해 자신의 정치적 이득을 취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안성 명동거리 연설에서는 “남자 청년, 여자 청년 편갈라 싸우면 싸우지 않도록 원인을 없애야 하는데 힘센 쪽 편들어서 내 표 받겠다고 하는 정치집단 후보는 어떻게 해야겠느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도 했다.
이 후보는 국민의힘이 지난 21일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소상공인 손실보상 추경 규모를 키우자고 한 것은 “말과 행동이 다른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장난입니까. 전 세계가 국채 발행해 지원하는데 우리는 국가 빚이 제일 적다는 것이 자랑할 일인가”라며 “밖에 손님이 왔는데 ‘문 열고 들어오세요’ 하고는 문을 쾅 닫는 이중플레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평택역 광장에서 기자들을 만나서도 “윤 후보가 진짜로 35조원 규모 지원을 바란다면 지출 예산 조정해서 (증액된 예산안을) 만들어오라는 말을 빼겠다고 해달라”며 “그게 진짜로 소상공인을 위하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35조원 추경 증액을 위해 제안한 자신의 대선후보 긴급회동을 “구체적인 금액 용처를 갖고 오라”며 거부한 윤 후보를 거듭 비판한 것이다.
이 후보는 또 “안보 가지고 장난치는 사람이 있다. 상대방을 자극해서 이기는 전쟁하겠다는 사람들이 있다”며 윤 후보의 북한 선제타격 주장을 겨냥했다. 이 후보는 “(정치인들이) 전쟁을 부추기면 누가 손해겠나. 국민이 손해”라며 “가장 하책이 싸워서 이기는 거다. 더 나은 전술이 싸우지 않고 이기는 거다. 싸울 필요가 없게 만드는 게 진정한 외교이고 평화정책이고 실력”이라고 말했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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